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문화의 공간… “백석대 전시관으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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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과 문화의 공간… “백석대 전시관으로 오세요”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7.07.05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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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예술작품 전시된 ‘보리생명미술관’, ‘산사현대시100년관’
신앙과 영성의 뿌리 ‘기독교박물관’, ‘개혁주의생명신학 전시실’

여름방학 체험활동으로 고민하고 있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한자리에서 다양한 전시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다. 천안 백석대학교에는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시설들이 마련돼 있어 가볼만한 명소가 되고 있다. 

한국적 정서 담은 ‘보리생명미술관’
백석대를 찾아가면 ‘보리생명미술관’이 있다. 올해 2월 개관해 깔끔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보리생명미술관’은 ‘보리작가’로 잘 알려진 송계 박영대 화백이 지난해 11월 자신의 120여 작품 전체를 기증하면서 문을 열었다. 

한국 전통회화를 바탕으로 그려진 박영대 화백의 ‘보리’ 그림은 영국 런던 대영박물관, 미국 뉴욕 캐롤갤러리 등에 소장돼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박 화백과 백석대 인연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박 화백은 ‘생명의 씨앗’을 처음 기증했고 이것이 인연이 돼 기독교대학의 설립정신과 교육이념을 지켜본 박 화백은 초기 대표작 ‘청맥’, ‘황맥’, ‘율’ 등 대작을 추가 기증해 왔다. 그리고 지난해 자신의 전 생애 작품을 기증하게 된 것이다. 

미술관을 방문하면 ‘보리와 향수’ 제1전시실과 ‘리듬과 자유’ 제2전시실’에서 작품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제1 전시실은 1973년부터 1990년대 후반까지 ‘보리작가’라는 별칭이 붙게 된 배경이 된 작품들이 많다. 제2전시실은 2000년대부터 2007년 후반까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2000년 작 ‘태소’ 시리즈를 시작으로 박영대 화백의 화풍에 변화가 시도된 작품들이 모여 있다. 기획전시관에는 2008년부터 현재까지 박 화백의 작품들이 주로 걸려 있다. 시원하고 힘찬 보리 그림을 보고 싶다면 꼭 들러볼만한 곳이다. 

국내 유일 ‘산사현대시100년관’
백석대에서는 현대시 100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관도 있다. 국내 유일의 현대시 전시관 ‘산사현대시100년관’으로 지난 2013년 창조관에서 개관했다. 
‘산사현대시100년관’은 지역 출신의 경희대 국문과 ‘산사(山史) 김재홍 교수’가 1만 6천여 점의 현대시 관련 자료들을 기증하면서 만들어졌다. 

국문학자이자 시인으로 40여 년간 현대시를 연구해온 산사 김재홍 교수는 ‘님의 침묵’, ‘진달래꽃’ 등 희귀시집 수백 권을 포함해 시집, 학술서적, 초상시화, 시화, 시인들의 육필 시, 사진 등 한국 근현대사의 흔적이 묻어 있는 문화재급의 귀중한 자료를 기증했다.

1908년 최남선의 ‘해에게서 소년에게’를 비롯해 박두진, 서정주, 김남조, 고은 등의 육필 병풍과 육필 액자 족자 등이 전시되어 있다. 또 윤동주가 1948년 펴낸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1950년에 나온 김소월의 ‘진달래 꽃’, 1926년 제작된 한용운의 ‘님의 침묵’, 1925년 김동환의 ‘국경의 밤’, 1923년 김억의 ‘해파리의 노래’ 등 각종 희귀시집이 찾는 이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특히 이곳은 천안 시티투어 코스로 지정돼 있으며 방문객들은 현대사의 굴곡이 담긴 100년 시 역사를 보고 느낄 수 있다. 

또 ‘산사현대시100년관’에는 독특한 산수화 기법으로 아름다운 ‘산’을 그려온 산당 윤천균 화백의 ‘자연+근원’을 볼 수 있는 것도 특권이다. 

고대 유적 가득한 ‘기독교박물관’
백석대에는 지난 2003년 개관한 기독교 박물관도 있다. 백석대는 기독교 정신의 글로벌 인재육성을 모토로 설립된 대학인만큼 기독교 역사교육을 위해 기독교 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 주로 고고학적 가치가 상당한 유물들이 다양하게 전시돼 있어 기독교 뿌리를 찾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세계 교회와 한국교회 사료들을 망라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꼭 가볼만한 곳이다. 

기독교박물관에는 13세기 문맹자 성경, 루터의 독일어 성경, 윌리엄 틴데일의 신앙성경, 1500년대 발행한 커버데일성경과 비숍성경 등 역사적 가치를 지닌 성경들이 전시돼 있다. 

특히 시선을 사로잡는 ‘문맹자 성경’은 ‘가난한 사람들의 성경’으로 불리는 전시물이다. 창세기부터 예수 탄생까지 기록하고 있는 성경은 그림과 함게 해설이 곁들여 있다. ‘문맹자 성경’은 13세기 중반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글을 모르는 일반인의 신앙교육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고(古)성경이다. 

이밖에도 성경시대 고고학적 자료와 성경에 관한 유물, 기독교미술품, 세계교회사적 자료 등 각종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고대 이스라엘 민족이 사용했던 토기와 성경에 나오는 향유병, 사막에서 자주 사용된 물병, 헤롯의 등잔과 유대 총독의 화폐도 눈길을 끈다. 이스라엘 회당에서 사용하던 두루마리와 유대 의식에 사용되는 촛대 등도 볼거리다.

1500여 소장 유물들은 기독교학부 교수들이 방학마다 유럽과 이스라엘 등 기독교 유적지를 돌며 모은 소중한 사료이다. 유물들은 고대유물관, 고성경관, 교회사관으로 분류돼 전시돼 있다. 신앙역사 속으로 가볼만한 가치가 충분한 기독교 박물관이다. 
  
설립정신 ‘개혁주의생명신학 전시실’
백석학원의 설립정신과 그 근간에 두고 있는 신학사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 지난해 11월 문을 연 개혁주의생명신학 전시실이다. 백석학원 설립 40주년을 기념해 개관한 이곳은 기독교 대학의 소명을 확인하고 신학정체성을 되새김하는 뿌리와 같은 전시 공간이다. 
개혁주의생명신학은 백석학원 설립자 장종현 목사가 “신학은 학문이 아니다”라고 주창하며 죽어가는 한국교회 신학에 일침을 가하면서 시작됐다. 장 목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이 없는 개혁주의는 참된 신학이 아니라며 생명력 있는 신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개혁주의생명신학 전시실에는 개혁주의생명신학 태동부터 지금까지 역사가 정리되어 있다. 이인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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