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실 칼럼]우리에게 남은 자가 얼마나 되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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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실 칼럼]우리에게 남은 자가 얼마나 되는지요?
  • 노경실 작가
  • 승인 2017.09.27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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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실 작가의 영성노트-“하나님, 오늘은 이겼습니다!” ㉔
▲ 에스겔의 비전, 프란치스코 콜란테스, 1630년, 캔버스에 유화.
*에스겔 22:23- 31>... ... 그 가운데에서 선지자들의 반역함이 우는 사자가 음식물을 삼킴 같았도다. 그들이 사람의 영혼을 삼켰으며 재산과 보물을 탈취하며 과부를 그 가운데에 많게 하였으며, 그 제사장들은 내 율법을 범하였으며 나의 성물을 더럽혔으며 거룩함과 속된 것을 구별하지 아니하였으며 부정함과 정한 것을 사람이 구별하게 하지 아니하였으며 그의 눈을 가리어 나의 안식일을 보지 아니하였으므로 내가 그들 가운데에서 더럽힘을 받았느니라. 그 가운데에 그 고관들은 음식물을 삼키는 이리 같아서 불의한 이익을 얻으려고 피를 흘려 영혼을 멸하거늘 ...중략... 이 땅을 위하여 성을 쌓으며 성 무너진 데를 막아서서 나로 하여금 멸하지 못하게 할 사람을 내가 그 가운데에서 찾다가 찾지 못하였으므로 내가 내 분노를 그들 위에 쏟으며... ...

몇 달 째, 북한과 강대국들 사이에서 대한민국은 초긴장 상태다. 그러나 국민들이 너무 놀라서 기절을 해서 그런지 아니면 죽기 아니면 살겠지 하는 관조의 지경에 이르러서인지 그것도 아니면 설마, 하는 집단 낙관론에 애써 합류해서인지, 오히려 한국은 조용하다. 

하지만 교회와 성도들은 그렇지 않다. 기도의 물결이 일어나고 있다. 더구나 최대 명절이라 할 수 있는 추석을 앞두었지만 교회마다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도운동은 더 뜨거워지고 있다. 내가 출석하는 교회에서도 태신자 전도와 함께 시국기도회를 진행 중이다.  

그런데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이번 주, 교회의 한 청년 자매가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예배 뒤, 점심시간이라 교회 식당은 서로 얼굴을 마주해야 말소리가 들릴 정도로 시끄러웠는데, 그 자매는 내게 얼굴을 돌리지도 않은 채, 한 손으로는 젓가락질을 하고, 또 한손으로는 스마트폰을 쉴 새 없이 문지르며(?) 말했다. “노쌤, 올해 패션 트렌드가 뭔지 아세요?” 이게 뭔 소리지? 조금 전까지 예배당에서 다시는 이 나라에 전쟁이 일어나지 않게 해달라는 기도를 전 성도가 간절하게 했는데, 패션 트렌드? 순간, 짜증이 났지만, 마음을 가다듬고 소음을 물리치며 대답했다. “올해 패션 트렌드는 밀리터리 룩이지.” 나의 말에 그 자매는 두 발을 구르며 웃었다. 옆에 앉아 있는 다른 자매도 같이 웃었다. “노쌤, 안 어울리게 왜 그러세요? 그게 언제 적 트렌든데요! 올 가을에는” 하며 자매는 스마트폰을 내게 보여주며 올 가을 유행 패션에 대해 가르쳐(?) 주었다. 

집에 와서도 나는 내내 허탈감에 짓눌렸다. 그 자매가 차라리 청소년이었다면 아이스크림 집으로 데리고 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주고 조언도 해주었을 거다. 그러나 장로님의 외동딸로 서른이 다 된 자매, 그것도 온통 패션에 대해 온 열정을 쏟는 사람에게 그 시끄러운 식당에서 무어라 충고를 해주겠는가.  

나는 잠자리에 들기 전 밤 시간에 읽는 큐티집을 펼쳤다. ‘하나님, 무슨 말씀이든 좋으니 제게 들려주세요.’ 그리고 읽어내려 간 본문이 에스겔 22장이었다. 온 백성이 총체적으로 타락한 이스라엘. 그러나 그들은 아무리 경고해도 돌이키지 않는다. 30절(현대인의 번역으로 보면)에서 하나님은 피를 토하듯 말씀하신다. “성벽을 쌓고, 내가 그 성을 멸망시키지 못하도록 성이 무너진 곳에 버티고 서서 나를 막을 의로운 사람을 찾았으나 나는 그런 사람을 찾을 수가 없었다.” 하나님의 안타까운 신음소리, 분노의 숨소리, 그리고 가슴을 치는 주먹소리가 생생히 들려오는 것 같았다.

전 세계가 동쪽 끝 작은 나라를 불안한 눈초리로 지켜보고 있지만 정작 우리는 하나님의 메시지를 듣지 못하거나 생생히 들었어도 제 소견에 좋은 데로 사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엘리야에게 8천명을 남겨두신 하나님께서 오늘 날 우리에게도 분명 기도하는 사람을 남겨두신 것을 나는 날마다 확인하다. 우리 교회만 해도 밤마다 어두운 성전에서 눈물로 기도하는 분이 어디 한 둘이랴! 그들 중에는 암 환자분도 있고, 자녀를 교통사고로 잃은 분, 경제적으로 가장 어려운 분도 있다. 그러나 나라와 민족을 위해 눈물을 아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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