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미사일 도발…“교회는 교류의 끈 놓지 않아야”
상태바
북한의 미사일 도발…“교회는 교류의 끈 놓지 않아야”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7.07.11 10: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북한 ICBM 발사, 향후 남북관계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로 국제사회의 큰 우려를 낳고 있다. 북한이 미국독립기념일인 지난 4일 ‘화성-14형’ 발사를 성공하면서 이 발사체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 능력이 한반도 전역은 물론 동북아와 미국 본토까지 강타할 수 있는 ICBM급(사거리 5500km 이상)의 신형미사일인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북한의 미사일 기술이 예상보다 빨리 진전하면서 북한의 핵·미사일이 전 세계를 위협하는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나오고 있다. 물론 북한이 아직 고난도 기술을 필요로 하는 ICBM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시각도 있지만, 지금의 추세라면 몇 년 내 기술을 완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지난 5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노동당 위원장은 화성-14발사 직후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근원적으로 청산되지 않는 한 그 어떤 경우에도 핵과 탄도로케트를 협상탁에 올려놓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향후 추가적인 미사일 도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이 핵 보유 국으로 주도권을 행사하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과 미국과 협상을 벌이기 위한 시도라는 두 가지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에 한미 양국은 군사적 대응과 공동 훈련 등 강력한 대응을 천명하면서 전쟁에 대한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미국은 이번 북한의 ICBM 도발을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무기로 규정하고 강력한 대응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이번 북한의 도발로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가 한동안 강경모드로 바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은 미사일 발사 실험 직후 미국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미 연합 탄도미사일 사격훈련을 실시할 것을 제안했으며, 지난 5일 한·미 양군은 동해안에서 북한 지휘부와 핵·미사일 시설을 초토화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 동시 사격 훈련을 사상 처음으로 실시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경색된 남북관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기를 기대했지만, 북한의 계속된 도발로 더 이상 남북관계를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도 위기 속에 있다. 사드(THAAD) 배치로 미국과 중국이 대치하면서 한반도를 향한 미·중의 정치적 압박이 계속되고 있으며, 국내 상품에 대한 중국의 보복성 불매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폐막한 G20 정상회담에서는 북핵문제가 핵심의제로 논의되면서 최대 화두로 떠올랐지만 정작 공동선언문에는 포함되지 못했다. 세계의 모든 정상들이 북한의 상황이 매우 위협적인 이슈라는 데 공감했지만, 대북 압박 강화를 원하는 미·일과 대화와 협상을 우선시 하는 중·러 간 대립구도를 보이면서 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다.

북핵문제에 세계가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한미일 3국이 정상회의에 앞서 열린 만찬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북한 비핵화의 평화적 달성을 위한 공조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성명서에서 3국 정상은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진지한 대화로 복귀하도록 최대한의 압박을 지속적으로 가해 나가도록 협력키로 약속했다”고 선언하고 “국제사회가 신속하게 모든 안보리 결의를 이행해 나갈 것과, 북한과의 경제적 관계를 축소하는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성명 발표를 놓고 오일환 교수(전 기독교통일학회 회장)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한미일 공조를 강화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지금은 한미동맹을 굳건히 하되, 국가 안보를 지키는 일을 가장 우선순위에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남북관계가 악화일로를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과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한 한국교회의 역할이 강조된다.

NCCK 화해통일위원장 나핵집 목사는 “북한은 협상의 카드로 미사일 발사나 북핵 위협을 통해 미국과 관계를 결정지으려고 하는 것 같다. 제재에 대한 대응보다는 미국에 보내는 일종의 신호”라고 평가했다. 북한의 ICBM 개발이 최종 완성단계에 이른 가운데,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내기 위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특히 불안한 남북관계 속에서 교회가 평화의 조력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제안한 그는 “NCCK가 한반도평화조약 캠페인을 벌이며, 세계 교회에 협력을 요청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남북관계가 위기로 치닫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교회가 해야 할 일”이라고 전했다.

김병로 교수(서울대)는 “남북관계가 위기 속에 있기 때문에 교회의 역할이 더욱 부각된다. 정부도 교회의 도움을 받아 조금 더 유연하게 대북 접촉과 교류를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회 연합단체들도 성명서를 발표하고, 안보시스템 마련의 경각심을 촉구하고 있다.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정서영 목사)은 지난 5일 성명서를 통해 “우리의 대북전략이 갈팡질팡하는 동안 북한은 마침내 ICBM을 보유한 군사강대국 반열에 올랐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북핵 폐기’ 조건의 대화라는 원론적 낙관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탄두미사일 실험 발사 성공으로 기고만장한 북한의 거듭된 도발 저지를 위해 먼저 튼튼한 안보의식으로 무장해야 한다”며, “정부는 강력한 안보시스템을 구축하고 전 세계적 국제공조를 통해 북한이 더 이상 무력도발을 하지 못하도록 강력한 억제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