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주신 선물, 생꿀의 달콤함 맛보세요”

짠내 나는 세상에 자연 그대로의 ‘단맛’을 전하다
‘착한 농부’ 지향하는 ‘히즈허니’ 노신영·박새롬 부부
손동준 기자l승인2017.09.27l수정2017.09.27 17:00l140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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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를 앞두고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들판 한가운데서 친환경적인 양봉으로 새로운 꿈을 일궈가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다. 서른여섯 살 동갑내기인 노신영 박새롬 부부(김포전원교회 집사)는 올해로 3년째 ‘히즈허니’(http://www.hishoney.co.kr)를 통해 자연 그대로의 달콤함을 세상에 전하고 있다. ‘창조주가 허락한 꿀, 착한 농부가 만드는 정직한 꿀’이라는 뜻의 상호 ‘히즈허니’처럼, 부부는 양봉을 시작한 뒤 이전에는 미처 몰랐던 하나님의 섭리를 민감하게 느끼고 있다고 고백한다. 스스로를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표현하지만, 양봉을 대하는 태도만큼은 비범함을 넘어 특별함이 느껴졌다. 평범한 사람들이 만드는 특별한 꿀, ‘히즈허니’의 공동대표인 노신영 박새롬 부부의 달달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도 사라진다는 말, 들어보셨죠? 벌은 과일과 채소를 열매 맺게 하는 꽃가루받이 역할도 하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곤충이기도 합니다."

▲ 양봉인 가운데서도 손꼽힐 만큼 젊은 측에 속하는 두 사람은 하나님이 주신 자연 그대로의 단맛을 더 많은 소비자들과 나누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월급쟁이 벗어나 양봉의 세계로

기독청년모임에서 만나 결혼한 두 사람은 직장에서 주는 월급으로 생활하던 전형적인 도시 부부였다. 특히 CTS 기독교TV 10년차 기자였던 아내 박 집사에게 농사는 꿈에도 상상해보지 못한 일이었다. 그런데 결혼한 지 3년째가 되던 어느 날, 전기설계 엔지니어로 일하던 남편이 농부가 되고 싶다며 아내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해가 뜨고 질 때까지 콘크리트 건물 속에서 컴퓨터 화면만 들여다보며 주말까지 야근하는 생활에 회의를 느낀 것. 남편은 당시를 회상하며 “첫째 아이가 태어나고 100일 동안 일찍 들어온 기억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회사를 그만 두고 실업급여를 받는 기간 동안만이라도 농사를 짓게 해달라는 남편의 설득에 아내는 “기회는 줘야겠다”는 생각으로 허락 했고, 그길로 남편은 1년간 밭을 빌려 여러 농사를 시도하며 가능성을 봤다. 그 중 양봉이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가장으로서 생계를 꾸려야 하기 때문에 수익성이 높아 보이는 분야를 택한 것도 있지만, 배울수록 벌의 세계가 흥미롭고 놀라웠다. 양봉을 시작하고 1년 뒤 아내가 동참하면서 지금에 이르렀다.

“벌의 생태는 배우면 배울수록 놀라웠어요. 육각형의 방 안에서 생과 사가 끊임없이 반복돼요. 사람들의 사회처럼 벌도 각자 나이에 따라 성별에 따라 맡은 역할이 있고요, 또 꽃을 그냥 먹으면 달지 않은데 벌들이 그 안에서 물질을 채취해오면 꿀이 된다는 게 신기했어요. 그 작은 벌들이 꿀도 만들고 꽃가루(화분)도 가져오고 밀랍(벌집의 원료), 프로폴리스, 로얄제리까지 만들지요.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도 사라진다는 말, 들어보셨죠? 벌은 과일과 채소를 열매 맺게 하는 꽃가루받이 역할도 하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곤충이기도 합니다.”

