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종교 편향인가, 수출 사업의 일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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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종교 편향인가, 수출 사업의 일환인가?
  • 김성해 기자
  • 승인 2017.08.23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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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할랄 도축장 건립 재추진 계획, 지역 주민들 반대 입장 표명
▲ 부여군의회와 부여군기독교연합회는 지난 8일 할랄도축장 건립을 반대한다고 밝혔다.(사진출처:부여군의회)

정부의 할랄 지원 사업이 또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는 할랄(Halal)도축장 건립 재추진 계획을 밝히면서 특정 지역들을 후보지로 거론했다. 소식을 접한 교계에서는 농식품부를 향해 할랄도축장 건립 재추진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후보지에 거론된 부여군에서도 반대의 입장을 표명했다. 지난달 18일과 지난 1일, 충남기독교총연합회와 부여군기독교연합회는 부여군청 앞에서 ‘부여 할랄 도축장 설치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또한 지난 8일에는 부여군의회(의장:이경영)와 부여군기독교연합회가 함께 기자간담회를 열고 할랄 도축장 설치 반대에 뜻을 모았다. 

부여군의회는 “부여군민들이 반대하는 할랄 사업이 다시 추진되는 것을 반대한다. 주민들의 의견에 따라 부여 지역에 할랄 도축장이 들어서지 못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뜻을 굳혔다. 

부여군기독교연합회도 “할랄 사업은 특정 종교를 편향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우리나라 국민들을 이슬람 율법의 노예로 만들 수 있는 할랄 도축장 건립을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할랄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허용된 것’을 뜻하며, 할랄 도축장 건립을 위해서는 반드시 이슬람의 인증을 받아야 한다. 또한 일반 도축장과는 달리 할랄 도축장은 이슬람의 율법을 기준으로 건립해야 한다. 

도축장 반경 5km 이내에는 이슬람이 금하는 돼지 도축장, 축사 등이 없어야 하며, 할랄도축장 직원들 중에는 무슬림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또한 무슬림들을 위한 기도실도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도축방식도 이슬람 율법에 따른 ‘다비하(Dhabihah)’에 따라 도축해야 한다. 다비하 방식은 살아있는 동물의 머리를 메카의 방향으로 향하게 한 채로 단번에 목을 끊어내야 한다. 이슬람은 죽은 동물의 피를 먹으면 안된다. 때문에 다비하 방식으로 도축해 동물 몸속에 있는 피가 모두 빠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부여군기독교연합회 회장 유기종 목사는 “할랄 식품을 위한 동물들의 도축 방식은 이슬람 율법에 따르는데 이는 매우 잔인하며, 동물학대와 다를 바 없는 행위”라고 지적하며 “또한 할랄도축장이 들어서게 되면, 이슬람 율법에 따라 자연스럽게 무슬림들이 이 지역으로 유입될 것이고, 그들이 부여 내에서 땅과 집을 사면서 점차 무슬림들을 위한 게토가 되는 일은 시간문제이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지역 주민들과 교계단체의 반대로 도축장 건립을 보류한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할랄 지원 사업은 계속 이어가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할랄 시장은 동남아 시장, 남미 시장과 똑같은 시장”이라며 “국내에서는 해외로 많이 수출을 하는 것이 목표다. 또한 중동시장의 규모가 크기 때문에, 우리가 수출하기 위해서는 그곳에서 요청하는 사항도 충족시켜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며 난처한 입장을 드러냈다. 

한편 부여군기독교연합회는 할랄 도축장 반대를 위해 8월 마지막 주에 충남시와 대규모 반대 집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날 단체는 16개 시군구 내 할랄 반대 단체들과 함께 다시 한 번 정부를 향해 할랄 도축장 건립 반대를 강력히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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