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팔년도식’ 청년사역 벗고 ‘청년친화적’ 교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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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팔년도식’ 청년사역 벗고 ‘청년친화적’ 교회로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7.10.17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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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복협 장근성 대표, 변화하는 청년 사역 현장 속 교회 과제 진단
▲ 제12회 청년사역자 훈련학교가 지난 16일 남서울교회 비전센터에서 개강했다. 7주간 진행되는 훈련에서는 청년사역의 실제적인 노하우가 전수될 예정이다.

교회 내 청년의 개념이 변하고 있다. 과거 90년대에는 청년부를 가르는 기준이 30세였지만, 이제는 40세 혹은 50세까지도 청년의 범주에 속할 만큼 그 기준이 올라갔다. 청년의 정체성도 다양해졌다. 과거 ‘청년사역’하면 대학생이나 재수생을 떠올렸지만, 이제는 취업준비생은 물론이고 직장인과 ‘고령비혼자’까지 다양하다. 그런데도 교회의 청년사역은 과거의 방식에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학원복음화협의회 상임대표 장근성 목사는 변화된 시대에 적합한 청년사역의 과제를 제시하면서 교회들이 ‘청년친화적인 교회’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난 16일 남서울교회(담임:화종부 목사) 비전센터에서는 열두 번째 청년사역자훈련학교(이하 청사훈) 첫 번째 모임이 진행됐다. 7주간의 훈련과정의 첫 순서로 ‘청년사역에 대한 이해’를 강의한 장근성 목사는 본격적인 강의에 앞서 “청사훈을 통해 단순한 스킬이나 노하우가 아닌 함께 사역의 이야기를 나누는 네트워크가 형성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영원한 청년은 없다는 전제아래 청년사역은 흘려보내는 사역이자, 씨를 뿌리는 사역”이라고 강조한 장 목사는 변화된 시대 속 청년사역의 3가지 과제로 △신앙적 과제 △발달심리학적 과제 △사회적 과제를 제시했다.

장 목사는 먼저 ‘청년사역의 신앙적 과제’와 관련해 오는 10월 30일 발표될 예정인 ‘2017한국 대학생의 의식과 생활에 대한 조사연구’에 담길 내용을 미리 공개했다. 학복협이 2012년에 이어 실시한 조사에서는 기독 청년 대학생들의 ‘가족 종교적 경향성’이 5년 전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의 60프로에 가까운 기독청년들이 스스로 백지상태에서 기독교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부모의 종교를 따라 선택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장 목사는 “이같은 현상은 ‘명목상 그리스도인’의 증가로 이어진다”며 “2012년에 비교해보면 성경 읽는 시간과 기도하는 시간, 전도하는 시간 등이 생각했던 것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5년 전에도 신앙의 질적 위기를 논했는데 상황이 더욱 심각해졌다. 이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 학복협 상임대표 장근성 목사.

장 목사는 또 “자신을 기독교인이라고 표시한 이들 가운데 28.3%가 주일에 교회를 나가지 않는 명목상 그리스도인이었다”며 “이같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교회는 모태신앙자를 진정한 신앙인으로 변화시키는 것과 비 기독교인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사역의 발달심리학적 과제’와 관련해서는 교회에서 열심히 봉사는 했지만 정작 세상에 나가서 취업할만한 아무런 스펙을 갖추지 못하거나 결혼을 포기하는 청년들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 장 목사는 “이런 청년들은 신앙생활은 열심히 했지만 균형을 상실한 경우”라며 “요즘 청년들의 최우선 과제가 바로 취업이다. 사역자들이 신앙적 과제만이 아니라 청년들의 삶이 균형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직장문제나 결혼문제가 발달 단계에 맞게 해결되지 않을 때 신앙까지 흔들리는 청년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며 “총체적인 돌봄이 필요하다. 청년들이 청년부활동에만 매몰돼선 안 된다. 스스로의 정체성을 올바르게 정립하여 삶의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사역자들이 도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 목사는 마지막 ‘청년사역의 사회적 과제’와 관련해서 “요즘 청년들은 역사상 최고의 스펙을 갖추고도 먹고사는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세대”라며 “이런 상황에서 청년들에게 성실하게 노력하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식의 메시지를 적용하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회가 이런 상황 속에서 사회적 구조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도움을 줄 필요가 있다. 청년 친화적인 교회가 되어야 한다”며 “옛날에는 교회 봉사자 대부분이 청년들이었지만 이제는 그들을 일꾼취급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청년들이 알바 안하고 교회에 오도록 용돈을 지원해주는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더불어 △청년들의 빚을 탕감해주는 교회 △기금을 조성해서 청년들이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하는 교회 △타 지역에서 온 청년들에게 학사를 만들어주고 주거비를 덜어주는 교회 △학교 앞에서 매일 아침 식사를 제공하는 교회 등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사회적 문제 해결은 개인의 노력에만 맡길 수 없다. 청년사역자들이 함께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밖에 장 목사는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청년들은 세월호 사건과 촛불혁명을 지나면서 5년 전보다 매우 진보적으로 변화했다. 반면에 교회는 태극기 세대가 메인이 되고 있다”며 “교회의 핵심 구성원들과 청년들의 소통이 훨씬 어려워지는 상황 속에서 진보적 대학생 그룹이 교회를 떠날 가능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 청년들의 삶의 자리를 교회가 깊이 이해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장근성 목사는 “교회가 이런 상황 속에서 사회적 구조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도움을 줄 필요가 있다. 청년 친화적인 교회가 되어야 한다”며 “옛날에는 교회 봉사자 대부분이 청년들이었지만 이제는 그들을 일꾼취급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청년들이 알바 안하고 교회에 오도록 용돈을 지원해주는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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