농업 전체가 그렇지만 특히 양봉업 종사자들의 연령이 대체로 높다고 한다. 그래서 두 사람은 전업농 가운데 열 손가락에 들 정도로 젊은 편이다. 그래서 이 일에 더 사명감을 느낀다. 벌을 보존하고 키우는 일은 생태계를 위해 정말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나이 많은 선배들의 노하우를 많이 배우는 동시에 새로운 아이디어도 많이 내서 우리나라 벌꿀을 사람들이 더 즐겨 찾도록 하고 싶다는 게 이들의 소망이다.

 

자연 그대로의 단 맛 전하고파

더 큰 소망은 창조주 하나님이 주신 자연 그대로의 단맛을 소비자들에게 선물하는 것이다. 히즈허니에서 생산되는 꿀은 천연꿀 가운데서도 ‘생꿀’이다. 꿀의 수분을 벌이 스스로 날리도록 자연 숙성시킨 것이 생꿀이다. 일반적으로 천연꿀 하면 다 같은 꿀로 알려져 있지만 많은 경우 꿀의 수분을 기계로 증발시키는 ‘농축꿀’이다.

“벌들은 물처럼 묽은 형태의 꿀을 꽃에서 가져와 벌집 안에 둔 다음 먹었다 뱉었다를 반복하고 날갯짓을 하며 꿀의 수분을 날리는데, 생꿀은 벌들의 작업이 끝날 때까지 2~3주에 한 번씩 채밀(수확)하는 거예요. 농축꿀은 2~3일에 한 번씩 채밀한 후 기계를 이용해 수분을 날리죠. 생꿀이 수확량은 훨씬 적지만 영양소나 향이 그대로 있기 때문에 몸에 더 좋죠.”

농축꿀과 비교했을 때 생꿀을 수확하는 것이 판매자 입장에서는 수익적인 면에서 좋지 않다. 그러나 좀 더 맛있고 자연친화적인 방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방법을 고수하고 있다. 아내 박새롬 집사는 “잠언 24장 13절에 나오는 ‘내 아들아 꿀을 먹어라 이것이 좋으니라’는 구절에 꿀이 등장한다. 당시에는 기계가 없었을 테니 당연히 생꿀이었을 것”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성경 속 옛날 사람들이 먹던 방식 그대로를 고집하고 싶다는 뜻이다.

이런 노력의 결과였을까. 최근에는 생꿀을 찾는 소비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매년 수확한 양을 거의 다 팔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제가 열심히 벌을 키운다고 해도 날씨가 따라주지 않으면 꿀이 안 나오더라고요. 그럴 때는 솔직히 많이 불안했습니다. 성경 속 이스라엘 민족의 패턴과 비슷한 모습이 저희에게도 있었어요."

▲ 노신영 박새롬 부부가 벌을 치는 김포의 임야. 부부는 이 곳에서 300여개의 벌통을 돌보고 있다.

귀농 후 만난 하나님

양봉을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이 달라진 점은, 날씨에 민감해졌다는 것이다. 남편 노신영 집사의 표현대로 “그야말로 날씨와 함께 사는 삶”이다. 비가 오면 일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날씨가 좋으면 나가서 일하고 날이 안 좋으면 자녀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 그래서 좋은날도 감사, 비가 오는 날도 감사하다.

그런데 날씨가 정말 안 좋을 때는 조바심이 나기도 한다. 꽃이 화창하게 펴야 꿀이 나오는데, 주구장창 비만 내리거나 너무 더우면 수확량에도 크게 영향을 끼친다는 것.

“제가 열심히 벌을 키운다고 해도 날씨가 따라주지 않으면 꿀이 안 나오더라고요. 그럴 때는 솔직히 많이 불안했습니다. 성경 속 이스라엘 민족의 패턴과 비슷한 모습이 저희에게도 있었어요. 수확량이 크게 떨어지면 불안해서 어쩔 줄 모르고 서로 다투고, 다시 채워지면 그 때서야 감사하는 그런 모습들이요.”

