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선교 선봉 교목, 선교 활동 보장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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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선교 선봉 교목, 선교 활동 보장 시급하다
  • 한현구 기자
  • 승인 2017.08.17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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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가 아닌 교사로 등록, 사역 독립성 보장 힘들어

한국 기독교 학교에서 교목의 입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억울하게 누명을 쓴 교목의 사례는 B여중 이 모 목사뿐만이 아니다. 기독교 교육에 대한 대내외적 압력도 적지 않다. <관련기사:“저는 정말 억울합니다” 눈물어린 호소 … 교목 인권은 어디로>

젊은 크리스천의 수가 점점 줄어드는 이때 학원선교의 최전선에 있는 교목들이 설 자리를 잃어가면서 다음세대 사역이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5일에는 성추행 의심을 받던 전북 부안의 50대 교사 S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S씨는 성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했던 학생들이 며칠 후 사실이 아니라고 밝히면서 경찰조사가 중단되고 혐의가 벗겨졌다. 하지만 교육청에서는 조사가 계속됐고 징계를 강행했다.

유족들은 “학생들이 거짓 진술을 해서 죄송하다며 교사에게 용서를 빌었음에도 교육청이 강압적으로 조사하고 누명을 씌워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한번 누명을 쓰고 성추행 신고가 접수되면 다시 정상궤도로 돌아오기가 쉽지 않다. 청소년 대상 성범죄는 사회적 시선이 민감한데다 피해자 진술을 중심으로 조사가 진행돼 무혐의 증명이 어렵기 때문이다.

비슷한 사례는 기독교학교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경기도내 한 미션스쿨의 교목은 사역 중 여학생에게 기도해준 것이 성추행으로 몰리는 일을 겪었다. 그는 억울했지만 싸움이 확대되는 것이 학교의 선교 사역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스스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사건을 겪은 교목들은 아직도 상처가 회복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성추행 누명으로 물러난 한 교목은 그때의 상처가 되살아날까 두렵다며 취재를 거절하기도 했다. 사건을 겪은 후 법정 투쟁 끝에 교목으로 복직 됐지만 사건이 다시 회자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전한 목사도 있었다.

대성고 교목 원광호 목사는 “학교와 교목은 갑을관계다. 학교에서 불합리한 조치를 취해도 손 쓸 방법이 거의 없다. 다시 복직되거나 다른 기독교 학교로 옮기는 경우 문제가 될까 두려워 사건 언급을 꺼리는 목사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현재 학교에 속해 있는 교목들은 법적으로 교내 목사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군종장교로 등록돼 정식으로 사역하고 진급하는 군목들과는 달리 교목들은 관련 규정이 없어 일반 교사로 등록돼 있다.

교사 신분이다 보니 학교장들이 교목의 영역을 침범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교목들은 “학교 교회의 담임목사로서 독립적인 권한이 보장돼야 하는데 교사로 등록돼 있다 보니 간섭이 많다”고 털어놨다. 사역을 둘러싼 갈등으로 교목자리를 잃거나 일반교사로 전환되는 경우도 있었다.

목사 신분으로 등록돼 있지 않아 기독교 교육에도 어려움이 많다. 애매한 지위에 있는 교목들 스스로도 정체성 혼란을 겪기도 한다.

서울 소재 기독교학교의 한 교목은 “학교에서는 어떨 때는 목사이기 때문에 희생하라고 말하면서 또 어떨 때는 일반 교사 취급하며 교사가 해야 할 일을 요구한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기독교 교육에 대한 대내외적 도전도 교목이 직면한 가장 큰 산 중 하나다. 지난 2004년 대광고등학교 강의석 씨의 ‘채플 거부 사건’ 이후 기독교 교육을 바라보는 사회와 교육청의 시선도 곱지 않아졌다.

이에 대해 한 교목은 “교육청에서 원하는 학생에 한해 기독교 교육을 실시하라거나 기독교 교육을 축소시키라는 공문이 자주 내려온다. 기독교 정신으로 세워진 학교 측에서 교목들의 사역에 힘을 실어줘야 하는데 오히려 사회의 눈치를 보고 사역을 제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국기독교학교연맹 교목협의회는 “교목들의 사역 축소는 학원선교 전체의 어려움으로 이어진다. 교목들이 학교에서 기독교 교육과 복음전파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도록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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