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중심의 새 연합” vs “오랜 전통과 질서 존중”

한교연+한교총=한기연, 창립까지 ‘산 넘어 산’ 쟁점사항 짚어보니… 이현주·이인창 기자l승인2017.08.10l14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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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회장 선출과 군소교단 임원자격 등 첨예한 대립

6인위원 대화중이지만 최종안 부결될 경우 통합 무산

창립 발기인들 임기만료 앞두고 ‘기득권’ 넘어설까 관심

‘한국기독교연합회’(이하 한기연)의 창립이 오는 16일로 연기됐다. 한기연은 사단법인 한국교회연합과 교단장회의 중심으로 구성된 한국교회총연합회가 통합하기로 한 새로운 단체의 명칭이다. 

16일 창립을 앞두고 양측이 6인 실무추진위원회를 구성, 기초 정관마련 등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과연 최종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양측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과연 기득권을 얼마나 내려놓을 것인가도 초미의 관심사다. 

한교연은 자신들의 정관을 중심으로, 한교총은 새로운 정관을 기준으로 기득권을 강조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정관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 6인 위원들은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올 수 있어 외부로 유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복수의 취재를 통해 파악된 바에 따르면 우선 창립총회 이후 12월까지 통합 합동 감리교 세 교단 총회장과 정서영 대표회장이 공동대표회장 체제로 가고, 12월 정기총회를 다시 열어 교단순번제에 따른 1인 대표회장 선거를 치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직 교단장 중심의 새로운 연합과 연합사업의 오랜 전통과 질서를 주장하는 양측의 대립이 심상치 않다. 양측이 주장하는 쟁점과 그 안에 내포된 의도를 짚어보았다. 

쟁점1 = 리더십 구조 및 선출 방법
한교연은 7.7정관을 중심으로 ‘교단 순번제’를 채택해 지금까지 대표회장을 선출하고 있다. 교회수를 기준으로 ‘가-나-다’군을 분류, 6년 간 가군에서 3회, 나군에서 2회, 다군에서 1회 대표회장을 맡는 제도다. 

한교연은 이와 같은 대표회장 1인 리더십 체제를 고수하면서 7.7정관에 기초한 교단순번제가 가장 적절하고도 연합정신이 잘 반영된 방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제도에도 맹점은 있다. 한교총에 속한 실무진들은 1인 대표회장 체제로는 연합운동의 활성화를 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1인 대표회장은 그가 속한 교단의 부담이 커지는 것은 물론이고, 타 교단의 견제로 인해서 원활한 연합사업이 진행되지 않는 단점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군소교단에서 리더십을 잡을 경우, 대형교단들의 비협조는 불 보듯 뻔한 일이라는 것. 


따라서 한교총은 1000교회 이상 교단으로 상임회장단을 구성해 결의권을 주고, 상임회장단에서 3명의 공동대표를 세우는 집단지도체제가 이상적이라는 주장이다. 
현재까지 1인 대표회장을 세우는 것까지 합의됐지만 자격을 둘러싼 논란도 만만치 않다.

한교총에서는 ‘현직’을 주장하고 있고, 한교연에서는 ‘총회장을 마친 후 5년 이내’를 제안했다. 최종 절충안이 ‘총회장을 마친 후 3년’이지만 이 또한 확정단계는 아니다. 대표회장 자격과 제도를 둘러싸고 결국 자기 욕심을 채우려는 것이 아니겠냐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현직’은 재직 기간만 봉사하게 함으로써 권력의 집중을 피하고, 실질적 지도력을 발휘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한교총 측은 주장한다. 하지만 연합기관에서 현직 총회장이 할 수 있는 역할은 그리 크지 않다. 

최근 예장 통합에서 ‘총회장 2년 전임제’가 헌의될 정도로 총회장들은 목회사역과 총회 활동의 분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취임 후 3개월이 지나면 ‘레임덕’이 온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총회장들이 현직이라는 이유로 대표회장 자격을 얻는다고 해서 연합사업이 원만히 굴러간다는 것은 착각이다.

또 현직 중심이라는 제한은 12월이 회기가 될 한기연의 구도상 9월 혹은 10월에 교단장이 바뀌면 12월에 내려놓거나, 12월에 새로 취임하게 된다. 전임자가 양보하면 총회장 취임 후 3~4개월 뒤에 연합기관 대표회장이 되어서 1년을 활동할 수 있는데, 서로 욕심을 부리다보면 교단 내부에서 갈등이 생길 수 있고, 결국에는 연합사업에 협조하지 않는 일도 발생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현직 제한조항이 교단의 추천권을 무시한 연합정신의 위배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국교회 연합기관 대부분은 법인 이사 혹은 대표회장 등의 추천권한을 교단에 맡긴다.

