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한 교단 규모 발맞춰 새로운 행정체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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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한 교단 규모 발맞춰 새로운 행정체계 필요”
  • 한현구 기자
  • 승인 2017.08.0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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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발전위, ‘대회제도에 관한 포럼’열고 대회제 도입 논의

총회 교단발전위원회(위원장:이규환 목사)가 주관한 ‘헌법 대회제도에 관한 포럼’이 1일 오전 11시 총회입주예정건물에서 진행됐다.

이날 포럼에서는 지역조정위원장 장원기 목사, 총회 헌법위원장 이창신 목사, 백석신학교 헌법교수 김광연 목사가 발제자로 나서 대회제도를 설명하고 필요성과 적절한 도입시기에 대해 논의했다.

대회(Synod)란 노회와 총회 사이의 치리회를 말한다. 대회는 일정한 지방 안에 있는 노회들을 관리하고 총회와 마찬가지로 매년 1회 회집한다. 대회는 노회와 달리 총회에 총대를 파송하지 못하고 총회에 헌의와 청원만 할 수 있다.

총회 헌법에 규정돼 있는 치리회는 당회·노회·총회가 있다. 만약 대회제도가 도입된다면 교단은 당회·노회·대회·총회 순의 4개의 치리회를 갖게 된다.

이창신 목사는 “평신도의 경우 당회, 노회, 총회를 거쳐 3심 재판을 받을 수 있지만 당회장인 목사의 경우 노회와 총회, 2심 재판 밖에 받을 수 없다”며 “대회가 도입된다면 목사의 치리는 노회가 1심, 대회가 2심, 총회가 3심을 맡게 된다”고 설명했다.

출애굽기에서 모세가 혼자 재판을 도맡는 것을 본 장인 이드로는 단계별로 재판관을 임명해 모세를 대신하게 한다. 이 목사는 이 구절에서 대회제도의 성경적 근거를 찾으면서 “재판은 정의롭고 공평하게 하되 이웃 사랑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대부분의 장로교단은 대회제도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 예장 합동총회는 대회제가 헌법에 명시돼 있지만 실질 운영은 중단된 상태다.

이 목사는 “헌법의 대회제는 정치적으로 명분과 설득력이 있지만 시행하는 과정에서 정치적인 이해관계로 표류하게 됐다”면서 “결국 대회제는 정치적으로 이용당한 셈”이라고 결론지었다.

이어 발제에 나선 김광연 목사는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는 교단에 제도의 신설과 개선이 필요함을 인정하면서도 성급한 대회제 시행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김 목사는 대회제도를 도입했거나 시행한 경험이 있는 감리회 총회와 합동 총회의 사례를 들어 대회제의 장단점을 설명했다.

감리회는 당회, 지방회, 연회, 총회의 4심 제도를 택하고 있으며 연회가 장로교단의 대회에 해당한다. 연회는 각 지방을 통괄해 사업을 진행하고 목회자의 안수와 파송 등 인사행정권을 가지며 총회실행위원을 비롯한 각종 이사, 위원들을 파송한다.

김 목사는 △감독정치의 이상적 실현 가능 △권력의 분산효과 △광역자치를 통한 응집력 생성 △평신도 운동 및 사역의 창구역할 등을 연회제도의 장점으로 꼽았다.

반면 연회구조가 정치도구 또는 행정기구로 전락해 부패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며 교단 본부인 총회의 기능이 약화되고 무력화 될 수 있다는 점을 단점으로 지적했다.

총회의 대회제도 도입에 대해 김 목사는 “교단 통합으로 아직 응집력이 약한 상태에서 대회제도를 추진하면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우리보다 규모가 큰 합동에서도 시행하지 못하는 이유를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 준비가 덜 된 현시점에서는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지역조정위원장인 장원기 목사는 교단의 규모가 성장함에 따라 관리할 수단이 필요함을 강조하면서 교회와 노회가 지역별로 정리되지 않은 현 상태가 지속된다면 교단의 발전은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장 목사는 “대회제는 성장한 교단을 관리하기 위해 논의되고 있는 많은 방안 중 하나”라면서 “지금도 130개가 넘는 노회가 있고 교단의 규모가 커지면 더 늘어난다. 권역별로 정리돼야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포럼을 주관한 교단발전위 위원장 이규환 목사는 “결정하는 자리가 아닌 교단 발전을 위해 논의하는 자리다. 건설적인 의견이 많이 나와 좋은 시간이 됐으리라 믿는다”며 “교단발전을 위해 좋은 방향이 있다면 언제든 교단발전위에 제시해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열린 예배는 발전위 총무 김강수 목사의 사회로 서기 유영삼 목사가 기도하고 총회장 이종승 목사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이 목사는 “그리스도인은 보이는 현실이 아닌 보이지 않는 장래를 소망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보이는 현실에 안주하면 안 된다”면서 “교단이 날로 성장하고 연합사역에서 우리가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는 지금 새로운 행정체계가 필요하다”고 포럼의 취지를 전했다.

이어 총회관건축추진위원회 본부장 이승수 목사가 총회관 건축 추진 현황에 대해 보고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이종승 목사의 축도로 예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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