개척의 벽 ‘공동체 - 비신자 사역’으로 넘어라

작은교회연구소 ‘지역 공동체 세우기’ 세미나 공종은 기자l승인2017.11.22 11:12:47l수정2017.11.23 19:25l141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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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읽고 분석하는 능력 필요

지역공동체운동은 텃밭 가꾸는 일

목회자들이 애써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는 부분이지만, 경제 부흥기 이후 개척으로 성장한 교회들의 상당수는 교인들의 수평 이동이 중요 원인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이제 수평 이동에 의한 성장도 한계점에 달했다는 분석들이 나온다. 비신자 사역으로의 전환을 서둘러야 할 시점이라는 말이다. 전체 인구 대비 17%에 불과한 복음화율, 1년에 3천 개의 교회가 문을 닫는다는 통계가 그 이유다.

‘교회 개척’이라는 단어를 두고 기도하고 고민하는 목회자들에게 교회개척학교 대표 김희준 목사는 작은교회연구소(소장: 이재학 목사)가 지난 17일 개최한 세미나에서 ‘비신자 사역’으로의 전환을 이야기했다. 아파트 밀집 지역에서 자립 교회를 세울 수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라고도 충고했다.

# 수평 이동 최소화 필요

김 목사는 한때 교인들의 수평 이동에 힘 입어 교회를 성장시키기도 했지만, 이런 이유로 고통과 좌절을 맛보기도 했던 인물. “영적인 성숙이 부재”했던 이유였다. “기초가 단단하지 않은 목회자의 내공은 교회를 병들게 하고 무너지는 요인이 되고, 가족들과 주변인들을 힘들게 만든다”는 것도 이때 알게 됐다. 이 과정을 겪었던 김 목사는 “성경적 교회를 세우기 위해서는 본질적으로 하나님과의 관계를 통해 발현되지만, 형태적으로는 전략적인 교육을 통해 자신을 점검하고 시대를 읽어야만 가능하다”고 조언한다. 그리고 교회를 세우기에 앞서 하나님과의 신뢰적 관계는 어떤지, 영혼을 얼마만큼 어떻게 사랑하는지, 현 시대정신을 분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 작은교회연구소는 이날 세미나를 통해 교인들의 수평 이동에서 비신자 사역으로의 전환과 지역공동체운동을 통한 지역과 교회 살리기 비전을 공유했다.

아무런 준비 없이 개척에 뛰어드는 예비 개척자들에 대해서도 “부교역자 시절 교인 관리 경험만을 갖고 살벌한 교회 개척 현장에 나온다고” 따끔하게 꼬집었다. 김 목사는 “왜곡된 교회 성장 프로그램에 의지한 체, 막연히 신도시에 아파트가 밀접한 장소에, 훌륭한 시설과 세련된 설교와 열심만 있으면 자립 교회를 세울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이것은 하나님이 원하시는 교회, 개척자가 아니다”고 충고했다. 오히려 “개척은 유에서 유를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무에서 유를 잉태하는 생명과정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교인들의 수평 이동이 대해서도 “비신자 중심의 사역에 이바지하는 경우, 최소한의 유입을 전제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개척과 목회의 방향이 그 동안의 수평 이동 신자 중심에서 비신자 사역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음화율이 17%에 불과하다는 것과, 이제 ‘은혜파’라는 순전한 영성을 가지고도 양적으로 교회를 성장시키던 시대는 지났다는 이유를 들었다.

# ‘지역공동체운동’ 전개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는 교회 공간의 공적인 활용을 통한 지역공동체운동 참여를 제안했다. 한국 개신교가 더 이상 기존의 성장주의 패러다임으로 교회를 운영하고 신앙생활을 영위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단순히 교회 성장이 아니라, 교회에 내실을 기하며 교회가 속한 지역사회에서 공적인 역할을 감당해야 할 때”라고 정 교수는 강조한다.

공동체 운동 참여는 주일과 집회가 있는 특정 시간을 제외하고는 사용되지 않는 교회 건물을 지역 사회에 개방하는 것으로도 가능하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교회를 건축할 때부터 교회 건물을 복합공간으로 이해하고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가능한 대로 친환경적인 설계를 하면 좋을 것”이라는 바람도 덧붙였다.

주민 참여 행사를 개최하는 것도 좋은 방법. 지역의 필요에 따라 공부방이나 작은도서관, 문화교실, 주민카페 등을 운영하고, 1년에 한두 차례 바자회나 마을 음악회와 같은 지역 행사를 개최해 주민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교회에서 백화점식으로 모든 것을 운영하기 보다는 지역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한두 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기존에 운영되고 있는 시설이나 기관과 협력하며, 교인들이 이곳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최근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마을 만들기’와 ‘공정 무역’, ‘사회적 기업’, ‘윤리적 소비’와 같은 대안적 경제활동 또한 교회와 교인들이 전개하거나 동참할 수 있는 적극적인 모델. 이를 통해 자연생태운동, 마을 공유지 마련, 공동 자산 트러스트 운동, 문화재 유적지 정비, 마을축제, 농촌체험마을, 녹색도시운동, 녹색가게, 생협운동, 지역화폐운동, 커뮤니티 비즈니스 등의 실질적인 운동으로 나타나고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지역공동체운동이 교회의 본질 사역인가라는 고민에 대해 “텃밭이 죽어가는데 교회만 홀로 살아남을 수는 없다”면서, “지역공동체운동은 텃밭을 가꾸는 일이며,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씀이 예수님이 우리에게 주신 가장 큰 사명이라고 한다면, 지역에 있는 이웃을 위한 사역이 교회의 본질 사역이 아니라고 말할 수 없다. 이제 지역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지역공동체운동에의 활발한 참여를 독려했다.

공종은 기자  jekong@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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