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기관 통합, 한기총 복귀로만 가능하다?”

한기총 엄기호 신임 대표회장, 통합추진 원칙 밝혀
고질적 병폐 해법 제시했지만, 애매모호 시간부족
이인창 기자l승인2017.09.09 23:52:52l수정2017.09.15 17:05l140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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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기총 엄기호 신임대표회장이 지난 9일 시무하고 있는 경기도 광주 성령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엄 대표회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신임 대표회장으로 선출된 엄기호 목사(성령교회)가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는 보수 연합기관 통합 논의에 찬물을 끼얹었다.

엄기호 목사는 지난 8일 경기도 광주 성령교회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연합기관 통합은 무조건 찬성”이라는 원칙을 강조했지만, “나간 사람이 들어오면 되는 것이지 무슨 통합이 필요하나. 근본적으로 같았기 때문에 (한기총에) 들어와서 잘못된 이단을 내보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엄 목사는 “이단이 싫다고 (한기총을) 나가버리면 나중엔 이단 소굴이 될 것 아닌가. 잘 아는 사이니 들어오도록 종용하고 있다. 들어오지 못한다면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도 전했다.

2012년 한기총 내 이단문제 등을 이유로 탈퇴해 한교연이 설립된 것을 일컬은 부분이다. 

엄 목사는 불과 5일전 한국교회교단장회의에 참석해서는 ‘한국기독교연합’과 통합 추진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 상반기에는 한기총 통합추진위원장을 맡아 한교연과 통합 논의를 실질적으로 이끈 당사자였다.

이러한 그간 행보를 볼 때 이번 취임 기자회견에서 밝힌 통합에 대한 원칙은 의아하게 여겨지는 대목이다.

더구나 기자회견에 앞서 열린 대표회장 취임 감사예배에는 한교연 정서영 대표회장을 비롯해 한기연-한기총 통합추진위원장 이종승 총회장(예장 대신), 한기연 공동대표회장 김선규 총회장(예장 합동), 전명구 감독회장(기독교대한감리회)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통합을 위한 대화 파트너들이라 할 수 있다. 엄 목사는 "한기총 축제이지만 외부인에게도 축제가 돼야 한다"며 비회원교단 지도자들을 초청했다. 대화 상대들이 떠나자마자 내놓은 발언은 무례하다고 평가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엄기호 신임 대표회장은 한기총 내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온 군소교단 정치세력화, 이단논란 등에 대한 해법을 밝혔다. 그러나 그 내용이 애매모호하거나 안이한 수준이었다.

엄 목사는 “한기총 안에 전문가들이 충분한 심의를 거치겠다”면서도 “한기총 내 이단이 있다면 본인에게 이야기해서 자진사퇴하든지, 석고대죄와 같은 회개를 한다면 제 마음으로는 100% 용서하겠다”고 밝혔다.

또 엄 목사는 “군소교단은 자랑거리가 될 수 없다. 회원교회는 50개 정도인데 만년 총회장이 있는 것에 대해 생각을 달리한다. 유예기간이 2년으로 하고, 100개 이상 교회로 성장시키지 않으면 더 이상 있을 생각하지 말라”고 강경하게 발언했다.

한기총은 교단 상위기구가 아니라 교단 연합기구라는 점에서, 회원교단들의 반발을 살 수 있는 부분이다.

신임 대표회장은 한기총 개혁과제를 제시했다. 이러한 의지에 대해 한기총 안팎에서 해결 가능성을 기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내년 초 연임에 도전할 수 있지만, 당장 엄 신임 대표회장의 임기는 4개월뿐이다. 법원에 의해 직무정지된 이영훈 직전 대표회장의 잔여임기를 수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엄기호 대표회장이 제대로 된 임기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법원에 계류 중인 관련 소송들이 해결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같은 지적에 엄 목사는 “한기총 내 직원부터 인선해 직원들과 의논한 후 문제점을 파악해 임원 인선도 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이인창 기자  tackle21@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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