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를 세우는 스승이 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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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를 세우는 스승이 되라!
  • 변순복 교수
  • 승인 2017.09.13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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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생명나무 제자 양육

산헤드린 공회의 전신인 위대한 모임의 교사들이 토라를 전수 받은 다음, 그들이 가장 중요하게 가르친 것은, 첫째 ‘판단할 때 신중 하라’, 둘째 ‘많은 제자를 세우라’ 그리고 셋째 ‘토라에 울타리를 치라’이다. 지난 주 우리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바라보며 판단할 때 신중 하라는 가르침을 읽어보았다. 오늘은 두 번째 가르침인 ‘많은 제자를 세우라’는 말씀을 통하여, 그들이 다음 세대에 전수하려는 교훈이 무엇인지 알아보려한다. 

먼저 우리가 생각해 볼 것은, ‘많은 제자를 삼으라’ 또는 ‘많은 제자를 양육하라’ 또는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을 가르치라’하면 될 것인데, 왜 그들은 ‘많은 제자를 세우라’하였는가 하는 것이다. 유대인 역사 속에서 가장 많은 사람을 가르친 랍비를 소개하라고 하면, 유대인들은 서슴없이 랍비 아키바라고 말할 것이다. 랍비 아키바는 24,000명의 제자가 있었다고 하니, 그럴 만도 하다. 

그러나 그의 제자들은 자신을 토라로 세우지 못하여, 서로서로 존중하지 않고 서로에게 무례하게 행동한 것을 보면, 그들에게는 토라의 생명이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단 기간에 모두 죽었다고 전한다. 이 때 죽은 사람들 가운데 유능한 학자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들의 죽음은 유대 민족에게 대 재앙과도 같았다고 역사가는 진술한다. 

이처럼 비극적인 사실을 인지한 위대한 랍비 아키바는 낙심하기보다는 자리를 옮겨 새로운 학생들을 가르쳤다. 이 때 랍비 아키바는 과거의 비극을 거울삼아, 많은 사람을 가르쳐 제자를 삼으려고 노력한 것이 아니라, 생명 있는 제자를 세우는 사역을 하였다. 이 때 세움을 받은 제자들은, 랍비 마이어, 랍비 예후다, 랍비 요시, 랍비 쉬므온, 그리고 랍비 ’엘아자르 벤 샤무아’이다. 바로 이 제자들이 이스라엘에 토라를 다시 세운 귀한 선생들이다. 만일 랍비 아키바가 이들을 세우지 않았다면, 토라는 영원히 세움을 받지 못하였을 것이며, 토라는 사라지고 말았을 것이라고 유대인들은 말한다. 

그 때 랍비 아키바가 한 말은, 많은 사람을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토라를 보여주어, 토라를 따라하게 하는 제자를 세우는 사역이라고 하였다. 많은 사람에게 토라의 지식을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토라를 보여주는 사람, 토라를 따라 행하는 사람을 세울 때, 토라가 세움을 받는다고 랍비 아키바는 가르쳤다. 

그러므로 선생은 토라를 세우는 건설자인 제자, 하나님 나라를 건설하는 건설자를 세워야 한다고 하였다. 그래서 랍비 아키바는 ‘너는 아침에 씨를 뿌리고 저녁에도 손을 놓지 말라. 이것이 잘 될는지, 저것이 잘 될는지, 혹 둘이 다 잘 될는지 알지 못함이니라(전 11:6)’라는 성경구절을 인용하여 ‘젊은 시절에 제자를 세웠다면, 노년에도 계속하여 제자를 세우는 사역을 하여야 한다(예바모트 62b)’고 강조하였다. 그러면 어떻게 제자를 세워야하는가? 왜 위대한 모임의 공회원들이 ‘가르치라’는 말 대신에 ‘세우라’라는 표현을 사용했는가? 

스승은 반드시 제자들에게 스스로 설 수 있는 능력과 지속적으로 배우고자 하는 열망을 심어 주어야 하고, 스스로 설 수 있도록 필요한 연구도구들을 주어야한다. 단지 가공하지 않은 사실을 전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재료가 있으면 어떤 형태든지 만들어 그것에 생명의 호흡을 불어넣어 주어야 한다. 스승은 자료 뒤에 숨은 의미를 설명하고, 짜임새 있는 사상의 틀을 세워주어야 할 책임이 있다. 

그는 반드시 제자들에게 토라와 그 연구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게 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제자들이 굳건한 반석 위에 설 수 있다. 더불어, 스승은 제자들이 자신의 삶의 길을 당당히 걸을 수 있도록, 인격적인 성품과 연구에 대한 올바른 관점을 계발하기 위한 훈련을 시켜야한다. 

세상에 토라를 세우는 훈련 없이, 토라를 지식적으로만 가르치고 전한다면, 다양한 논쟁만 일으킬 뿐이지 토라는 바르게 세워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공회원 교사들이 ‘많은 제자들을 세우라’고 말하는 것은, 토라는 단순히 지식적으로 가르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왜냐하면 토라는 ‘그것을 얻은 자에게 생명나무이기 때문에 토라를 가진 자는 복이 있다(잠 3:18)’고 가르친다. 즉 제자를 세운다는 말은, 제자에게 영적인 생명을 불어 넣어, 생명나무로 세워야 한다는 말이다. 그래야 그 제자가 또 다른 생명나무인 제자를 세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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