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선교 열정 지켜내려면 ‘감사·결산·소통’ 이어가야

단기선교 이후 후속프로그램은 어떻게? 한현구 기자l승인2017.08.23 15:29:07l수정2017.08.23 20:25l14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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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시작이라는 입추(立秋)를 지나면서 무더위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중·고등·대학교의 여름방학 역시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방학 기간을 이용해 진행되는 교회와 선교단체들의 여름단기선교도 대부분 일정을 마무리했다.

여름단기선교를 다녀온 청년들의 마음엔 선교지에서 받은 은혜와 감동이 가득하다. 각 나라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의 역사를 보며 한껏 마음이 부풀어 오른다. 하나님이 보내시기만 한다면 전 세계 어디든 복음들고 달려 나갈 수 있을 것만 같다.

이 마음이 평생 이어진다면야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금세 시들시들해지고 마는 것이 우리 대부분의 모습이다. 바쁜 일상에 치이다보면 단기선교의 은혜를 간직하고 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처럼 선교적 삶이 이어지지 않는 데는 선교 이후 후속프로그램의 부재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그나라선교센터 황예레미야 목사는 ‘단기선교여행, 그 이후’ 포럼에서 “선교여행 전에는 기도, 신앙, 지역연구, 언어, 사역 등 다양한 준비에 시간을 할애하지만 사후에 목회적 돌봄과 지속적인 선교교육은 현저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여름단기선교가 단지 1주 내지 2주 동안 받은 짧은 은혜로 그치지 않으려면 선교를 다녀온 후 삶의 모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단기선교 준비 과정과 선교 기간에 쏟았던 열정만큼 단기선교 이후 후속프로그램에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한국대학생선교회(CCC)는 30년째 꾸준히 학생 단기선교팀을 파송하고 있다. 여름단기선교는 지상명령 성취를 목적으로 하는 CCC의 가장 중요한 사역 중 하나다. 올해도 112개 팀에서 1,400여 명의 학생과 간사들이 은혜로운 사역을 마치고 돌아왔다.

CCC 해외선교팀장 김장생 간사는 선교를 마친 후 네 가지 영역에서 사후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다음 사역을 위한 정리와 결산 △후원자들에게 보고와 감사 △팀원들과의 후속모임 △선교지와의 지속적인 소통 등이 그것이다. 이를 토대로 교회에서 필요한 단기선교 후속프로그램들에 대해 짚어봤다.

꼼꼼히 정리한 자료는 다음 사역의 자산
선교를 잘 마무리하고 정리하는 것은 단기선교를 다녀온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선교지에서 경험과 사역을 기록하고 정리한 자료는 다음에 이어질 선교를 위한 훌륭한 교재가 된다.

선교를 준비하는 과정부터 선교지의 사진과 영상, 기도제목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은 필수다. 자체 평가를 거쳐 좋았던 점과 앞으로 보완할 점을 기록하는 것도 좋다.

이렇게 정리한 자료들은 선교 이후 교회에서 드리는 보고예배에서도 활용된다. 보고예배는 단기선교팀이 선교지에서 받은 은혜를 나누는 시간인 동시에 기도와 재정으로 함께해준 교인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시간이다. 직접 선교지에 다녀오지 못한 성도들에게 선교적 사명을 일깨우는 시간이기도 하다.

올해 태국과 미얀마로 단기선교를 다녀온 성덕감리교회는 지난 6일 단기선교를 마무리하며 전 성도들과 보고예배를 드렸다. 대예배 시간에 함께 선교 기록 영상을 보며 사역 내역을 보고했고 선교지 상황을 전했다. 이날 주보에는 선교를 마치고 돌아온 청년들의 나눔이 실렸다.

단기선교에 참가한 청년 최하은 씨(27)는 “이번 선교를 통해 나라가 다르고 언어가 달라도 주님 안에서 하나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우리가 받은 은혜를 성도님들과 함께 나눌 수 있어 기쁘다”고 전했다.

후원자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아야 한다. 보고예배가 있긴 하지만 후원자 개개인에게 직접 선교지에서 받은 은혜와 감사하는 마음을 전한다면 금상첨화다. CCC에서는 기도와 재정으로 동역한 후원자들에게 기도편지를 작성해 진행한 사역을 보고하고 감사 인사와 기도제목을 나누도록 하고 있다.

삶에서 선교가 이어지도록
함께 선교를 다녀온 팀원과 후속 모임을 만드는 것 또한 많은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방법이다. 청년목회자연합(Young2080) 고직한 대표는 “후속 미팅은 단기선교 이후 일상적 삶에서 선교사의 삶을 살게 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고 조언했다.

후속 모임은 선교 현장의 감동을 지속적으로 삶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선교 기간 동안 받은 은혜를 상기시키며 일상 속에서 선교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게 해준다.

모임에서는 선교에 함께 했던 팀이 모여 받은 은혜를 나누며 다녀온 선교지를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때 팀원들이 함께 다음 선교를 준비하거나 선교 이해를 위한 교육에 참여한다면 중·장기적인 선교 사역을 그려나갈 수 있다.

미션파트너스 한철호 선교사는 선교를 다녀와서도 선교와 이어진 삶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선교사는 “지속적으로 선교에 관여돼 있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방법으로든 선교와 접점을 갖는 활동을 이어가면서 크리스천의 사명이 선교에 있다는 것을 잊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기선교팀에서 선교 이후 선교 교육에 참여한다면 선교 철학과 역사에 집중해 선교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넓히는 것이 좋다. 같은 지역에 지속적인 선교를 계획하고 있다면 언어 공부도 필요하다.

김장생 간사는 “단기선교는 단편적인 선교다. 현장 가까이서 선교에 대해 느낄 수 있지만 짧은 기간이라는 한계가 있다”며 “사후 교육은 선교 이후에도 일상에서 선교적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교육과 다음 사역을 준비하는 과정이 돼야 한다”고 전했다.

선교지와의 지속적인 소통도 자칫하면 놓치기 쉬운 부분이다. 실제 단기선교를 다녀온 참가자들은 선교 이후 현지 교회의 상황과 성장에 대해 알기 원했지만 개인적으로 연락을 취하기는 쉽지 않다.

올해 중국으로 단기선교를 다녀온 대학생 이재현 씨(21)는 “선교지에서 만난 친구들이 이후에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다. 그들이 계속 하나님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신앙이 자라고 있는지 알고 싶다”며 “선교지의 소식을 듣고 우리의 소식도 전하는 창구가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단기선교는 끝이 아닌 시작이다. 단기선교가 일회성 활동으로 그치고 선교 이후의 삶이 이전과 달라지지 않는다면 단순한 해외 봉사활동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선교는 단기선교 시기에만 이뤄지는 것이 아닌 평생 이어져야 할 우리의 사명이다. 단기선교 이후에도 철저한 후속프로그램이 준비돼야 하는 이유다.

한현구 기자  hhg@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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