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송 ‘날개’처럼 다시 주님을 위해 날고 싶다

가수에서 찬양사역자로 변신…히트곡 ‘날개’의 허영란 목사 이성원 기자l승인2017.07.05 16:44:07l수정2017.07.05 16:46l139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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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라는 대중가요가 있다. 왕년에 노래방 마이크 좀 잡아본 사람이라면 이 노래를 모를 리 없다. ‘빈 잔’ ‘옥경이’ ‘칠갑산’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 ‘연안부두’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낸 작사, 작곡가 조운파가 만든 이 노래를 가수 허영란이 불러 큰 히트를 쳤다. 그 시절 가요의 역사로 잠시 돌아가 보자. 

1983년 6월 5일, KBS ‘가요톱10’에서 4주 연속 1위로 골든컵에 도전했던 방미의 ‘계절이 두 번 바뀌면’을 혜성처럼 나타난 허영란의 ‘날개’가 꺾어버렸다. 이후 ‘날개’는 5주 연속 1위를 차지하여 골든컵을 수상했다. 무명의 허영란은 독특하고 허스키한 목소리로 이 노래를 시원하게 뽑아내며 스타덤에 올랐다. 

▲ 가요 ‘날개’로 큰 인기를 얻었지만 7개월 만에 갑자기 무대를 떠났던 가수 허영란은 현재 미국에서 거주하면서 미국과 한국 등 세계 곳곳을 다니며 찬양사역 목회자로 활동하며 복음을 전하고 있다.

작곡자는 선교사 가수는 목사
33년이 지난 오늘 이 노래를 만든 작곡가 조운파는 선교사가 됐고, 노래를 부른 허영란은 목사가 됐다. 지나고 보니, 이 노래는 그저 흔한 대중가요가 아니었다. 요즘 유행하는 말을 붙이면 거의 최초의 ‘힐링송’이라고 부를 수 있다. 가사가 그렇다.

‘일어나라 아이야 다시 한 번 걸어라/ 뛰어라 젊음이여 꿈을 안고 뛰어라/ 날아라 날아라 고뇌에 찬 인생이여/ 일어나 뛰어라 눕지 말고 날아라/ 어느 누가 청춘을 흘러가는 물이라 했는가/ 어느 누가 인생을 떠도는 구름이라 했나’

“노래를 만드신 조운파 선생님도 어머님이 교회를 다니시긴 했지만 본인은 전혀 신앙생활을 하지 않았을 때라고 들었어요. 그때 무척 힘들었던 때였는데, 어느 날 선잠을 자는데 누군가 ‘일어나라, 아이야’라고 불러서 깨어났답니다. 그 자리에서 작사 작곡해서 만든 노래가 바로 ‘날개’예요.”

성경 마가복음 5장에 가면 예수님이 회당장 야이로의 딸을 살릴 때에 바로 이 말씀을 하신다. ‘내가 네게 말하노니 소녀야 일어나라’ 감동적인 멜로디에 희망적인 가사가 실린 이 노래는 허영란의 거친 듯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표현되면서 당시 많은 이들의 마음을 달래줬다. 

“그때는 작곡자 선생님이나 저나 하나님을 제대로 알지 못했던 때였는데, 이미 하나님은 그때부터 이 노래로 역사하신 것이죠. 어떤 장애인 분은 살 소망이 없었는데 이 노래를 듣고 희망을 가지고 산다고 사연을 전해주더라고요. 나중에 제가 러시아로 선교를 갔더니 선교사님이 20대 초반에 집안이 째지게 가난해서 소망이 없어 약 먹고 죽으려고 작정했는데 이 노래를 듣고 마음을 고쳐먹고 선교사까지 됐다고 간증하셨어요.”

사실 이 노래는 예수 믿은 기념으로 받은 하늘의 선물이었다. 미8군 무대에서 블루스와 재즈를 불렀던 그는 79년도에 일본으로 건너가 도시바 EMI 레코드사의 전속가수로 노래하게 된다. 요즘 말로 ‘한류스타’로서 소속사의 간판가수로 활약할 만큼 인기가 좋았지만 한편 일본 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목에서 피가 터질 정도로 노력하며 고달픈 시절을 보내야 했다.

“그해 10월에 일본에서 TV로 박정희 대통령 장례식을 보게 됐어요. 바로 그 4개월 전에 일본 후꾸다 수상이 방한한 적이 있어요. 그때 제가 청와대에 들어가서 노래했거든요. 당시 박 대통령의 권력은 어마어마했죠. 제가 그런 분 코앞에서 노래를 했는데, 불과 몇 달 만에 장례식을 보게 되자, 정말 인생무상이 골수를 타고 심장을 조여오더라고요. 이렇게 허무한 인생을 왜 이렇게 어렵고 힘들게 살아야 하나, 하는 마음이 들었죠.”

