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바르게 이해해야 약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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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 바르게 이해해야 약이 된다”
  • 한현구 기자
  • 승인 2017.10.19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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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신촌포럼, ‘다시 초심으로’
▲ 제37회 신촌포럼이 19일 오전 신촌성결교회 아천홀에서 개최됐다.

“지금 개신교회의 위기는 천주교회보다 심각합니다. 개신교회를 탄생시킨 종교개혁이 병의 원인인지 혹은 병을 치유할 수 있는 약인지 검토해야 합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한 제37회 신촌포럼이 19일 신촌성결교회 아천홀에서 개최됐다. ‘다시 초심으로(Ad Fontes)’를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 루터대 이말테 교수는 성경을 충분히 알고 이해해야 종교개혁이 바르게 적용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종교개혁은 약이 되기도, 병이 되기도 했다. 종교 개혁가들이 강조한 개인주의적 삶은 서구 개신교회를 약화시킨 원인 중 하나”라면서 “하지만 하나님과 성도의 관계는 개인적인 관계이며 우리 삶의 모습은 각자의 책임이다. 성경을 충분히 이해한 후 종교개혁 사상을 바르게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16세기 천주교회와 한국 개신교회의 모습이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지금 한국교회는 개신교회라고 할 수 없다. 타락했던 천주교회와 놀랄 만큼 닮아있다. 그래서 16세기 당시 종교개혁으로부터 배워야 할 것들이 매우 많다”고 진단했다.

16세기 종교개혁의 특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특히 종교개혁은 교회의 문제점보다 세속화와 본질의 상실에 대한 비판으로 시작됐으며 루터 개인의 힘이 아닌 수많은 사람들이 원했기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거룩함과 세속 사이 분단의 극복도 종교개혁의 중요한 성과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또 종교개혁은 교회 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그는 “종교개혁은 철학의 흐름을 바꿨고 성서를 강조했으며 회중을 예배에 참여시켰다. 개인의 존엄성 회복과 민주주의에도 기여했으며 자본주의 확립에도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백석대 민경배 석좌교수는 ‘현대교회를 위한 종교개혁의 의미와 의의’ 강의에서 종교개혁은 여전히 미완성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직 믿음’만을 외치다 보니 신앙과 삶이 멀어졌다. 진짜 신앙이 있다면 신앙의 모습이 나타나야 한다”면서 “인구 4분의 1이 기독교인이라는 우리나라라 할지라도 지하철에서, 거리에서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찾을 수 없다면 한국에 기독교란 것은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 교수는 세계 교회사의 흐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초대교회가 기독교 신학을 정립했다면 중세 로마 교회는 교회 조직을 다듬었고 근세 독일 교회는 신앙을 다졌으며 영국 교회는 생활적 측면에 주목했다는 것. 이후 미국 교회는 국가의 특징처럼 복합적인 형태가 나타났으며 한국교회는 기독교를 세계무대에 올려놓는 역할을 했다고 소개했다.

한편, 신촌포럼은 지난 1997년 시작된 이래 꾸준히 한국교회에 발전 방향을 제시해왔다. 이번 포럼은 2015년 11월 제36회 포럼 이후 2년 만에 재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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