교단에서 지도력을 인정받았거나 연합사업에서 헌신도를 검증받은 인물을 교단 스스로 결정하게 한다. 이는 연합운동의 주도권이 회원교단에 있음을 뜻한다. 그런데 현직이라는 제한은 교단의 추천권과 자율적 참여를 막는 독소조항이 될 수 있다. 


‘임기를 마친 후 3년’이라는 조항 역시 의혹을 사기는 마찬가지다. 만약 이 제안을 한교총이 받아들인다면 “창립 멤버들이 한자리 차지하려는 속셈이 아니냐”는 비난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쟁점2 = 군소교단에 대한 인정여부
교단장회의가 독자적으로 한교총을 설립하고자 한 이유는 군소교단 정치가 한국교회 연합에 혼란을 초래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기총과 한교연의 구조를 보면, 임원회 안에 교단 크기와 상관 없이 총회장은 공동회장으로, 부총회장은 공동부회장으로 활동하면서 1교단 1공동회장을 맡고 있는 실정이다.

임원회가 실질적인 결의권을 모두 행사한다는 차원에서 볼 때 군소교단의 영향력이 막강하다. 실제 교단 규모에 따라 회비는 다르게 책정되고 있는데, 임원의 자격이 균등하다보니 대형교단은 돈을 내는 만큼 실익이 없다는 것이다. 


한교총은 한교연에 공문을 보내 “새로 창립된 단체의 회원권은 공교단 중심으로 해야 하며, 기존 방식은 조직만 방대하게 할 뿐 단체들의 전문성을 막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특히 상비부서 위에 부회장, 공동회장, 대표회장, 증경회장단 등 옥상옥 구조는 임원수만 늘려놓았을 뿐 상당히 소비적인 구조가 아닐 수 없다고 부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래서 한교총이 처음 내놓은 구상이 ‘상임회장단’이며, 1000교회 이상 교단장과 군소교단 컨소시엄으로 1000교회 이상이 될 경우 상임회장 한 자리를 확보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하지만 한교연 측은 현재 구조에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연합기관이 교단 크기에 따라 좌우되는 것 자체가 세상적인 방식이며, 하나님 안에서 모두 한 형제자매라는 연합의 관점을 적용하고 있다. 또한 한국교회에 어른에 대한 공경문화가 사라진다는 점에서 원로들의 역할이 좀 더 강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교총 창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연합기관이 증경들의 놀이터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말이 현직 총회장들 입에서 공공연히 나왔던 전례에 비춘다면, 증경회장과 원로들의 권한 강화를 한교총이 받아들이긴 힘들어 보인다. 

쟁점3 = 한교연 직원 승계 문제
한교연은 현재 근무하고 있는 직원의 100% 승계를 고수하고 있다. 한교연 입장에서는 법인을 가진 우리한테 한교총에 속한 교단들이 들어오는 것이라는 주인의식이 팽배하다. 

하지만 한교총 입장은 완전히 다르다. 우리가 법인을 새로 만들지 않고 한교연 법인을 사용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동상이몽’이다. 한교총은 새로운 법인에 한교연 직원을 승계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교총 입장에서는 직원 수는 최소화하고 교단이 사안에 따라 실무자를 파견하는 형식으로 하면 상당한 경비를 줄일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그래서 “새로운 단체의 창립에 맞게 자산과 부채, 직원의 문제를 선 처리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6인위원회에 참석한 한교연 관계자는 “쟁점사항에 있어 많은 부분에서 합의가 있었다. 한교연은 지난달 27일 임시총회에서 통합을 적극 추진하되 6인위원회 합의된 내용은 임원회 추인을 받도록 했다. 창립총회가 법적으로 완결해지기 위해서는 합의사항에 대해 임원회가 승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회의에 참석한 또 다른 한교총 관계자 역시 “서로 수용하기 어려운 것들까지 양보하면서 의견접근이 이뤄졌다. 한교연 법인사용 등과 관련해서도 창립총회 전에 법적인 절차를 완료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통 끝에 합의에 이른다면 오는 16일 한기연 창립은 확실해 보인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한교연은 11일 임원회에서 최종 합의내용을 추인 받아야 한다. 한교총도 14일 교단장회의에서 최종안이 통과되어야만 16일에 한기연이라는 새로운 단체가 탄생하게 된다.

이현주·이인창 기자  hjlee@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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