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연합기관 통합논의 또 ‘변수’ 터지나?

‘한교연+한교총=한기연’ vs ‘한기총+한교연=한기총’ 미묘한 기싸움 이현주 기자l승인2017.10.10l수정2017.10.11 16:11l14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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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 임원회 공식안건으로 한교연과 통합안 상정
한교연, “한기총 공식 제안이면 임원회서 다루겠다”
한기연, "창립은 교단 결의" ... 번복 없이 ‘마이웨이’

한국교회 연합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오는 12월 5일로 예정된 ‘한국기독교연합 1차 총회’를 앞두고, 한국교회연합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선통합이 거론되고 있다. 한교연은 지난 8월 교단장회의 중심의 한교총과 통합을 선언한 상태에서 다시 한기총과 통합 파트너로 떠오르고 있다. 복잡한 경우의 수가 예상되는 가운데, 과연 12월까지 어떤 결론이 도출될지 연합기관의 ‘합종연횡’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한기총, 한교연과 통합안 다룬다

먼저 카드를 꺼내는 쪽은 한기총이다. 한기총이 한교연과 통합안건을 임원회에 상정한 것은 양측 실무자들의 물밑접촉이 있었고, 상당부분 합의안을 도출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기총은 당초 10일로 예정된 임원회에서 이 안건을 다룰 예정이었다. 하지만 28회기 임원 선출에 대한 문제제기로 회의는 정회됐고, 오는 12일 오후 3시 속회한다.

복수의 관계자들을 통해 한기총과 한교연이 사전에 논의한 내용을 종합하면 △‘한기총’ 이름으로 통합한다 △한교연 직원 전체를 승계한다 △행정보류 혹은 탈퇴 교단이 통합에 참여할 경우 밀린 회비납부를 전제로 한다 △정관은 7.7정관을 기본으로 하고, 이전 가입교단은 재심의한다 등 크게 4가지다. 여기에 통합 대표회장을 누가 할 것인지에 대한 공감대도 어느 정도 형성된 것으로 파악된다.

한기총 이름으로 통합 합의를 이룬 것은 역사와 전통의 측면에서 대외적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는 이유다. 이는 종교지도자협의회 공식 멤버이기 때문에 ‘한기총’ 이름을 써야 한다는 과거의 주장과도 맥을 같이 한다. 한기총 내부에서는 ‘한교연과의 통합’에 대해 일관되게 “한기총으로 복귀하라”고 목소리를 높여왔기에 한기총 명칭을 쓴다면 기본적인 명분은 챙기는 것이 된다.

이름을 포기한 한교연은 명분보다 ‘실리’를 중심으로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 한기연과 통합에서 최종 합의를 이루지 못한 ‘직원 100% 승계’를 한기총이 받아주기만 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한 대화는 직원을 100% 승계할 뿐만 아니라 명예퇴직을 희망하는 직원은 정년까지의 급여를 정산해 불이익이 없도록 하자는 구체적인 방법까지 오갔다.

정관은 7.7정관을 기본으로 하되, 한교연은 현재 운영 중인 ‘가-나 다’ 군의 순번제 고수를 주장하고 있고, 한기총은 한교연 순번을 받을 필요 없이 통합 대표회장을 추대한 후 이후부터 선거에 들어가자는 의견을 내놓는 등 세부적인 부분에서는 입장차도 있다.

# 한교연, 분열도 감내할까?

한기총과 한교연의 통합 안건을 한기총이 먼저 다루는 것은, 한교연은 이미 교단장회의(한교총)와 통합을 공식적으로 결의했기 때문에 자칫하면 ‘배신자’로 낙인찍힐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그러나 한기총이 제안한다면 “다룰 수는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이 소식을 접한 한기연 소속 교단들은 “한교연은 이미 우리와 통합했고, 실체가 없는 상태다. 한기연만이 존재한다. 그런데 한교연이 개별적으로 한기총과 통합을 논의하는 것은 용납이 어렵다”고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한교연 일각에서는 한기총에서 임원회 공식 결의를 거쳐 통합을 제안한다면, 최악의 경우 한기연과의 통합 선언을 파기하고라도 한기총과 통합을 하는게 이득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국교회가 그동안 ‘제3의 기구’가 아닌 한기총과 한교연의 통합을 요청해왔기에, 명분도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한기총과 한교연이 통합을 하고, 다시 한기연과 통합을 한다면 ‘하나의 연합’을 완성하는 것이 아니겠냐는 장밋빛 청사진도 내놓고 있다.

한교연은 한기총이 통합 제안을 먼저 해올 경우, 오는 20일 경 임원회를 열어 이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하지만 예장 통합 등 한기연 창립을 주도한 교단에서 반대가 예상되고, 양쪽 모두 통합추진위원회가 아닌 대표회장과 실무 책임자 선에서 대화가 오갔다는 점에서 임원회 통과를 쉽게 전망하기 어렵다.

낙관이 어려운 곳은 한기총도 마찬가지. 통합 안건 소식을 접한 한기총의 한 회원은 “군소교단이 많은 한기총에서 한교연과의 통합을 쉽게 허락하겠느냐”며 “7.7정관을 중심으로 회원을 재심사한다면 절반은 떨어져 나갈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 복잡한 ‘경우의 수’

한기총과 한교연의 통합논의가 무산된다면, 한교연은 예정대로 12월 5일에 한기연 창립총회에 참여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사실이 공식적으로 논의된다면 교단장회의 쪽에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합의 위반을 트집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양측이 통합을 확정한다면 일부 교단들은 탈퇴하거나 한기연으로 남게 된다. 지난 8월까지는 ‘한교연+한교총=한기연’이라는 공식에 ‘한기연+한기총=한기연’이 더해질 것으로 보였지만, ‘한기총+한교연=한기총’ 혹은 ‘한기연+한기총·한교연 탈퇴 교단들=한기연’으로 다양한 변수가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기총과 한교연의 물밑접촉에도 불구하고 교단장회의 소속 교단들은 “원칙대로 한기연을 창립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기연 가입 안건이 주요 교단에서 통과되었기 때문에 총회결의에 따라 12월에 1차 총회를 개최하고, 대표회장을 세운 후 법인격으로 본격적인 활동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장·감·성 주요교단이 적극 참여한다면, 한교연이 합의를 깨고 한기총과 통합한다고 해서 한기연 위상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하나됨’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한국기독교연합이라는 하나의 연합기관으로 헤쳐 모일지, 한기연-한기총-한교연 등 서너 개의 연합기관이 난립하게 될지 최종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현주 기자  hjlee@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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