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 종교개혁사 ④한 편의 설교 (151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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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 종교개혁사 ④한 편의 설교 (1518년)
  • 주도홍 교수
  • 승인 2017.10.18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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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홍 백석대학교 부총장 / 역사신학

1518년 3월 루터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면죄부를 주제로 한 편의 독일어 설교를 했다. 이 설교는 1517년 10월 31일 면죄부 반박문 95조의 연장선상에서 작성됐다. 설교문은 먼저는 1518년 2월 비텐베르크에서, 같은 해 독일 북부와 뉘른베르크를 위시한 남부 독일어로 15종이, 1520년까지 9종이 더 출판되었다.

이렇게 이 설교가 엄청난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뉘른베르크에서 세상에 나온 설교문의 제목은 ‘존경하는 아우구스티누스 수도사 마르틴 루터 박사를 통해 비텐베르크에서 행해진 면죄부와 은혜에 관한 한 편의 설교’로 되어 있다. 총 20항으로 이루어진 간단한 설교문은 A4로 치면 많아도 3쪽 분량이다. 설교는 마냥 쉬운 내용은 아니었는데, 면죄부는 전혀 성경에 근거를 찾을 수 없으며, 연옥으로부터 사람들을 구해내는 그 어떤 역할도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루터의 1520년 면죄부에 관한 설교는 제목부터가 강했는데, “면죄부와 로마가 없어야 사람들이 기꺼이 구원을 받을 수 있다”였다. 

루터의 면죄부 반박문 95개조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자, 1518년 1월 20일 교황청의 면죄부 부흥사이며 판매자인 테첼(Johann Tetzel)이 프랑크푸르트대학교에서 공식적으로 반박문을 내걸었고, 같은 해 4월에는 50항으로 루터를 공격하는 독일어 글을 출간하였지만 반응은 미미했다. 1518년 테첼은 라이프치히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나, 1519년 흑사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테첼의 죽음을 보며, 루터는 “테첼이 행한 일은 그로부터 시작된 것이 아니었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루터는 중세교회가 말하는 참회는 성경과 초대교회 교부들에게서도 뒷받침을 전혀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교를 시작하면서, 당시 로마교회의 면죄부를 조목조목 반박한다. 기도, 금식, 자선이 보속에 해당한다고 하는 로마교회의 입장에 대해 루터의 비판이 제시된다. 루터는 자선을 이웃에 대한 사랑의 행위와 긍휼로 이해하면서, 과연 면죄부를 사는 행위가 자선에 해당하는지 물으며, 그 누구도 이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루터는 에스겔 18장 21절과 33장 14절 이하를 가져온다. “악인이 만일 그가 행한 모든 죄에서 돌이켜 떠나 내 모든 율례를 지키고 정의와 공의를 행하면 반드시 살고 죽지 아니할 것이라.” 시편 89편 31~34절을 가져오는데, 그 중 32~33절의 말씀 “내가 회초리로 그들의 죄를 다스리며 채찍으로 그들의 죄악을 벌하리로다. 그러나 나의 인자함을 그에게서 다 거두지는 아니하며 나의 성실함도 폐하지 아니하며”를 통해 종교개혁자는 균형 잡힌 하나님의 공의를 제시한다.

루터는 진정한 회개와 이웃을 향한 사랑을 실천하는 하는 것이 면죄부를 사는 행위보다 “천배나” 나은 것이라고 말한다. 루터는 면죄부를 더 이상 사지 말라고 강하게 교인들을 설득한다. “나는 답합니다.: 내가 앞에서 말했듯이 그 누구도 면죄부를 사서는 안 됩니다.”(16항) “면죄부가 연옥에 있는 영혼들을 구해낸다고 하는데, 나는 그것을 알지 못합니다. 나는 그러한 일을 믿지 않습니다.”(19항) “나의 말이 성경에 충분히 근거를 두고 있다는 사실을 절대 의심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터는 면죄부에 대해 이론을 펼치는 자들의 머리야말로 “비어있고, 망가진 생각”으로 가득하다고 공격하며, “하나님, 그들과 우리 모두를 진리로 인도하소서!”라고 기도하며 설교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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