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정신 잃은 신학대, 독단적 운영으로 총장 선출 ‘내홍’

감신대-한신대, 1년 넘게 총장 선출 못하고 이사회 파행 이어져 정하라 기자l승인2017.07.11 10:57:16l수정2017.07.11 11:26l139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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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의 미래를 이끌어갈 신학대학들이 총장 선출문제로 오랜 내홍을 겪고 있다. 감신대는 지난 2016년부터 총장 후보추천과정에서 불법성 논란을 겪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이사회가 둘로 갈라져 1년 넘게 총장을 선출하지 못하고 있다. 학교법인 한신학원은 지난해 총장 선출을 위해 학내 투표를 실시했지만, 투표 결과와 상관없는 후보자가 총장에 선임되면서 학생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사회의 독단적 운영으로 총장 선출 과정이 파행으로 치닫게 되면서 신앙정신을 배경으로 하는 신학교의 설립정신마저 훼손시키고 있다. 

#이규학 이사장 선임으로 논란 가중

감신대는 총장 직무대행체제로 운영되고 있지만, 긴 행정 공백으로 학교 운영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욱이 지난달 20일 열린 감신대 이사회에서는 2015년 학내 사태 책임자로 이사장직에서 사임한 이규학 이사장 직무대행을 이사장에 선임하고, 차기 유지이사 선임 추천의 전권을 위임하면서 더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규학 이사장은 이사장 재선뿐 아니라 유지이사 7인 선임의 모든 권한을 위임받으면서 차기 이사진 구성에도 큰 힘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날 이사회는 현 이사들의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신임 임원으로 7인의 후보 중 이광석 감독(중앙연회)과 윤보환 감독(중부연회), 유영완 감독(충청연회)을 개방이사로 선임해 교육부에 승인을 요청하기로 했다. 또 현 학생회장을 당연직으로, 이영민 이사를 추천위원회 위원으로 보선했다.

그러나 반대편 이사회 측에서는 이날 이사회가 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했으므로, 결의 자체가 무효라고 반발하고 있다. 전체 19인의 이사 중 과반인 10인 이상이 참여해야 이사회를 개회할 수 있는 요건이 성립되지만, 앞선 이사회에서 신임이사인 전명구 감독회장과 이영민 교수(협성대)를 이사로 받아주는 결의가 선행되지 않았으므로, 이들을 정족수에 포함시키기 어렵다는 것이다.

반대로 이규학 이사장측은 지난 이사회에서 2인 이사에 대한 보선을 승인했고 교육부의 허가를 받았으므로 11인이 모여 이사회를 진행한 것에 대한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감신대 학생비상대책위원회도 성명서를 통해 사립학교법에 따라 지난 6월 20일 개최된 이사회는 소집절차를 위배한 것으로 이사장 선임은 원인 무효라고 비판했다. 학생비상대책위원회는 “교육부로부터 지난 20일에 진행된 제7차 감신대 이사회가 효력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지난 6차 이사회에서 새롭게 선임된 이영민, 전명구 이사는 6월 19일 교육부로부터 이사 취임이 승인됐기에, 7차 이사회에서 안건은 모두 무효가 된다”고 지적했다.

‘사립학교법(제17조 3항)’에 따라 이사회 소집을 위해서는 적어도 회의 7일 전에 목적을 명시해 각 이사에게 통지해야 하지만, 2명의 신임 이사가 교육부의 취임 승인을 늦게 받아 사전에 통지 받지 못했으므로, 20일 열린 이사회의 모든 결의는 무효라는 것이다.

이규학 이사장 반대측 이사진도 “이번 이사회는 결의정족수가 부족하고, 공지되지 않은 유지이사 추천권을 이사장에게 위임하기로 결의했다”며 법률 검토를 거쳐 법적 대응까지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사회는 감신대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위원장:김영호 목사, 이하 총추위)를 열어 지난달 27일 감신대 총장 후보자로 김두범 목사(LA새중앙교회. 전 교육국총무)와 김진두 목사(영등포중앙교회), 이환진 현 감신대 총장 직무대행 등 3인을 공개하고, 감신대 홈페이지를 통해 소견발표와 공약을 담은 짧은 동영상을 게재했다.

그러나 총장 선출을 위한 이사회가 지난 10일 정족수 미달로 무산되면서 총장 선출에 다시 한 번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감신대 학생비상대책위원회 백인혁 학생은 “이사회 파행은 임기 내내 독단과 밀실정치를 일삼은 이규학 이사장과 그와 뜻을 같이 하던 이들이 스스로 자초한 결과”라고 평가하면서 “학내 구조의 민주화 없이, 이사회에서 단독으로 차기 이사를 선임해 총장을 선출하는 것은 명백히 학교를 사유하려는 움직임”이라고 지적했다.

이규학 이사장의 임기는 오는 8월 6일까지다. 만일, 이번 이사회 임기 내에 총장선출이 되지 않는다면 차기 이사회가 총장후보추천과정에서부터 새롭게 추진해야 한다. 이 경우 현 후보들을 포함해 현 이사회에 의해 후보접수가 막힌 박종천, 이후정, 송성진, 왕대일 교수 등도 도전이 가능하다고 알려졌다.

감신대 교수들도 공정한 총장 선출 과정을 위해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지난 1일 출범한 감신대 교수연합회 회장 장성배 교수는 “비민주적인 과정으로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에 총장을 선출하는 것은 졸속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며, 리더십으로 인정받는 것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지금 이 문제로 교수들이 매일 모여, 해법을 위한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장총회 결의 무시하고, 독단적 운영 우려

한신대학교는 이사회가 비상식적인 방법으로 총장을 선출하면서 1년 넘게 파행을 겪고 있다. 지난해 3월 채수일 전 총장의 돌연 사퇴로 총장 선출 학내 총투표를 실시해 1, 2위를 뽑았지만, 이사회가 10%의 득표율을 얻은 3위 후보자를 총장에 선임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사회의 비민주적 총장 선임과정에 항의하며 해명을 요구한 학생들을 진압하기 위해 경찰병력을 끌어들였으며, 대치하던 학생들 20여명을 감금이라는 죄목으로 고소해 이중 5명의 학생들이 오는 8월 재판을 앞두고 있다.

학교의 재단인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가 지난해 9월 정기총회에서 한신대 총장 선임 결과에 대한 인준을 거부하고, 이사회 전원 사퇴 촉구를 결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까지도 총장선출 재공고를 통해 총장 선출을 강행하려 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한신대 이사회는 대전의 한 호텔에서 이사회를 열고 총장 선출 안건을 다뤘지만, 이사들 간 의견이 엇갈리며 총장 선임이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사회는 2달 정도 여유기간을 가진 뒤 다시 총장 선출 절차를 밟겠다는 방침이다.

한신대 학생, 교수, 동문들은 ‘한신민주화를 위한 법정투쟁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를 결성하고 현 이사회의 자진사퇴와 정관 개정을 통한 총장선출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족한신 70대 총학생회 김계호 부총학생회장은 “재판은 연기 신청을 했지만, 학내 상황은 달라진 것이 없다”며, “학교의 민주화를 위해 싸운 학생들이 재판을 앞두고 심리적 압박과 고통이 심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문제를 일으킨 핵심인물인 총장과 관련 이사들이 사퇴하고, 향후 로드맵을 제시할 때 이사회에서 총장을 선출할 경우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며, “학교가 총회 결의를 준수하고, 학생들의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하라 기자  jhara@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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