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평창동계올림픽, 종교관 축소 위기

강행되면 기독교·불교·이슬람교 함께 기도실 사용...불필요한 갈등야기 우려 한현구 기자l승인2017.07.11l수정2017.07.12 14:09l139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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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당시 선수촌단지 내 기독교관에서 기독선수들을 위한 예배를 드릴 수 있었다. 다른 종교관들도 잘 마련돼 각 종교예식이 진행된 바 있다.

내년 2월 개최되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종교관(채플룸)이 단 하나로 축소될 상황에 처했다. 자칫 장소 사용문제로 불필요한 갈등이 야기될 우려가 높아 대안 마련이 요청되고 있다. 

IOC는 하계 및 동계올림픽에서 다양한 종교를 가진 선수들의 종교생활을 보장하기위해 종교관을 배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동안 개최된 올림픽에서는 기독교, 천주교, 불교, 이슬람교 등 주요 종교 신자들을 위해 통상 3~4개관 정도의 종교관이 운영돼왔다. 일반적으로 조직위에서 각 종교계와 MOU를 맺고 운영을 위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남자와 여자로 구분해 2개의 기도실만이 운영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선수촌부 여서현 팀장은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종교관 개념으로 하나의 센터에서 남·녀 기도실을 구분해 제공할 예정”이라면서 “종교별로 구분된 기도실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직위 측은 IOC 규정에서 복수의 종교시설을 제공해야한다고 명시돼있기 때문에 2개의 기도실을 제공하는 현 계획에 규정상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남자와 여자로 구분돼있을 뿐 기독교, 천주교, 불교, 이슬람교 등 각 종교가 하나의 기도실을 사용해야하는 실정이라 적잖은 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대학생선교회 스포츠선교 담당 홍상일 간사는 “이전 대회에서 기독교와 천주교가 같이 묶이는 경우는 있었지만 종교구분 없이 함께 사용하는 경우는 없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각 종교관은 보통 다른 층에 나누어 배치한다. 같은 기도실을 이용하게 되면 종교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올림픽과 같은 대규모 국제대회는 개최 국가의 역량을 드러내고 이미지를 결정한다. 하지만 선수들을 위한 ‘종교 서비스’가 이토록 부실하다면 많은 비용을 들여 개최하는 올림픽에서 오히려 국가 이미지를 추락시킬 수 있다고 홍 간사는 지적했다.

그는 “2015년 개최된 광주유니버시아드의 경우 기독교 종교관이 원활하게 운영돼 대만 선수촌부 측에서 벤치마킹해가는 사례도 있었다”며 “올림픽 규모의 국제대회가 자주 있는 것이 아닌데 국가 이미지 개선과 선교의 기회를 놓치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편, 종교관 확대 가능성에 대해 조직위 측은 선수촌 규모와 관리 문제를 들며 난색을 표했다.

선수촌부 여서현 팀장은 “이번 평창동계올림픽 선수촌 규모는 벤쿠버와 비교할 때 7분의 1, 소치와 비교할 때 4분의 1 수준”이라며 “이번 올림픽에서도 이전과 같은 규모의 종교관을 운영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홍상일 간사는 종교관 확대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조직위에 브리핑 기회를 요청한 상태다. 하지만 종교관 운영계획이 달라지면 공간 활용 계획도 달라져야하기 때문에 종교관 확대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현구 기자  hhg@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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