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명절 기쁘기도 하고 괴롭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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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명절 기쁘기도 하고 괴롭기도 하고
  • 유덕식 목사
  • 승인 2017.09.28 1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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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덕식 목사의 신앙상담

Q. 해마다 추석 때가 되면 반갑기도 하고 짜증스럽습니다. 우리 집안은 주로 신앙생활을 하기에 모이면 예배를 드리고 식사를 합니다. 그런데도 왠지 모르게 스트레스가 쌓입니다. 이 눈치 저 눈치를 보게 되고, 집안에 이상한 기류가 흐르는 것을 느낍니다. 즐거워야 할 추석 날이 힘든 날이기도 합니다. 좀 달라져야겠는데요.

 추석은 헤어져 있던 가족들이 만나는 즐거운 명절입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에게는 이 즐거운 명절이 괴롭고 불편한 명절이다 보니, 얼마나 힘들면 팔에 깁스하는 사람까지 생기겠습니까? 통계청이 발표한 최근 5년간의 이혼 통계를 분석한 결과, 설날과 추석 명절을 지낸 이후 이혼 건수가 명절 직전 달보다 평균 11.5%가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확실히 즐거워야 할 명절이 급기야 이혼까지 나타나는 것을 보면 지혜롭게 헤쳐 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고향에 형님이 계십니다. 저와 아우는 목사로 서울에서 목회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부모님의 산소를 성묘 하는데 제대로 못했습니다. 늘 형님이 알아서 하시리라 생각하고 무심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이제는 목회현장에서 물러나고 보니 시간을 내는 것이 용이하여 날짜를 잡아 벌초를 하고 돌아왔습니다. 

벌초를 하는데 얼마나 힘들던지, 땀으로 범벅을 하고 허리는 아프고 지치고 너무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동안 형님이 얼마나 힘드셨는지를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윗대, 윗대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를 벌초하고,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를, 그리고 부모님과 작은 아버지 작은 어머니, 형님 산소를 벌초했습니다. 벌초하는데 왠지 모르게 어른들보다 형님 산소에 더 신경이 써지고 풀, 잡초 하나라도 손질을 더하게 되더군요. 

순간 형님이 췌장암으로 고생하던 때가 떠올려지는 것이었습니다. 형님이 돌아가실 무렵 내가 목회하는 교회에서 가까운 기도원에 모셨습니다. 새벽예배를 마치고 드실 것을 준비해 가지고 가서 잡수시게 하고, 끝내는 고향집에서 마지막 예배드리며 떠나보낸 형님! 남달리 정이 많아 아이들을 챙겨주시던 형님을 생각하며 벌초를 다 하고는 춘장대 바닷가 횟집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벌초하는데 함께하지 못한 대신 점심식사를 대접한다며 조카 병선이가 돈을 보내왔습니다. 

몸으로, 마음으로, 돈으로, 형편대로 함께 한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깨달았습니다. 그런데 명절이 불편하고 스트레스 받는 명절이면 안 되지요. 추석에 가사분담을 적절히 하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큰집에서 가족들이 모이는데 음식장만을 다 한 후에 뒤늦게 형님! 하고 들어서는 동서가 얼마나 얄미울까요. 큰댁 형님이 애쓰실 것을 생각하여 서둘러 가서 정담을 나누며 함께 한다면 이는 즐거운 명절이 될 것입니다. 

신앙 안에서 서로 협력관계로 발전하여야 합니다. 윗분은 권위를 내세우고 아래 사람은 눈치나 살살 보는 관계라면 이는 불편한 일입니다. 피차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고 입으로, 몸으로, 사랑을 표현하여야 합니다. 말 한마디가 피곤함을 가시게 할 것입니다. 우리말에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잖아요. 격려하고 아껴주는 말 한마디가 얼마나 소중합니까? 그렇다고 입으로만 때워 넘기려고 하지 말고요. 지갑을 열어야 합니다. 

생활 형편에 따라 주방에서 쪼그리고 앉아 수고한 가족들의 마음을 풀어 주어야합니다. 집사님은 가족들을 만나도 뚜렷하게 얽힌 것은 없어도 정이가지 않고 답답한 그런 상황입니다. 어디서 막혔는지 확 푸세요. 언어에도 등급이 있답니다. 3등급은 입술의 언어랍니다. 2등급은 가슴의 언어랍니다. 1등급은 영의 언어랍니다. 영의 언어는 손으로 하는 언어랍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신 그 언어 말입니다. 믿는 자는 세상의 빛입니다. 맛을 내는 소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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