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 과세, 예고된 내년 1월 1일 시행 확실시

2년 유예법안 제출한 김진표 의원, 교단장들 만나 불가피성 피력
정부,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 연말 국회제출 계획
이인창 기자l승인2017.11.15 03:31:21l수정2017.11.15 03:44l14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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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교회교단장회의는 지난 13일 김진표 의원을 비롯한 세무당국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종교인 과세에 대한 보완대책을 요구했다.

종교인 과세가 내년 1월 1일 예고된 대로 시행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본격적인 과세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교회와 목회자들의 납세를 위한 사전준비가 중요해지고 있다. 

국회에 2년 유예법안이 제출됐지만, 법안을 대표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조차도 내년 시행은 불가피하다고 역설하며 준비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입장을 최근 피력했다.  

김진표 의원은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한국교회 주요 교단 총회장들이 참여하고 있는 한국교회교단장회와 모임을 갖고 이 같은 뜻을 전달했다. 

김 의원은 “지난 4월 대선을 앞두고 정의당을 제외한 4개 정당이 종교인 과세는 충분한 준비를 거쳐 한 해나 두 해 유보해 마찰 없이 시행했으면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고, 그런 차원에서 지난 8월 종교인 과세 2년 유예법안을 제출했지만, 과세를 찬성하는 국민여론이 압도적이고 오히려 종교인들을 향한 비난이 거세지면서 피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유예법안을 제출한 의원 대부분도 같은 의견이며, 세무당국은 종교인 과세를 치밀하게 준비하면서 종단과 긴밀하게 협력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인 것 같다”면서 “여전히 훗날 부작용이 우려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법적 보완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재 종교계에서 우려하고 있는 가장 큰 핵심 중 하나는 무분별한 세무조사로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종교 자율성이 훼손될 가능성이다. 기독교의 경우 탈세에 대한 명백한 정보가 없는 가운데, 일부 음해세력이나 이단 등이 제기하는 모함을 목적으로 한 제보에 세무조사가 이뤄질 경우 교회와 목회자들은 심각한 윤리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또 현행 근로소득 외에도 기타소득 항목으로 납세한 종교인에게도 근로장려세제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면, 이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명확한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김 의원은 제안했다.  

특히 김 의원이 종교계에 요청한 내용 중 주목되는 점은 종교인 소득에 대한 회계와 교회 회계를 구분해야 한다는 발언이다. 이는 소득세법 시행령에 종교인 소득에 관한 부분만 세무관청이 볼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종교인 소득에 대한 과세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부득이하게 종단 장부를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는 것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중장부 논란이 제기되고 있고 향후에도 다툼의 소지가 다분하지만, 현재는 구분회계를 하는 차원에서 충분히 가능하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보통 판공비로 불리는 종교인 활동비의 경우도 자칫 종교인 개인의 소득으로 잡힐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하기 때문에, 활동비 사용에 대한 지출기준을 담은 교회 정관이 마련될 필요성도 제안됐다. 제도가 시행되면 목회활동비에 대한 증빙서류를 확보해두는 것도 매우 중요해 보인다.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 이후 만난 예장 통합 최기학 총회장은 “종교인 과세 세부기준안에서 개신교는 30여가지 항목이 제시돼 타종교와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점을 문제로 제기했다. 또 구분회계의 경우 법적인 부분에 저촉되지 않는지도 물었지만 세무당국 관계자들에게서 분명한 답을 듣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또 다른 총회장은 “종교인 과세를 추진했을 때 세금을 낼 수 있는 종교인은 많지 않고, 오히려 세제혜택으로 국고가 더 들어갈 수 있는데 추진되는 이유가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하기도 했으며, 또 한 총회장은 “정확한 기준을 아직도 정부 당국이 만들지 못하고 교단에 자료도 주지 않으면서 당장 산하 교회와 목회자를 위한 실질적 교육을 실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날 비공개 간담회에는 국세청 세제실장과 국세청 법인납세국장이 동석해 총회장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이들 관계자는 “과세기준안이 과도하다는 것에 대한 지적이 있지만, 이는 종교계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방안이다. 납세의무자에게 소득항목을 기준으로 과세하지 않고 전체소득을 기준으로 과세하고 있다”면서 “종교 활동비의 특수성을 고려한 보완방안을 검토 중이며 조속히 마무리해 소득세법 시행령을 연내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올해 소득세법 시행령을 개정하기 위해 조만간 구체적인 개정내용을 국무회의를 거쳐 시행할 계획이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제기되지 않았지만, 시행령 내에는 당초 비영리법인을 과세대상으로 했던 부분을 확대해 전체 종교인으로 변경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14일에도 한국교회와 종교간 협력을 위한 특별위원회와 모임을 가졌다.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 후 기획재정부 고형권 차관은 “종교인 과세를 유예하지 않고 예정대로 시행하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기자들에게 설명했다. 

한교연과 한기총, 한장총이 참여하고 있는 특별위원회는 종교인 과세를 준비하는 데 부족한 점과 우려를 보완하고 이에 대한 사항을 서면으로 확인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 본격적인 과세 시행을 앞두고 산하 교회에 교육할 자료가 부족한 부분에 대한 지원도 요청했다. 

 

이인창 기자  tackle21@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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