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이 내게 유익이라 “시련 통해 크신 하나님 은혜 경험했죠”

희귀병과 고통, 찬양의 은혜로 승화한 찬양사역자 서예준 집사 한현구 기자l승인2017.09.06 15:23:27l수정2017.09.06 15:32l14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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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순간이라도 침 삼킬 동안만이라도 고통이 멈춰진다면 조금은 살 것 같을 텐데. 감당치 못할 고통이 내 의지를 묶어 엄습할 때면 아버지 약속도 소망조차도 연기처럼 사라지죠.”

이 찬양을 작사·작곡한 주인공 서예준 집사는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CRPS)를 앓고 있다. 5년 전 교통사고로 인해 서 집사의 손은 아주 미세한 자극에도 극심한 통증에 시달린다. 물건을 쥐는 것도 불가능하고 실수로 스치기만 해도 칼로 베는 듯한 고통이 밀려온다.

CRPS는 가장 고통스러운 병 중 하나로 꼽힌다. 그들이 겪는 고통은 일반인들이 상상조차 하기 힘들 정도다. 그런 서예준 집사가 찬양에서 말하는 고통은 다른 이들이 말하는 고통과는 전혀 다른 무게감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그는 다음 가사에서 이렇게 고백한다.

“그런 고난이 내게 유익이라. 내 안에 감춰진 죄악들과 가시뿐인 내 전부를 정금같이 예수 이름 위에 다시 창조하시니. 고난도 아버지 은혜인 걸. 참 기쁨 알게 하신 은혜인 걸. 온전히 날 드리며 고백합니다. 내 삶의 기쁨은 오직 예수라고.”

희귀 난치병을 겪으면서도 고난이 유익이라 말하는 서예준 집사의 찬양은 듣는 이의 심금을 울린다. 4년 전에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 난치병 폴포츠로 이름을 떨친 그는 3연승을 거두며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마이크조차 쥘 수 없는 손으로 찬양 사역을 이어오며 하나님께 영광 돌리고 있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40년 만에 ‘돌아온 탕자’
모태신앙으로 자연스럽게 교회에 다녔지만 그것뿐이었다. 어릴 적 잠깐 순수했던 신앙은 나이가 들수록 ‘선데이 크리스천’으로 굳어졌다. 차지도 뜨겁지도 않은 신앙생활은 40년 동안 계속됐다. 하지만 그런 그를 하나님은 내버려두시지 않았다.

“원래 사업을 하면서 꽤나 잘 나갔어요. 그런데 하나님이 저를 돌아오게 하시려고 사업을 어렵게 하시더라고요. 어려움을 겪다 정신을 차리고 나니 하나님을 만나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어요. 사업을 정리한 뒤 40일 금식기도에 들어갔죠.”

절박한 마음으로 기도하다 신기한 경험을 했다. 발목 정도 오는 물에 물고기는 많은데 하나도 잡히지 않는 꿈을 반복해서 꿨다. 불현듯 형제와 다툰 일이 생각나거든 화해한 후 제사를 드리라는 말씀이 떠올랐다. 평소 다툼이 있던 누나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화해했더니 돌아온 날 밤, 물을 뜨기만 해도 고기가 잡히는 꿈으로 변했다. 그때부터 하나님은 찬양사역에 대한 마음을 부어주셨다.

“원래 음악에 대한 건 전혀 몰랐어요. 악보도 볼 줄 몰랐고 음표 하나 읽을 줄 몰랐죠. 노래에 취미가 있던 것도 아니었어요. 그런데 끊임없이 저를 찬양사역자로 부르셨습니다.”

처음에는 모세가 그랬던 것처럼 하나님께 반문했다. “하나님. 저는 음악에 대해서는 문외한이고 고졸에 불과한데 제가 어떻게 찬양사역을 합니까?” 그러자 하나님께서 응답하셨다. 골로새서 2장 말씀이었다. “세상 학문은 모두 초등학문에 불과하단다. 네가 하면 노래에서 그치지만 내가 함께하면 찬양이 된단다.”

응답을 받자 더 이상 피할 수 없었다. 서점을 들려 주니어 음악이론 두 권을 손에 들었다. 초등학생들이 음악을 시작할 때 보는 기초 학습서였지만 부끄럽지 않았다. 차츰차츰 독학으로 공부하며 수준을 높이자 작사·작곡도 할 수 있을 만큼 실력이 늘었다.

“이제 찬양사역을 시작하면 되겠구나 싶었는데 마음처럼 되지 않더라고요. 불러주는 곳도 없었고 스스로 무대에 설 용기도 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 부르셔서 찬양사역을 결단했는데 원활하게 되지 않아서 한편으론 의아한 마음도 있었죠.”

사고 통해 오히려 찬양사역 확신 얻어
그때 사고가 났다.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나서던 길 8톤짜리 덤프트럭이 그를 덮쳤다. 왼쪽 어깨를 다치고 양 손을 모두 못쓰게 됐다. 그보다 견디기 힘들었던 것은 원인을 알 수 없는 고통이었다. 검사 결과 희귀 난치병인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 CRPS라는 진단을 받았다.

