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을 개혁하자

이정익 목사·희망재단이사장 운영자l승인2017.11.08 15:49:59l14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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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개혁 500주년이 지나갔다. 종교개혁 500주년은 역사의 마디이고 중요한 기점이었다. 한국교회는 이를 위해 몇 년 전부터 요란하게 준비하여 왔다. 그런데 막상 지나고 보니 별다른 소득도 변화도 없어 보인다. 세미나가 전부였고 몇 차례 기도회가 있었을 뿐이다. 좋은 기회를 놓친 기분이다. 종교개혁을 위한 모임이 있을 때마다 강조된 것은 종교개혁은 선이었다는 강조점이다. 당시 기독교는 타락하였고 종교개혁은 불가피했다는 도식이다. 과연 종교개혁은 모두 선인가. 종교개혁 후 얻은 것도 있지만 잃어버린 것은 없는가.  
 
 물론 얻은 것도 있다. 그중 하나는 믿음 회복이다. 중세 기독교는 믿음을 잃어버린 시대였다. 그래서 형식을 중시하였다. 그 형식이 면죄부를 만들었다. 이를 보고 체코의 얀 후스 신부가 “면죄부를 파는 교황은 가롯 유다다!”라고 선언하자 교회는 그를 화형시켜 죽였다. 그는 죽어가면서 “너희는 오늘 거위 한 마리를 불태워 죽이지만 백년이 지나면 백조가 태어날 것”이라고 일갈했다. 자신의 이름이 거위라는 뜻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꼭 백년 후 백조가 나타났다. 그가 루터이다.
 
루터가 나타나 백년 전 얀 후스가 외쳤듯이 면죄부를 공격하고 믿음을 회복시켰다. 구원은 면죄부가 아니고 오직 믿음으로 얻는다는 것을 외침으로 믿음을 회복시켰다. 말씀 회복도 이루었다. 중세시대는 면죄부를 백년 넘게 팔아먹었는데도 일반 신자들은 조용했다. 성경을 모르기 때문이다. 당시 성경은 성직자들 전유물이었다. 종교개혁 5년 전에 프랑스 신학자 레페부르가 성경을 불어로 번역하여 일반인에게 읽혔다고 화형에 처했다. 성경은 너무 거룩한 말씀이기에 미천한 일반인은 읽거나 소지가 불가하다는 뜻이었는데 이런 외침 때문에 결국 성경은 일반화 되어 말씀이 회복되었다. 은혜도 회복되었다. 행위나 면죄부가 아닌 순전히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받고 주님의 백성이 된 것이다.  
 
그런데 잃은 것도 있다. 먼저 행함을 잃었다. 면죄부를 팔기 위해 행함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바람에 개혁자들은 행함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다. 롬 1:17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는 말씀만 강조되었고 약 2:17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라는 말씀은 지푸라기 서신이라고 했다. 결국 종교개혁자들은 너무 수직적인 면만 강조하고 수평적인 면은 부정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리고 말씀과 믿음을 강조한 나머지 전통을 너무 쉽게 버려버렸다. 
 
그래서일까. 오늘 개신교회는 수직적인 믿음은 참 좋다. 열심이다. 기도도 헌금도 예배 출석도 잘한다. 그런데 이웃과 함께 하고 나누고 협동하는 수평적인 관계는 참 서툴다. 한 예이기는 하지만 새벽기도 가면서 쓰레기 봉투를 들고 나가 이웃 집 문 앞에 놓고 가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오늘 갑질했다는 뉴스를 보면 대다수가 개신교회 고위 직분자들이다. 경건과 전통도 상실했다. 가톨릭은 교회 안에 너무 많은 형상들이 있고 꾸밈이 많다. 성당 안에는 색과 엄숙함 그리고 성찬으로 상징되는 모습이 있는데 오늘 개신교 교회 안에 들어가 보면 아무 것도 없다. 텅 빈 공간만 있어 엄숙함이란 찾아볼 수 없다. 오늘 개신교회는 설교자 가운도 강단의 엄숙함도 성찬의 형식화로 대변되는 모습이다. 교회 안에서는 오직 말씀과 믿음과 은혜만 강조되면 되는가. 
 
그러면 왜 오늘 개신교회는 성찬을 그리 소홀히 하는가. 왜 오늘 강단에서 말씀이 사라지고 있는가. 그리고 교회 안에 엄숙함을 왜 사라지게 하는가.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여 기념식만 할 것이 아니고 500년 전의 종교개혁은 만능만 아니고 이제 종교개혁을 다시 개혁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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