작은 벌의 세계를 공부하는 것도 창조주 하나님의 놀라우심을 발견하고 이해하는 새로운 경험이 되고 있다. 더불어 창조세계 보존의 중요성도 깊이 알아가고 있다. 직장을 다닐 때는 잘 와 닿지 않던 것들이다.

“하나님의 창조세계에 대한 소중함이 절실하게 느껴집니다. 이 작은 곤충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릅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벌의 세계가 중요하고 보존돼야 하는데, 그러려면 꽃도 건강해야 하고 자연의 어느 것도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더라고요. 모든 것이 다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으니까요. 이런 것들이 새롭게 와 닿는 것 같습니다.”

 

"양봉은 세계 어디서나 꽃과 벌이 있다면 할 수 있는 전문적인 기술이기에 선교지 뿐 아니라 나중에 통일 후 북한에 들어가 북한농가를 돕는 것도 가능하거든요."
 

부부의 꿈이 만나는 곳

히즈허니를 통해 이루고 싶은 꿈이 있느냐는 질문에 부부는 “큰 그림은 모르겠다. 다만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동행하심에 따라 한걸음씩 걸어가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아내 박 집사는 “요셉도 아브라함도 보지 못했던 인생의 큰 그림을 어떻게 보겠느냐”며 “다만 요셉이 감옥 안에서 하루하루 하나님을 의지하며 살았듯이 주어진 하루하루를 열심히 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어렴풋이 북한 선교에 대한 비전을 내비쳤다. 특히 아내 박 집사는 지난 10년간의 기자생활을 통해 비전을 심어주신 하나님의 섭리를 신뢰하게 됐다고 말한다.

“남편이 처음 양봉을 한다고 했을 때 현실 도피적이고 이기적이라고 비난했어요. 마지못해 그 꿈을 인정해주고 도와주면서도 힘이 들면 ‘왜 농사를 하고 싶다는 거야?’ 이런 원망어린 생각을 했었죠. 그런데 어느 날 설교를 듣다가 남편의 소원이 하나님이 주신 것임을 깨닫게 됐어요. 빌립보서 2장 13절 본문이었는데 ‘너희 안에서 행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 자기의 기쁘신 뜻을 위하여 너희에게 소원을 두고 행하시니’라는 말씀이 확 와 닿는 거예요.” 이 말씀은 남편의 꿈과 자신의 소원이 크게 다르지 않음을 깨닫게 했다.

“그렇다면 내가 마음에 품었던 소원은 무엇이었을까 생각해봤어요. 10년간 기자생활을 하면서 관심이 많이 갔던 부분은 선교였어요. 특히 전문적인 기술을 가지고 복음을 전하는 ‘전문인선교’와 통일 후 남북한 격차해소를 대비하는 일에 마음이 있었거든요. ‘어? 지금 우리 부부가 하고 있는 일과 이어지네’하는 깨달음이 오더라고요. 양봉은 세계 어디서나 꽃과 벌이 있다면 할 수 있는 전문적인 기술이기에 선교지 뿐 아니라 나중에 통일 후 북한에 들어가 북한농가를 돕는 것도 가능하거든요. 제 마음 속에 있던 ‘내 꿈이 희생되고 있다’는 생각은 사실 하나님을 신뢰하지 않는 마음이었던 거예요. ‘10년간 내가 한 일은 헛된 일이 아니구나. 하나님은 그걸 헛되게 하시는 분이 아니지’ 이런 생각이 새롭게 들었어요. 하나님은 남편의 꿈과 저의 꿈을 만나게 하신 것 같아요. 제가 이런 마음으로 다시 양봉 일을 하니까 지금은 전보다 더 즐거워진 것 같아요. 솔직히 재정적으로 아직 자리 잡지 못한 부분이 있어서 걱정도 많이 하고 불평도 많이 했어요. 하지만 우리에게 소원을 주신 분이 계시니 신뢰하면서 나아가려고요.”

 

손동준 기자  djson@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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