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연-한기총 직접 대화재개…한교연 ‘이중행보’ 논란

한교연과 한기총 밀월 시작되나? 통합추진위원회 재가동 이현주·이인창 기자l승인2017.10.18 18:04:05l수정2017.10.19 13:41l14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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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정서영 목사)이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엄기호 목사)와 단체 통합 논의를 재개하기로 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양 단체는 각 5인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하고 지난 17일 비공개회의로 공식 대화채널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한기총은 앞서 지난 12일 제28-4차 임원회를 개최하고 ‘한교연과 통합 추진’ 안건을 통과시켰다. 임원회 한 참석자는 안건을 두고 팽팽한 기싸움이 있었던 것으로 전했다. 홍재철 목사를 중심으로 한 군소교단들은 강하게 반대했으며, 엄기호 대표회장을 중심으로 한 일부 임원들은 찬성으로 맞섰다. 

한교연은 한기총 결의가 있는 다음날 13일 회원교단장과 법인이사들을 소집한 간담회를 갖고 한기총과 통합 추진 건을 논의했다. 최귀수 사무총장은 “한기총과 통합은 추진위원 5인을 구성해 추진하며 한교연은 총회가 마칠 때까지 지속한다”는 등의 결의내용을 공개했다. 

한교연과 한기총 간 직접 대화가 재개된 것은 표면적으로는 이상할 것이 없다. 이미 지난 4월 한교연 정서영 대표회장과 당시 한기총 이영훈 대표회장이 통합원칙에 합의하면서 추진된 바 있기 때문이다. 법원에 의해 이영훈 직전 대표회장의 직무정지가 결정되면서 양 단체 통합 추진은 유야무야됐지만, 엄기호 새 대표회장 체제에서 다시 대화를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한교연은 지난 8월 한국교회교단장회의 중심의 한국교회총연합회와 통합에 합의하고 ‘한국기독교연합’ 창립에 참여했다. 답보상태에 빠진 한기총 대신 우선 한기연과 통합을 결정했으며, 당시 결의사항에도 우선 한교연-한교총이 통합한 후 한기총이 정상화될 때 통합을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한교연이 참여한 가운데 한기연이 창립되고, 오는 12월 5일 제1회 정기총회를 앞두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한교연이 한기총과 논의를 재개한 것은 논란이 되기에 충분해 보인다. 교단장회의 중심의 교단들은 뒤통수를 맞은 격일 수 있다. 항간에는 한교연이 한기연과 한기총 사이에서 ‘이중행보’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 한교연 법인이사와 회원교단들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 지난 12일 간담회에서 한기연 통합 파기 가능성이 제기됐다.

한교연이 배포한 보도자료를 보면 한교연이 실제 한기연과 거리두기에 나선 것으로 보이는 내용들이 다수 보인다. 통합 자체가 깨질 것이라는 염려도 나오고 있다. 

한교연은 보도자료에서 “본회는 교단장회의와 통합해 한기연 창립총회(8월 16일)를 개최했으나 정관을 임시로 받고 폐회했다. 총회에 앞서 양측 통합추진위원회가 조속히 모여 정관을 확정할 것을 요구하며, 11월 17일까지 정관을 합의하지 못할 경우 통합은 파기된 것으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또 “한기연은 한교연의 법인을 계속 사용하는 것이므로 법인이 청산된 것이 아니며 한기연 실무자가 한교연 청산 운운하는 것은 본회 명예를 실추시키고 본회 정체성에 대한 무례한 망언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고 강경한 모습을 나타냈다. 20일로 예정됐던 한기연 주최 신임 교단장 취임 축하예배에 불참하기로 했다는 결과도 밝혔다. 

일각에서는 한교연이 한기연 통합 합의를 위한 파기 수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견해도 제기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한교연 단독 활동재개, 한교연-한기총 통합이라는 다른 길들을 마련하기 위한 계산이라는 전망도 하고 있다. 

이러한 지적과 관련해 정서영 대표회장은 “한교연과 한기총이 통합하는 것이 한국교회가 원래 바라는 바이며, 교단장회의가 한교총을 만든 것도 양 단체를 통합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한교연은 아직 실체를 갖추지 못한 한기연을 대표해 한기총과 통합 논의를 하는 것으로 봐도 된다”는 조심스런 반응이다. 

정 대표회장의 지적대로 한기연은 출범 이후 이렇다 할 행보를 하지 않았으며, 20일에야 4명의 임시 공동대표회장이 첫 공식모임을 갖고 본격적인 총회 준비를 시작한다. 분명 늦은 감이 있다. 하지만 정 대표회장은 9월 각 교단 정기총회 이후 관련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기다려보겠다는 뜻을 밝혔었다. 그런데도 본격적인 회의 한번 갖지 않은 가운데 한교연이 정관 합의 시한을 못 박은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가능하다. 한교연이 밝힌 결의내용이 과연 간담회에서 결정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도 나오고 있다. 

한교연 통합추진위원장 고시영 목사는 “정관 문제를 다루다보면 의견이 맞지 않을 수도 있는데 시한을 정한 것은 맞지 않다. 또 이런 결정은 정식 임원회에서 해야 하는 것인 만큼 간담회는 회의로 볼 수 없다”고 한계를 분명히 했다.

고시영 목사는 “정관개정 작업이 작동하도록 정 대표회장이 움직여야 할 때”라며 “한기총과 통합 추진은 차후에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과연 한기총이 통합을 추진할 정도로 정상화 됐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도 관건이다. 한교연은 한기총 내 이단문제가 종식돼야 한다는 점을 가장 중요한 통합 조건을 제시해왔다. 실제 이영훈 직전 대표회장도 올초 한기총 이단문제가 종결됐다고 밝혔지만, 정작 이단성 논란 인사가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해 대표회장직을 잃었다. 

한교연 회원교단에 따라서는 한기총과 통합이 성사될 경우 이단 논란에 대한 부담을 갖게 되는 곳이 많을 수 있다. 

한교연 바른신앙수호위원장 황인찬 목사는 “한기총 내 이단문제가 해결됐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이단문제가 일소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드는 차원에서 한기총과 통합 논의는 할 수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전했다. 

한교연이 한기총과 통합을 추진하든, 한기연과 관계가 단절돼 한교연으로 남게 되든 주요 대형교단들은 현재 한기연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9월 주요 교단들은 정기총회 결의로 한기연에 참여하거나 임원회에 위임했다. 위임을 받은 교단 임원회도 한기연 참여를 더 적극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교연과 한기총은 그대로 둔채 한기연이라는 새 연합단체만 하나 더 생길 가능성도 발생한 상황이다. 주요 대형교단들은 한기연, 중소교단들은 다른 연합단체로 양분될 것이라는 전망도 가능해 보인다. 

한편, 한교연과 한기총이 통합추진위원회를 비슷한 시기에 가동한 배경에는 실무선 물밑접촉이 상당히 작용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지난 9월 말에는 정서영 대표회장과 엄기호 대표회장이 양자 회동을 갖고 대략적 로드맵을 논의한 바도 있다. 

본지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한기총과 한교연이 사전 논의한 내용은 △‘한기총’ 이름으로 통합한다 △한교연 직원 전체를 승계한다 △행정보류 혹은 탈퇴 교단이 통합에 참여할 경우 밀린 회비납부를 전제로 한다 △정관은 7·7 정관을 기본으로 하고, 이전 가입교단은 재심의한다 등이다. 

한교연은 19일 군포제일교회에서 긴급임원회를 개최하고 간담회에서 논의된 내용들을 공식결의 안건으로 다룰 예정이다. 

이현주·이인창 기자  tackle21@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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