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실 칼럼] 지팡이, 물맷돌, 초췌한 모습 - 세상을 이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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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실 칼럼] 지팡이, 물맷돌, 초췌한 모습 - 세상을 이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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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7.05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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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실 작가의 영성 노트 “하나님, 오늘은 이겼습니다!” ⑮
▲ 다윗과 골리앗, 오스마르 쉰들러, 1888년.

*출애굽기5:1~3>그 후에 모세와 아론이 바로에게 가서 이르되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렇게 말씀하시기를 내 백성을 보내라 그러면 그들이 광야에서 내 앞에 절기를 지킬 것이니라 하셨나이다. 
*에스더4:15~17> 에스더가 모르드개에게 회답하여 이르되, 당신은 가서 수산에 있는 유다인을 다 모으고 나를 위하여 금식하되 밤낮 삼 일을 먹지도 말고 마시지도 마소서 나도 나의 시녀와 더불어 이렇게 금식한 후에 규례를 어기고 왕에게 나아가리니 죽으면 죽으리이다 하니라.
*사무엘상17:38~40>이에 사울이 자기 군복을 다윗에게 입히고 놋 투구를 그의 머리에 씌우고 또 그에게 갑옷을 입히매, 다윗이 칼을 군복 위에 차고는 익숙하지 못하므로 시험적으로 걸어 보다가 사울에게 말하되 익숙하지 못하니 이것을 입고 가지 못하겠나이다 하고 곧 벗고, 손에 막대기를 가지고 시내에서 매끄러운 돌 다섯을 골라서 자기 목자의 제구 곧 주머니에 넣고 손에 물매를 가지고 블레셋 사람에게로 나아가니라


지난 주 토요일 밤, 한 중학생에게서 장문의 문자 메시지가 왔다.(나는 모든 SNS를 하지 않음) 그 내용을 정리하면… ‘쌤, 내일이 맥추절이라는데 감사헌금을 할 돈이 없는데 어떻게 교회에 가죠?’ 가슴이 먹먹했다. 할머니와 언니와 사는 아이다. 나는 기도한 다음 답장을 보냈다.

우주만물 지으시고, 부자 중의 부자이신 하나님에게 그깟 돈 몇 푼이 무슨 대단한 헌금이냐? 세계 최고의 재벌이 전 재산을 다 바친다 해도 하나님 창고나 계좌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 등등… 다행히 주님의 인도하심으로 그 친구는 교회에 나왔다. 나는 미리 준비한 문화상품권 몇 장을 아이에게 줬다. 작가와의 만남 행사에서 하고 남은 것이니 부담갖지 말고 사용하라고. 


그런데 우연히도 주일 저녁, 또 한 통의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한참 어린 여자 후배인데 월요일에 출판사 면접을 보는데 자신이 없다는 말이었다. 나는 답장을 쓸까 하다가 전화를 걸었다.

그 친구는 대학 때 교통사고를 당해 한 쪽 다리를 저는 몸이다. 내가 전도하여 이제 막 신앙생활을 시작하는 후배는 병아리같은 믿음이지만 조금씩 성장하는 중이었다. 나는 온갖 성경의 예를 다 전해주고 함께 기도했다. 천만다행으로 금요일, 합격됐다는 전화를 받았다.


나는 일주일 사이에 받은 2통의 전화에서 다시한번 ‘세상 앞에 서다’라는 생각을 깊이 하게 되었다. 우리는 부모의 품에서 떠나 자기 두 발로 마음대로 걸어다니는 순간부터 숱한 종류의 존재, 문제, 결정사항 등등 ‘앞에’ 서게 된다. 그것은 곧 선택으로 현재의 상황이나 미래의 모습까지 바뀌게 되거나 심지어는 생명까지 좌지우지 하게 되는 중대한 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우리는 문제나 사람, 상황에 미리 겁을 먹고 짓눌려 순간 하나님 앞에 나가는 것을 깜빡(?) 한다. 그리고 자기의 온갖 꾀, 지혜, 경험, 인맥 등을 다 동원하여 해결하려 한다. 점점 그 해결방법이 뚜렷하게 보일수록 하나님의 존재는 점점 깨끗하게(?) 잊어버린다. 그리고 자신이 그래도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괜찮은 힘과 지혜와 인맥을 가지고 있음에 한없이 자기애에 도취된다.

또는 점점 그 해결방법이 보이지 않을수록 자신의 무능, 한계, 무력함에 휩싸여 하나님의 존재는 완전히 깨끗하게(?) 물리친 채 자신에 대한 연민으로 괴로워한다. 이렇게 사람은 하나님 없이 세상의 문 앞에 섰을 때에 자기가 가진 것을 무기로 삼거나 삼지 못하거나 결국은 자기애 아니면 자기 연민으로 결론이 난다.

몇 번은 그럴 수 있다. 하지만 무덤 앞으로 가는 그 날까지 우리는 예기치 못한 수많은 문제 앞에 늘 자신의 힘으로 설 수는 없다. 성경은 너무도 생생하게 보여준다.

모세의 지팡이, 다윗의 물맷돌, 에스더의 금식한 초췌한 얼굴, 모든 인간적인 권한을 다 내려놓은 사도 바울, 결박당한 다니엘의 세 친구, 심지어는 거의 벌거벗긴 채로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님까지 모두들 사실 빈손이었다. 대신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고, 하나님의 도우심만을 갈망하는 그 뜨거운 마음이 문제와 세상과 죄를 이기는 무기였다.


그런데도 우리는 말 그대로 ‘되도 안 되는 것들’을 무기고 삼고 싸우겠다며 날마다 식식거리느라 피곤한 삶을 산다. 다 내려놓자, 그리고 먼저 하나님 앞에 서자, 그러면 하나님께서 우리 손에 지팡이든, 물맷돌이든, 금식의 방법이든  또는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다른 최신형 무기를 주시리라!

함께기도>>>
하나님 아버지의 딸(아들)이 얼마나 지지리도 못난 줄 아시죠? 아버지께서 일만 분의 일 초라도 손 잡아주시지 않으면 저는 어찌 될지 모릅니다. 아버지! 오직 하나님 아버지만 바라보며, 예수님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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