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하나님이 이 자리에 계신다
상태바
[기자수첩] 하나님이 이 자리에 계신다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7.09.15 14: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을,정기총회의 계절이다. 총회는 각 노회에서 파송한 대의원들이 모여서 교단의 1년 정책을 결정함으로써 속한 교회들이 평안히 목회하고 복음 전파에 힘쓸 수 있도록 하는 목적으로 열린다. 총회 석상에는 대의원 뿐만 아니라 총대들을 섬기기 위해 여전도회원들이 봉사를 하고, 해외에서 사역하던 선교사들도 참석해 세계선교 현황을 알리며 위로를 받기도 한다. 군종목사들도 1년에 한 번 총회에 대한 소속감을 높이고 군 선교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참여한다. 총회 장소가 캠퍼스인 경우는 학생들이 교회의 회의를 가감없이 바라본다. 한마디로 총대 뿐만 아니라 부푼 기대를 안고 지켜보는 ‘관객’도 많다는 뜻이다.

하나님의 일을 하는 교회의 목사와 장로들이 총대로 참석해 회의를 진행한다고 해서 우리는 교단총회를 ‘성총회’라고 부른다. 그런데 대부분의 교단 총회를 지켜보면서 ‘거룩하다’는 느낌은 전혀 받을 수 없다. 예배에 집중하지 않고 삼삼오오 모여서 떠드는 총대들이 있는가 하면, 총회장 밖에서는 고성과 싸움이 오가기도 한다.
하나님도 안중에 없고, 선교의 길이 막혀도 상관 없다. 그저 내 목소리만 들리면 된다. 안타깝게도 극히 일부의 이런 총대들의 언행이 총회 전체의 거룩성을 훼손하고 분열과 갈등을 유발한다.

지난 12일 열린 예장 대신 정기총회는 개회 전부터 2시간 동안 열띤 토론이 있었다. 이 과정에서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말도 나왔다. 마치 재건축조합의 총회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보다못한 총회장이 “이 자리에 하나님이 계시다”라고 말했지만, 일부 총대들에게 그건 그렇게 중요치 않아보였다.

기자이지만, 관객의 시선에서 총회를 바라보며 ‘무엇이 중요할까’ 다시 생각해보았다. 깊은 고민 중에 증경총회장의 기도가 귀에 꽂혔다.

“성총회는 인간의 권세를 자랑하는 자리가 아니라 주님만을 고백하는 자리입니다. 하나님만 기뻐하시는 총회가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하나님이 함께 계심을 진짜 믿는다면 다시 ‘성총회’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이 총대들의 믿음에 달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