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빈국, 캄보디아에서 피어난 ‘희망’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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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빈국, 캄보디아에서 피어난 ‘희망’ 이야기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7.11.06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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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영화 ‘아이엠호프맨’ 11월 16일 개봉

임만호 선교사 8년간 사역 다큐영화로 제작
‘파키슨병’ 앓으면서도 12년간 묵묵히 섬겨
빈민가 마을에 초·중·고 정규학교 세워지기까지

▲ 캄보디아 언동마을에서의 8년간의 기록을 담은 영화 ‘아이엠호프맨’은 오는 11월 16일 서울 서대문구 필름포럼과 노원 롯데시네마에서 정식 개봉을 앞두고 있다.

-쓰레기더미 위에 자라난 ‘희망’

카메라가 햇볕이 따사로이 내려쬐는 캄보디아 언동마을을 비춘다. 멀리서 보기엔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의 작은 시골마을이 연상됐지만, 줌 인한 카메라를 통해 가까이서 내려다본 마을의 모습은 생각보다 충격적이었다.

수십 년은 방치된 것과 같은 쓰레기더미들과 구정물 사이에 얼기설기 지어진 판자집 마을. 그 사이로 한 끼도 제대로 먹지 못해 헐벗은 채로 배고픔의 눈물을 흘리는 아이들이 서 있다. 우리에겐 너무나 당연한 것들이 사치가 되어버린 이 곳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최대의 빈민가 ‘언동마을’이다.

어린 아이들조차 쓰레기를 뒤져 고물을 줍고, 시장에 나가 소일거리를 돕는다. 이마저도 안 되면, 술집을 전전해야만 하루를 연명할 수 있다. 이 아이들에게는 세상의 책도, 공부도, 학교도 없다. 그렇기에 꿈도 없다. 마치 버려진 것만 같은 이 땅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학교가 세워졌다.

2003년 ‘호프스쿨(희망학교)’이라는 이름으로 세워진 학교에서 한국인 교장 임만호 선교사와 캄보디아 빈민촌 아이들이 꿈을 꾸기 시작한다. 허허벌판과 같은 곳에 한 알의 밀알이 되어 떨어진 임만호 선교사의 삶을 통해 언동마을에는 놀라운 하나님의 역사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소명’이 주는 힘으로

다큐영화 ‘아이엠호프맨(감독:나현태)’은 2008년부터 2016년까지 8년 동안 임만호 선교사와 호프스쿨을 중심으로 캄보디아 언동마을에서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았다.

▲ 캄보디아 언동마을에서의 8년간의 기록을 담은 영화 ‘아이엠호프맨’은 오는 11월 16일 서울 서대문구 필름포럼과 노원 롯데시네마에서 정식 개봉을 앞두고 있다.

2002년 서울광염교회(담임:조현삼 목사)에서 파송된 임 선교사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글을 모른 채 고된 노동에 시달리는 캄보디아 아이들을 돕기 위해 학교를 설립했다. 전 과정이 무료로 진행되기에 배움의 기회가 없던 저소득층 아이들에겐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그러나 “의인은 고난이 많다”(시34:29)는 말씀처럼 하나님께 모든 것을 드리기로 작정한 임 선교사의 삶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학교에 오는 것을 무엇보다 즐거워하는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소명에 대한 감사를 느낄 무렵 그가 병원에서 ‘파키슨병’을 진단받게 된 것이다. 호프스쿨을 통한 전도사역이 열매를 맺어가고, 기도와 재정의 후원으로 2008년 신축 중학교가 지어질 때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캄보디아 땅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시간이 있음에 감사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사이, 뜻밖의 고난이 한 번 더 찾아온다. 2012년 사랑하는 맏아들 ‘임요한’ 군을 교통사고로 잃게 된 것이다.

5살 어린 나이에 임 선교사 부부를 따라와 부모의 소명을 자신의 소명이라 여기며 잘 따라왔던 아들이었기에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 선교사 부부는 부르심에 대한 ‘소명’을 잊지 않고, 언젠가 사랑하는 아들을 만나게 될 것이라는 하늘소망을 안고 묵묵히 사역을 지속해 나간다.

▲ 캄보디아 언동마을에서의 8년간의 기록을 담은 영화 ‘아이엠호프맨’은 오는 11월 16일 서울 서대문구 필름포럼과 노원 롯데시네마에서 정식 개봉을 앞두고 있다.

받는 사람에서 ‘희망’의 전파자로

캄보디아에서의 10여년의 시간이 흐르며, 갓 유치원에 입학했던 아이들은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2016년 9월 6일 첫 졸업식이 열린다. 작은 학교로 시작했던 희망스쿨이 어느새 초·중·고 정규과정의 번듯한 교육시설이 됐다. 대학생활이라고는 꿈꾸지도 못했던 아이들이었는데 17명의 졸업생 중 12명이 대학에 진학했다. 영화에는 8년간의 제작과정을 통해 희망학교의 아이들의 성장기가 고스란히 담겼다.

호프스쿨을 통해 ‘꿈’을 가진 아이들의 미래는 확연히 바뀌었다. 쓰레기더미에서 재활용품을 팔아 생계를 연명하는 ‘넝마주이’ 일을 하고, 공장이나 유흥업소를 전전해야 했던 아이들이 이제는 어엿한 대학생이 되어 자신과 같은 처지의 아이들을 교육하는 교육자를 꿈꾸고 있다.

희망학교 교사 쏙레타도 ‘넝마주의’로 일을 하다가 임 선교사를 만나 교사가 됐다. 쏙레타는 “임 선교사의 만남이 없었다면 지금의 가정도, 아이들과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직장도 주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나 역시도 꿈이 없는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나현태 감독은 “소명으로 나아가는 임만호 선교사의 순종적인 삶을 통해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길 바란다”며, “10년간의 제작기간 동안 그의 선교 열정과 캄보디아 어린이들의 순수한 모습을 담아낼 수 있어 감사하다”고 전했다.

캄보디아 언동마을에서의 8년간의 기록을 담은 영화 ‘아이엠호프맨’은 오는 11월 16일 서울 서대문구 필름포럼과 노원 롯데시네마에서 정식 개봉을 앞두고 있다.

▲ 캄보디아 언동마을에서의 8년간의 기록을 담은 영화 ‘아이엠호프맨’은 오는 11월 16일 서울 서대문구 필름포럼과 노원 롯데시네마에서 정식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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