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오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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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오컴
  • 황의봉 목사
  • 승인 2017.09.27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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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스콜라철학(6)
프란체스코회에 속한 스콜라 신학자이고 유명론자로서 ‘무적의 모험가’, ‘무적의 학자’라는 별칭을 가졌던 윌리엄 오컴(오컴의 윌리엄, 1285?~1349?)은 1285년경 영국 런던 성 바울 대성당 남서쪽에 위치한 오컴에서 태어났고 그는 이 도시의 이름을 자신의 이름으로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1349년경 뮌헨에서 사망했습니다. 
 
교황의 권위를 제한하고 지상 군주의 권한을 증대하여 가톨릭의 미움을 받았는데 그에 의하면 “교회에서의 최고의 권위는 교황이 아니라 종교회의이다. 또한 오직 성경과 보편 교회만이 오류를 범할 수 없으므로 교황도 이 권위에 자신을 굴복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대략 60년의 인생길을 걸으면서 중세 후기를 장식했던 오컴과 그의 사상에 대해 지금도 많은 언급과 비평 그리고 평가가 가해지고 있음을 우리는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는 몇 세기 동안 마왕, 유명한 사기꾼, 중세 사상 황금기의 구조를 파멸케 한 파괴자로 간주되었으니 오컴의 사상이 얼마나 위대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윌리엄 오컴은 토마스 아퀴나스, 둔스 스코투스와 더불어 후기 중세 철학 3대인물이라고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현직 교수가 되지 못하고 시작하는 자(Inceptor, 초보자)에 머물렀는데 그의 제자들은 ‘공경하올 창시자’(Inceptor venerablis)라고 추앙했습니다.
 
당시 오컴이 속한 프란체스코회는 청빈이 본래 그리스도의 정신이라고 주장하면서 교황청의 사치에 반박했는데 이것이 청빈 논쟁입니다. 오컴은 수도회의 총장인 미카엘과 함께 교황을 반박하였고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사람들이 오컴을 이단으로 몰아세웠기 때문입니다.
 
서양 철학사에서 나타나는 그에 대한 평가는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유명론자라는 평가이며, 둘째는 근대적 방법을 개척한 인물이라는 평가입니다. 그가 경험론적인 철학인 유명론자라는 것은 ‘오컴의 면도날’로 유명한 그의 사유 경제 원리 즉, “더 적은 것을 가정해서 설명할 수 있는 것을 더 많은 것을 가정해서 설명한다면 헛된 일이다”라는 주장 속에 잘 담겨 있습니다. 오컴의 면도날은 ‘복잡한 의견을 불필요로 하는 원리’입니다. 일단 가정은 가능한 한 적을수록 좋다는 것이지요. 현대에서는 ‘설명은 단순한 것일수록 뛰어나다’, ‘ 불필요한 가정을 늘이지 마라’ 등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둔스 스코투스는 개별 인간을 마치 하나의 실재적이고 보편적인 본성(본질)을 서술하는 것으로, 그리고 그 보편적 본성이 이차적으로 질료를 통해 개별화되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오컴의 입장으로는 모든 존재는 이미 개별적이고 단일한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개별화되는 것은 없다고 보았습니다. 즉 “인간성이 실존하는 것이 아니라, 단 하나의 인간이 실존할 뿐이다.” 라고 하였습니다. 오컴은 철저하게 ‘경험주의적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를 추구했습니다. 그에게는 보편적인 실재라는 것은 경험적으로나 무엇으로나 우리가 필연적으로 가정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철학적 사유에 의해서 밝혀질 수 있는 신학이 있다고 한 도미니크회 출신 토마스 아퀴나스의 반대자이자, 프란체스코회 출신의 둔스 스코투스의 반대인 오컴은 자연적인 이성으로는 신에 관해서, 또한 신의 존재에 관해서까지도 전적으로 아무것도 증명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신 존재에 대해서 ‘명백한 논증’을 포기하고 ‘설득적이고 개연적인 논증’을 시도한 사람입니다.
 
그는 토마스 아퀴나스와 둔스 스코투스가 소박한 확신을 가지고 언어의 형식을 사물의 형식으로 간주하도록 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신 자체가 아니라 신에 대한 개념뿐입니다. 우리가 신에 대해 어떤 서술을 한다면, 결국 그 문장의 주어는 신 그 자체가 아니라, 우리 자신에 의해 형성된 개념이 언어로 표현된 것입니다. “우리의 ‘올바른 이성’과 ‘올바른 의지’라는 개념 결합으로부터 사실적인 신의 결정을 결론내릴 수는 없다. 우리의 개념 속에서 모순되는 것이라고 해서 현실적 신이 꼭 그래야 한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평안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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