100일 기도로 히트한 노래
그 다음 주일날 일본 방송국 가는 길옆에 있던 한인교회를 들어갔다. 문을 열고 십자가를 마주한 순간부터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이 쏟아졌다. 그날 하나님을 만난 그는 당장 금식기도를 시작하고 만나는 사람마다 예수 믿으라고 말하는 전도자가 됐다.

“오죽 했으면 회사 사람들이 저보고 가수하러 왔냐, 신앙생활 하러 왔냐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때 제가 드린 기도가 응답되어 한국에 돌아왔다가 지금 남편을 만나게 됐어요. 남편이 가수를 그만 두기 전에 나중에 후회할지 모르니까 기념으로 앨범을 하나 내자고 하더군요. 그래서 만난 노래가 바로 ‘날개’였어요.”

노래를 취입하고 디스크를 기다리는 3개월 동안 100일 작정기도를 할 마음을 먹었다. 결혼하기 전에 딱 한 번만 잘되게 해달라는 기도였다. 밖에 나와 노래하는 연예인이 기도할 시간과 장소를 따로 내기 힘들었다. 그러나 자리가 마땅치 않으면 화장실에 들어가 문 잠그고 30분 기도할 정도로 약속을 지켰다. 디스크가 나오고 가요톱텐에 처음 소개된 노래는 그날부터 파죽지세로 치고 올라갔다. 

“엄청 인기 많았죠. 방송 끝나고 나오면 차를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팬들이 몰려왔어요. 하지만 약속을 지켰죠. 딱 7개월 활동하고 7월 20일 마지막 방송을 끝으로 다시 무대에 서지 않았으니까요. 결혼과 함께 미국으로 갔습니다. 그때부터 평범한 주부로 살았어요.”

그러나 미국에서 이민생활은 힘들었다. 영어에 익숙치 않아 생활하기 어려웠고 ‘동서 시집살이’도 만만치 않았다. 짧은 만큼 더욱 강렬했던 ‘가수 허영란’의 화려했던 시절을 지우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러나 그 기간이 제게 큰 은혜가 됐어요. 힘들고 고통스러우니까 하나님을 더 찾게 되더라고요. 집 앞에 교회에 가서 거의 매일 철야기도를 했어요. 그러면서 제 내부의 모가 난 허영란도 다듬어주셨죠.”

한 동안 노래를 하지 않았던 그는 한 레코드 가게에서 흑인 영가의 가수에 자극을 받아 찬양의 소망을 갖게 되어 찬양사역을 시작하게 됐다. 3일씩 금식하며 찬양을 준비해서 가보면 불과 서너 명 밖에 없는 곳도 있었고 마이크 시스템이 거리 약장사 수준인 곳도 있었지만 오히려 감사했다. 찬양하다 보면 그 자신이 치유가 됐기 때문이다. 또 그의 찬양을 통해서 병이 나았고 약을 끊었다는 간증을 듣는 것도 감사했다.

다시 부르는 노래 ‘날개’
“목사 안수를 받은 것도 참 하나님께서 코믹한 방법으로 저를 이끄셨어요. 어떤 분 소개로 히브리서 강의 들으려고 신학교에 갔는데 교수님이 칠판에 지렁이, 닭발 세발 같은 걸 그리잖아요. 알고 보니 히브리어 강좌였어요. 다시 안 가면 허영란이 히브리어 어려워서 한번 왔다가 안 왔다는 소문이 날 것 같고 그건 또 싫어서 죽기 살기로 공부했죠. 파이널 시험에선 제가 제일 점수 잘 받았어요.”

허 목사는 현재 캘리포니아노회 남가주빛과소금교회에서 선교목사로 사역하면서 찬양 사역을 다니고 있다. 지난 해 가을, 조운파 작곡가의 40주년 기념 콘서트 때문에 한국에 들어왔다가 33년 만에 처음 ‘날개’를 다시 부르며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그때, 은퇴하고 처음 부른 거예요. 그 동안은 찬양만 하고 가요는 끊는다는 마음으로 ‘날개’는 부른 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그때 생각이 바뀌었어요. ‘날개의 허영란’은 하나님이 제게 주신 큰 무기라는 거죠. 그만큼 인지도가 있는데 그 동안은 그걸 안 쓰겠다고 고집을 부린 셈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제가 나가서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자리고, 또 전도에 도움이 된다면, ‘와이 낫’, 왜 안합니까?“

그는 이제 어떤 자리에서라도 복음 전도에 도움이 된다면 ‘날개’를 다시 부를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날개의 허영란’이 이렇게 변했습니다, 당신도 예수 믿으세요. 주께서 베푸신 은혜가 너무도 크고 깊습니다. 복음의 날개를 달고 다시 일어나세요. 어떤 절망 속에서도 주님과 함께라면 일어날 수 있어요. 희망을 향해 날아갈 수 있습니다.”

이성원 기자  jos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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