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발 VS 왼발

송용현 목사 / 안성중앙교회 운영자l승인2017.10.11l14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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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테네시주에 가면 오른발교회(Right foot church)라고 이름하는 교회가 있습니다. 교단 소속은 형제교단인데 1708년 독일에서 넘어온 교단입니다. 이 교회의 특징은 성찬식 보다 세족식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목사님은 세족식을 할 때 습관적으로 교인들의 왼발부터 씻어주었습니다. 

한 집사님이 세족식을 마치고 목사님께 충고를 했습니다. “목사님, 왜 오른발부터 씻어주지 왼발부터 씻으셨습니까? 오른발이 맞습니다. 다음부터는 오른발부터 씻어주시기 바랍니다.” 

목사님이 가만히 생각을 해 봅니다. “오른발이 먼저면 어떻고 왼발이 먼저면 어떤가? 성경적인 것도 아니고 더욱이 그 집사님이 주장하는 것이 마치 무슨 성경적인 권위나 가지고 있는 것처럼 여기는 태도, 목사가 돼 가지고 그런 것도 모르냐는 듯이, 무식하다는 듯이, 안타깝다는 듯이 대하는 태도가 괘씸히 여겨졌습니다” 

목사님은 그 다음에도 일부러 무시하고 왼발부터 씻었습니다. 사실 마주 보고 있기에 오른손잡이인 목사님이 상대방의 왼발을 씻는 것은 당연한 것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화가 난 그 집사님은 자기를 무시했다고 교인들을 선동하여 교회를 나갔습니다. 그리고 그 교회이름을 ‘오른발교회’라는 교회를 세웠습니다. 

사실 우리 주변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들이 종종 일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왼발이 먼저냐 오른발이 먼저냐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건데. 정말 중요한 것은 십자가 복음 그리고 예수님인데….

종교개혁의 달에 생각해 봅니다. 교회란 무엇인가? 교회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 앞에 다시금 답을 구해야 할 때입니다. 교회에 대한 정의와 본질에 대한 답도 중요하지만 존재론적으로 ‘교회는 시대적으로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해서 보다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교회는 이미 완성되고 실현된 실체 즉, 교회는 신약적 교회인 에클레시아적 교회이던지 구약적 교회인 ‘카할’과 ‘에다’이던지 정형화된 교회이기 보다는 유기적인 생명력으로 지속적인 변화와 성장을 지향하는 과정 혹은 과업으로서의 교회상을 추구해야 할 것입니다.

교회쇠퇴증후군이란 말이 있습니다. 교회가 쇠퇴할 때 나타나는 증상이 다음과 같은 것들입니다. 첫째는 예배보다는 회의를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고, 둘째는 교회에 대한 애정과 관심보다는 교회사업을 위한 연합기관들에 더 관심을 집중하는 것이고, 셋째는 말씀이 사장화되고 상징으로만 남겨져서 성경의 가치를 축소하는 일들입니다.

언제부터인지 한국교회는 개독교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습니다. ‘욕먹는 기독교, 평신도의 고민’이라는 칼럼을 쓴 이병주 변호사의 말을 빌리면 오늘날 한국 기독교의 문제는 사(私)와 공(公)과 초월(超越)의 혼동이라고 합니다. 삶의 영역 속에서 세가지 삶의 요소가 다 들어가 있는데 나인홀드 리버의 주장대로 라면 세 가지 관계 유형 속에서 각각의 유형이 잘 자리 잡고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데 사와 공과 초월의 관계가 통일성을 이루지 못하고 뒤죽박죽되어서 올바른 가치관을 표출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 합니다. 일관성이 결여되고 일목요연하지 못하다 보니 그때 그때마다 다른 결과물이 나옴으로 인해서 변명에 급급하게 되었다 합니다.

한국교회가 스스로 보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있습니다. 사에 치우쳐 공적 감수성을 상실하고 신앙의 초월적인 면을 왜곡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것들이 이기적인 기독교, 사생활에만 집중하는 기독교, 정치적으로 편파적인 기독교, 공감능력이 약한 긍휼 없는 기독교의 모습을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들을 자각하고 다시 거룩한 교회로 돌아가는 ‘애드 퐁테스(ad fontes)’를 그리고 오직 믿음과 말씀만이 살아있는 교회로, 더 나아가 존재론적인 교회로서의 본질을 회복하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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