고통을 받아들이는 것은 쉽지 않았다. 목숨을 끊으려 시도한 것도 여러 번이었다. 그런데 병실에서 고통으로 신음하던 그에게 옆 병상 환자의 노래가 들려왔다. 해바라기의 ‘사랑으로’라는 노래였다. ‘내가 살아가는 동안에 할 일이 또 하나 있지. 바람 부는 벌판에 서 있어도 나는 외롭지 않아.’

“그 노래를 들으며 나도 하나님께 받은 사명, 살아가는 동안에 할 일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죠. 찬양을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확신을 주셨습니다. 그때부터 유명한 오페라들을 닥치는 대로 들으며 뜻도 모르고 따라 불렀어요.”

그렇게 미친 듯이 노래를 듣고 부르자 오페라와 가곡 30곡이 외워졌다. 그리고 40년 신앙생활 동안 한 번도 하지 못했던 성경통독을 시작했다. 담당 의사에게 허락을 구한 뒤 병원 옆 교회에 가서 말씀 읽고 기도하고 찬양하길 매일 세 시간씩 했다.

그의 삶은 차차 말씀으로 회복되기 시작했다. 사고를 겪은 다음 해인 2013년 1월 1일. 새해를 맞아 기도제목 열 가지를 적어 하나님께 올려드렸다. 제일 먼저 적은 것이 스타킹 출연이었다.

“아무 경력도 없는 일반인이 찬양사역을 시작하려니 맨 땅에 헤딩하는 기분이었어요. 바로 옆 교회에 특송 한번 하기도 쉽지 않았죠. 그런데 스타킹 프로그램을 보니 저 같은 일반인들이 출연해서 공연할 수 있더라고요.”

기도제목을 적고 피땀 흘려 연습을 계속했다. 그러다 마침 그가 연습하는 모습을 우연히 들은 이웃이 그를 스타킹에 제보했다. 그의 표현대로 기적적인 스타킹 출연이 이뤄졌다.

“출연 전에 기도할 때 ‘나의 영광을 위해 너를 세웠다’는 말씀을 주셨어요. 내성적인 제가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보는 방송에서 담대하게 노래를 불렀다는 것이 지금 생각해도 놀랍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님의 은혜였죠.”

1번으로 적은 스타킹 출연부터 그 해 적었던 기도제목을 하나님은 모두 응답해주셨다. 그 이후로 매해 1월 1일을 맞을 때마다 다시 기도제목 열 가지를 적었고 하나님은 매번 신실하게 응답하셨다.

한 번은 오페라를 부를 때 더 발음을 잘하고 싶어 영어공부를 하게 해달라는 기도제목을 적었다. 그런데 갑자기 대치동 영어학원 원장이 바로 옆 병상에 입원했다. 대치동과 그가 입원한 병원은 거리도 멀었는데 이유를 알 수 없는 일이었다. SBS에 출연했으니 KBS에도 출연하게 해달라고 기도하자 그 해에 아침마당에 출연하게 됐다.

이제 서예준 집사는 교회와 병원, 고아원과 시설 어디든 그를 필요로 하는 곳이면 달려가 찬양으로 하나님이 하신 일을 노래한다. 말기암 환자들에게 쓰는 진통제를 먹고, 통증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한 기계가 몸 속에 박혀 있지만 그는 지금의 모습이 “너무 만족하고 감사하다”고 고백한다.

“예수 그리스도만이 진리입니다”
서예준 집사는 인터뷰 내내 예수 그리스도를 강조했다. 행여 예수님이 아닌 자신의 이름이 드러날까 두렵다고 말했다. 찬양 공연을 하고 간증을 할 때도 그는 항상 서예준이라는 사람은 잊고 예수님만 기억돼야 한다고 성도들에게 강조한다.

그는 최근 아버지의 은혜라는 찬양을 만들었다. 처음에 등장했던 바로 그 가사를 담은 찬양이다. 서 집사는 이 찬양을 통해 아픔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병에 걸려보니까 몸은 조금만 아파도 금방 알아채요. 그런데 육신의 아픔에는 그렇게 민감하면서 영혼의 아픔은 말기가 돼서야 깨닫더군요. 이 찬양을 듣는 성도들이 영혼의 아픔을, 그리고 하나님이 우리를 보시며 아파하시는 마음을 깨닫게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는 빨리 낫게 해달라는 기도를 하지 않는다. 완치해주시면 또 하나님의 은혜를 잊고 파랑새처럼 세상으로 날아갈까 두렵다고 말한다. 찬양할 때 마이크를 잡고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기도 하지만 하나님이 자신의 이런 모습을 통해 역사하실 것을 믿는다고 덧붙였다.

“예수 그리스도를 소유한 우리는 진품을 소유한 거잖아요. 하물며 가방도 진품을 사면 행여 비라도 맞을까 아끼는데 상상할 수도 없는 가치인 예수님을 우리는 너무 하찮게 여기지는 않나 돌아봐야 합니다. 제가 맡겨진 남은 시간 동안 더욱 주님 의탁하고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거하고 싶습니다.”

한현구 기자  hhg@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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