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카테고리에 갇힌 대학생들 "가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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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카테고리에 갇힌 대학생들 "가엾다"
  • 지용근 대표
  • 승인 2017.11.17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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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로 보는 세상 - 40

학원복음화협의회가 최근 발표한 2017 대학생 생활 및 의식조사에서 나타난 전국의 대학생들의 일상생활과 라이프스타일 관련 내용이 흥미롭다.

가장 친한 친구와 최근에 한 활동에 대해 남학생은 ‘게임’(75%)을, 여학생은 ‘대화/차마시기/식사’(91%)를 각각 가장 높게 지적해 두 그룹 간 큰 차이를 보였다.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시간은 2012년 같은 조사에서는 2시간 42분이었지만, 2017년에는 4시간 48분으로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요즘 대학생들의 스마트폰 의존율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개인 재정에 대한 결과도 나왔다. 대학생들의 한 달 평균 생활비는 75만원인데 혼자 자취하거나 기숙사 생활하는 학생은 각각 85만원, 82만원으로 가족동거 학생(69만원)보다는 높았다. 개인 빚이 있는 학생은 21%였고 평균 빚 규모는 840만원이나 됐다. 아르바이트는 현재 하고 있는 비율이 35%로 2012년 25%보다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아르바이트 목적은 ‘생활비 마련’(52%) 외에 ‘여행/문화비 마련’(32%)도 상당수 차지하고 있었다.

대학생들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일까. 짐작하는 대로 ‘진로/취업문제’가 61%로 압도적으로 1위였다. 그 다음 ‘경제적인 문제’ 20.4% ‘이성문제’ 6.6% 등의 순이었다. 과거 이성문제가 높았다면, 지금은 ‘진로/취업문제’가 다른 요인들을 다 압도해 버렸다.

대학에 진학한 가장 큰 이유도 ‘취업/성공’이 43%로  1위였다. 실제로 현재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학생은 2012년 38%에서 2017년 46%로 증가하였으며, 학기 중 취업준비를 위해 하루 평균 공부하는 시간은 2012년 2시간 35분에서 2017년 3시간 24분으로 크게 높아졌다. 이러다 보니 대학생들의 ‘취업 스트레스’ 역시 크게 높아졌다. 2012년 60%에서 2017년 78%로 증가했다.

이들 몇 개의 통계숫자만 보더라도 현재 우리 대학생들의 캠퍼스 생활이 취업준비 과정으로 전락한 모양새다. 요즘 대학생들에게 낭만을 즐기고, 자유롭게 사고하고, 치열하게 전공공부에 파고드는 상아탑의 세계를 요구하기란 어렵다. 이 조사 결과들을 읽어 내려가면서 한국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발견할 수 있다. 취업 카테고리에 갇혀 살 수 밖에 없는 우리 대학생들이 가엽다는 생각이 든다. 교회가 취업에 막힌 담을 열어줄 수는 없을까. 기성세대가 대학생들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노력이 더 많아져야 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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