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에게 손 내민 예수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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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에게 손 내민 예수님처럼
  • 윤두석 목사
  • 승인 2017.09.15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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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두석 목사 / 백석푸른나무교회

“때리시면 맞을 테니 부디 장애인 학교를 지을 수 있게 해 주세요”

요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한 영상으로 지역이기주의 논란이 뜨겁게 일고 있다. 영상에는 지난 5일 서울 강서구에 발달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발달장애인을 둔 학부모들이 무릎 꿇고 특수학교의 필요성을 지역주민들에게 호소하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에는 이를 반대하는 지역주민들의 모습도 담겼다.

교회는 세상의 빛이다. 소망이며 희망이다. 교회의 주인 되신 예수님은 세상에서 가장 절망스럽고 소망 없는 인생들을 찾아가셨다. 그들은 다름 아닌 장애인이었다. 예수님이 메시아이심을 알아보고 증언했던 첫 번째 사람들도 다름 아닌 장애인들이었다. 시각장애인, 청각장애인, 하반신장애인, 발달장애인, 정신질환자, 귀신들린 자, 문둥병자, 중풍병자 등 당시 의학으로는 치료가 불가능한 중증장애인들이다.

그런데 예수님은 다름 아닌 이들을 찾아가셨다. 그리고 그들을 치유하시고 회복시키셨다. 육신을 입으신 하나님은 장애인도 하나님의 형상을 가진 하나님의 소중한 자녀임을 세상에 보여주신 것이다. 바울은 고린도교회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외치고 있다. “세상의 약한 것들은 택하사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시고, 세상의 천한 것들과 멸시 받는 것들과 없는 것들을 택하사 있는 것들을 폐하려 하시나니 이는 아무 육체도 하나님 앞에서 자랑하지 못하게 하려 하심이라”(고전1:26~29)

서울의 자치구 중 장애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구는 강서구이다. 그런데 발달장애인의 교육을 위한 특수학교는 교남학교 하나뿐이다. 그것도 사립학교로 정원이 104명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강서지역 발달장애인들의 교육 수요를 커버하기에는 턱없이 적은 수준이다. 교남학교에 들어가지 못한 장애학생들은 2시간이 걸리는 다른 구를 찾아가 교육을 받아야했다. 그래서 교육부는 가양동 공진초등학교에 발달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설립을 계획한 상태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지역주민들은 크게 반대하지 않았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의 김성태 의원이 총선공약으로 공진초등학교 부지에 국립한방의료원을 유치하겠다고 한 것이 지역주민들의 이기심에 도화선 역할을 했다. 사실 해당용지는 처음부터 학교용지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땅이다. 이러한 법적인 근거에도 불구하고 김성태 의원은 표심을 얻기 위해 특수학교가 혐오시설인 것처럼 조장하고, 지역의 땅 값을 떨어뜨리고, 지역 환경의 수준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간접적인 홍보로 결국 당선이 되었다. 참 어처구니없는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이미 발표가 됐지만 ‘특수학교 설립환경을 고려한 학교설립 매뉴얼’ 보고서에서는 ‘특수학교 설립과 인근 지역 부동산 가격은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아직도 전근대적인 장애인관을 극복하지 못하는 사회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지난 해 기준 서울 시내 특수교육이 필요한 장애인학생은 1만2929명이다. 반면 특수학교에서 수용되어 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은 4496명으로 34.7%에 그치고 있다. 이 수치는 더 많은 특수학교가 구마다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나는 발달장애인을 둔 학부모이다. “때리시면 맞을 테니 부디 우리 자녀들도 교육 받을 수 있는 특수학교를 설립해 주세요”라고 호소하는 부모의 마음이 무엇이지 절절히 알고 있다. 나는 이 소식을 접하고 한참 동안 마음으로 울었다. 나도 그 자리에 함께 있었으면 동일하게 행동했을 것이다. 이것은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는 모든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의 마음일 것이다.

나는 주 예수님을 구주로 섬기며 세상 속의 빛으로 살아가는 교회와 성도, 기독교기관과 대학들에게 기대하고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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