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권의 문화칼럼]기 다 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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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권의 문화칼럼]기 다 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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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0.18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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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라스베가스 호텔의 공연장 총기난사, 스페인 바르셀로나 차량 돌진 테러, 영국 맨체스터 콘서트장 폭탄테러, 프랑스 파리의 바탕클랑 공연장 테러…상상할 수없는 사건들이다. 

필자가 아이를 기를 때 TV 프로그램 중에서 어린이들의 시청 금지는 사랑하는 장면이 나오는 영화나 드라마였으며, 보아도 되는 것은 동화를 바탕으로 한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이었다. 그러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만든 것들의 내용을 냉정하게 분석하면 주로 총이나 칼, 주먹과 발길질로 상대를 죽이고 속이는 장면들이다. 죽이고 또 죽이는 장면들을 어린이들이 신명나게 보고 있었음에도 말이다. 지금도 이처럼 가상공간과 현실을 구별할 수 없는 어린이들이 재미있게 보고 자라는 것들이다.
모든 게임은 재미있다.

이는 모두 일정한 룰 안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승패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든 게임은 심판관이 있다. 한 명의 주심으로는 부족하여 부심도 있으며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되어 있다. 물론 살상과 상해는 금기다. 그러나 어린이들은 이것을 분간 못한다. 따라서 최근 우리나라도 소년 소녀들의 폭력 범죄가 끊임없다. 집단 폭행, 살인, 시체유기까지 상상할 수 없는 사건들이 연이어 일어나고 있다.

이 모두 우리 기성세대가 한 교육의 결과다. 우리는 우리의 자녀들에게 경쟁에서 이기는 것만을 강조했다. 그 방법만을 가르쳤다. 1등해라! 심지어 유아들에게도 과외를 시키고, 제 나라 말도 잘 못하는 어린이들을 유학시키고 있다. 이 모든 것은 단 하나 경쟁에서 이기라고, 그러나 경쟁에서 이긴 다음에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는 아무도 가르치지 않은 채로 말이다. 

▲ 기다림, 35x25cm, 종이에 연필, 2017

이번에 소개하는 작품은 욥기를 주제로 한 것이다. 절망을 넘어선, 인간적으로는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그런 욥의 기다림이다. 그러나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는 어떠한가. 특히 내 자식에게는 욥의 기다림을 가르치고 싶지 않다. ‘나는 절대로 기다릴 수 없습니다’라고 외친다. 믿는 사람이 아니어도 냉정하게 고민할 때다. 믿음으로 기도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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