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된 그 자리에서 일치 운동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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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열된 그 자리에서 일치 운동 시작하자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7.10.31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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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신학자 카린 브레둘, 한목협 36차 열린대화마당에서 발표
▲ 한목협 제36차 열린대화마당이 지난 26일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 프란시스홀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스위스 신학자 카린 브레둘 목사(오른쪽에서 두번째)가 발제했고, 지형은 목사(오른쪽 끝)가 논찬으로 나섰다.

“교회일치는 자동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가 잘 알고 있습니다. 나눠진 교회들이 이 목적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는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스위스 베른대 신학부 연구교수 카린 브레둘 게르쉬빌러 목사가 지난 26일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 프란시스홀에서 ‘종교개혁과 교회일치’를 주제로 열린 한목협 제36차 열린대화마당 주강사로 나섰다.

‘카린 브레둘 교수는 “오늘날 교회일치 운동을 위해 진력하고 있는 개혁교회들은 16세기 종교개혁자들이 ‘일치’에 실패했던 그 자리에서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며 “세계의 많은 교회들이 그들의 이익만을 생각하고 다른 이들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많은 개신교회들이 한 사람의 설교자나 한 사람의 선교사를 중심으로 개인 중심의 교회로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다양한 교회들이 이 땅의 정의와 평화, 창조질서 보전을 위한 공동목표를 두고 함께 발걸음을 내딛어야한다”고 강조한 카린 브레둘 교수는 “모든 교회가 교회일치에 우선권을 두는 일에 가교역할을 할 수 있는 사역자들을 발견하는 일이 필요하다”면서 “교회일치를 향한 목표를 앞당기기 위해 다양한 교회 구성원들이 서로를 더욱 알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카린 브레둘 교수는 또 “교회 구성원들이 저 교회는 보수적이다, 혹은 진보적이다 라고만 알고 있을 뿐 서로 깊게 알지는 못하고 있다”며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교회들은 서로의 강점과 단점을 알게 되어 서로 보완하고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밖에도 △교회지도자들은 과거의 분열을 극복하고 하나님의 말씀 아래서 서로 다른 교회들과 연합할 것 △적어도 몇 장로교단들이 불가능해 보이는 문제들을 함께 결정하기 위해 함께 총회로 모일 것 △선교의 과제들에 대한 공동이해와 더불어 효과적 선교를 위해 협력 할 것 등을 한국교회에 제안했다.

카린 브레둘 교수의 발표에 이어 ‘한국교회의 현실에서 본 교회일치’를 제목으로 논찬한 지형은 목사는 “한국 개신교는 한국사회의 종교 인구에서 최대 집단”이라며 “어느 사회든 그 사회를 주도하는 집단은 다양한 가치와 사상과 현상을 포용해야만 한다. 대립을 날카롭게 만드는 방식으로는 사회 전체를 이끌어 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 목사는 “하지만 한국 교계의 현실에서 교회 일치는 상당히 난감한 상황”이라며 “교계 연합 단체의 분열상뿐 아니라 교단들 내부의 갈등이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종종 위험 수위를 넘나드는 교단 신학교육 기관들 내부의 갈등 △교회가 크든 작든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목회자의 세대교체 문제 △사회적인 파장까지 일으키면서 교회의 공교회성에 심각한 타격을 주는 일부 대규모 교회의 문제 등을 언급하며 “이런 갈등들의 원인으로는 어쩌면 교세의 감소에서 비롯되는 재정 축소가 가장 현실적인 요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단기적인 묘책을 찾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미래의 기성세대가 될 현재의 젊은 세대에게 시선을 돌리는 것”이라며 “교회 일치와 연관하여 아직까지 현실적인 이해관계와 갈등 및 대립을 본격적으로 경험하지 않은 젊은 세대들이 교단 간의 교류 경험을 가지며 자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지 목사는 “교회 일치와 연관하여 한국 교회가 갈 길은 멀다. 16세기 종교개혁자들도 그랬듯이, 길이 시작되는 지점에서 그 길이 얼마나 먼지, 혹은 그 길의 가능성을 묻지 말 것”을 당부하면서 “교회의 일치는 주님의 명령을 따르는 길”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박진석 목사(한목협 정책위원장)가 사회를 보는 가운데 박경조 주교(한목협 중앙위원, 성공회)가 환영사를, 이성구 목사(한목협 대표회장, 예장 고신)가 개회사를 전했다. 이성구 목사는 개회사에서 “한국교회를 아끼고 사랑하시는 주님의 마음으로 시작한 한목협이 어느덧 20주년을 앞두고 있다”며 “그동안 한국교회의 하나됨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어 보여서 답답한 마음으로 기다리며 기도하고 있다. 하나되게 하시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크신 은총이 한국교회에 함께하여 주시기를 갈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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