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우상타파’, 탐심 내려놓는 것부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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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우상타파’, 탐심 내려놓는 것부터 시작”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7.11.15 1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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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보다 높아진 모든 것이 우상
물질 만능주의, 교권주의 타파해야
무분별한 미디어 사용 경각심 필요


종교개혁자들은 인간을 기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렇기에 인간의 전통이나 생각보다 하나님 말씀을 앞세웠으며, 전적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구하기 위해 힘썼다. 그러나 오늘날 현대교회 안에서는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높이려는 모습이 사라져가고 있다.

교회 안에서도 자신의 영광과 이익을 위해 탐욕을 부리는 이들이 늘어가고 있으며, 시기와 분쟁을 일삼거나 자신의 지위와 명예를 높이기 위해 어떠한 수단과 방법도 가리지 않는 교권주의자들이 만연해 있다. 오늘날 많은 그리스도인들의 삶의 목적이 하나님 중심에서 떠나 개인주의, 자기중심주의 경향으로 흘러가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올해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일반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예장 합동총회가 실시한 종교 인식조사에 따르면 개신교 신자의 종교생활의 이유가 ‘마음의 안식이나 행복을 위해서(42.1%)’라는 답변이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는 ‘영생을 위해(22.2%)’, ‘어려서부터 믿고 있어서(19%)’가 그 뒤를 이었다.

교회를 다니고 신앙생활을 하는 이유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의 만족’과 개인적인 안위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늘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 개개인과 교회의 궁극적 목적을 회복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먼저는 하나님보다 높아진 것들이 없는지 삶의 우선순위를 바로 세울 필요가 있다. 과거 종교개혁자들이 공적인 예배를 개혁하고, 세련된 형태로 교회에 들어와 있던 우상들을 제거했던 것처럼 현대 그리스도인들의 삶 속에 자리 잡고 있는 우상을 깨뜨리고 새로운 삶을 결단할 때, 신앙생활의 본질적 목표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이 ‘진짜’ 우상인가?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는 면죄부 판매, 성유물 숭배, 개인적 미사, 연옥에 들어간 죽은 자들을 위한 미사 등을 폐지했다. 또한 일곱 성례 가운데 세례와 성찬을 제외한 다섯 성례를 거부했으며, 화체설, 사제에 의한 제사, 성체, 평신도에 대한 성찬의 잔 박탈 등을 배척했다.

칼뱅은 우상문제에 더욱 엄격했는데, 그의 저서 ‘기독교강요’에서 그는 ‘모든 형상물의 사용은 우상숭배에 빠지게 한다’고 언급했다. 쯔빙글리는 성화상과 십자가·제단·오르간의 폐지를 제의하기도 했다. 

각종 성물과 기구를 폐지하자는 주장이 우상숭배를 금지하는 제2계명을 문자적으로 해석한 결과라는 시각도 있지만, 형상화 된 것들을 하나님처럼 숭배하는 것은 분명한 우상숭배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 많은 교회와 교인들은 눈에 보이는 형상을 숭배하는 것이 아니라, 비형체적인 것들을 하나님보다 더 따르고 숭배하면서도 이를 인식하지 못한 채 방관하고 있다.

성경에서 예수는 ‘맘몬’(재물, 마 6:24)이, 사도 바울은 ‘탐심’(골 3:5)이 우상과 연관돼 있다고 전했다. 많은 현대 교회들은 기복주의신앙과 불투명한 헌금 사용, 금권선거, 교권주의와 성장주의적 가치관 등의 세속화의 흐름에 사로잡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교회 내부적으로는 재정 비리 등 돈과 관련된 문제가 큰 갈등의 원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교회개혁실천연대(이하 개혁연대) 교회문제상담소 ‘2016년 상담통계 및 분석’에 따르면 교회 분쟁의 원인 가운데 재정 전횡이 20.7%(53건·중복응답 허용)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다. 

이에 대해 손봉호 장로(서울대 명예교수)는 “돈과 하나님은 함께 섬길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한국교회는 돈을 우상으로 섬기고 있다. 돈을 많이 버는 것이 복 받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부정한 방법을 통해서라도 돈을 버는 것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한국교회의 우상타파는 돈에 대한 탐심을 내려놓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밝혔다. 기독교인들이 돈을 숭배하는 행위에서 벗어나야한다고 조언한 그는 “그리스도인들은 자신의 삶을 절제하는 노력을 하고, 검소한 생활을 해야 한다”며, “자신이 번 돈을 구제와 선교 등  가치 있는 일에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하나님보다 높아진 것이 ‘우상’

또한 지금의 한국교회는 성장주의와 번영주의에 사로잡혀 교인들의 질적 성장과 성숙보다는 교회의 외형적 부흥과 성장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번영주의 신학은 교회의 교인들의 내적 성장을 돕기보다 교회의 외형적 부흥이나 성장만을 더욱 우선시 하게 했다. 박영돈 교수(고려신학대학원)는 “하나님 나라로의 회심은 우리 옛 자아가 확실하게 십자가에 못 박히는 것”이라며, “한국교회가 명분과 비전으로 교묘하게 포장된 종교적인 야망과 열심을 죽이고 십자가가 교회의 한복판에 세워져야 한다”고 말했다. 

교인 개개인의 삶 속에서는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과 SNS활동 등의 과도한 미디어 사용이 이 시대, 대표적인 우상숭배라고 할 수 있다. 하나님과의 관계와 교제를 유지하기 위해 가장 우선되어야 할 ‘성경읽기’와 ‘기도’의 시간을 내는데 집중하지 못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미디어를 사용하는 것에 할애하는 크리스천들이 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정보화시대 속 미디어의 중요성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무분별한 미디어 사용이 각종 폐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팻머스문화선교회(대표:선량욱)는 ‘미디어회복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비기독교적이고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미디어의 소비를 금지하고 기독교 신앙에 더욱 집중하고, 예수님을 묵상하는데 도움이 되는 건강한 미디어를 ‘선별’해 이용할 것을 독려하는 캠페인이다.

팻머스의 최일모 문화선교사(키즈미니스트리 실장)는 “미디어를 통한 정보의 홍수 시대에 스스로를 컨트롤하기 힘든 다음세대를 방관하면, 이들은 세상문화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교회 사역자나 교사들이 크리스천 리더로서 이들을 잘 지도하고 돕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당부했다.

‘나부터 내려놓기’에서 시작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올해, 한국교회는 ‘나부터’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한국교회가 세속화와 교권주의, 성장주의의 욕망에서 벗어나 ‘나부터’ 회개하고 실천함으로써 한국교회의 자정운동을 일으키자는 취지로 진행되고 있다.

한국교회의 거룩함을 회복하기 위해 시작된 ‘나부터’ 운동은 목회자들이 먼저 윤리적인 삶을 실천하고, 교인 개개인이 자신의 삶을 통해 영적 각성을 이루는 것에서 시작될 수 있다. 지금이라도 하나님보다 높아져있는 마음의 우상들을 내려놓고, 삶의 우선순위를 새롭게 정비할 때 종교개혁자들이 외쳤던 ‘오직 하나님의 영광(Soli Deo gloria)’의 진정한 의미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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