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교원수급정책 실패가 주는 교훈
상태바
[기자수첩] 교원수급정책 실패가 주는 교훈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7.08.09 15: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요즘 청소년들에게 꿈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공무원’이나 ‘교사’라는 답을 들을 수 있다. 부모세대로부터 ‘안정적인 노후’에 대한 고민을 수없이 들어왔던 자녀들은 은퇴 후 보장이 잘 되어있는 공무원이나 교사를 자신의 꿈으로 삼고, 이를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올해 전국 공립학교 초등학교 교사 선발인원이 지난해의 60%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정부의 교원수급정책 실패가 불러온 참사다. 죽도록 공부해서 교육대학에 가고, 임용고사를 치른 후 이제 선생님이 될 일만 남았는데, 학생은 없고 교사는 넘쳐난다며 일종의 ‘대기발령’을 낸 것이다. 임용을 기다리는 대기자는 3년 동안 발령을 받지 못하면 합격조차도 취소된다. 그러니 선발인원을 일단 줄이고 보자는 임시방편을 쓰고 있다. 

교사가 줄어든다는 전망은 학교 현장을 한번만 돌아봐도 알 수 있는 예견된 현실이다. 서울시내 초등학교 상당수가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저출산 문제가 터진지 오랜데 초등 신입생이 있을 리 없지 않은가. 한마디로 정부정책이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그런데 미래를 내다보지 못할 뿐만 아니라 아예 준비조차 안하는 곳이 또 있다. 바로 교회다. 주일학교 학생수가 줄어들다 못해 아예 운영하지 않는 교회가 부지기수다. 중고생이 되면, “대학입시를 준비한다”, “학원에 간다” 하면서 교회에 나오지 않는다. 저출산도 주일학교 감소의 원인이지만, 주일성수와 신앙생활의 중요성이 약화되면서 교회는 일종의 취미 생활이 되고 말았다. 

지금 교회는 고령화의 수혜를 입어 장년 성도들의 힘으로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추세가 얼마나 갈 수 있을까? 이대로 가다간 교회의 미래가 없다. 다음세대를 믿음의 반석 위에 든든히 세우지 않는다면 더 이상 세속의 물결을 막아내기 어렵다.

기성세대는 사라질 세대고, 다음세대는 다가올 세대다. 장년에 집중된 교회 구조를 다음세대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10~20년 뒤, 교회가 빈다고 투정해봐야 소용없다. 미래는 현재의 노력으로 바꿀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