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태화의 문화칼럼]종말의 흔들림과 교회의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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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태화의 문화칼럼]종말의 흔들림과 교회의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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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7.05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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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태화 (안양대 기독교문화학과 교수)

흔들림은 자연스럽다. 바람이 불면 나뭇가지가 흔들린다. 버스가 고속으로 지나가면 행인의 걸음이 흔들린다. 자동차가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 몸이 서서히 흔들린다. 거대한 교각도 폭풍을 맞으면 흔들린다. 흔들리지 않으면 오히려 부러질 수 있다. 고층건물도 조금씩 흔들린다고 하지 않는가. 이런 흔들림은 긍정적이다.

반면 부정적 흔들림도 있다. 농간꾼의 말 몇 마디에 흔들리는 집권자들, 사기꾼의 미사여구에 흔들리는 욕망들, 절묘한 광고문구에 흔들리는 소비자들, 이단사설에 흔들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게 끌려가는 이 시대의 좀비들. 흔들림을 직시(直視)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대이다.

“살아있는 것은 흔들리면서”(오규원)라는 시는 흔들림에 대한 직관(直觀)을 가르친다. 한편의 내적 묵상이다. 광야에 선 나무, 그 나무에 불어오는 바람, 그 바람에 흔들리는 다시 그 나무, 거기에 생명의 성장과 호흡이 있다. 이 경우 흔들림은 결코 부정이 아니라 긍정이다. 흔들려야 더 튼튼하게 살아갈 수 있다.

우리가 현재 살아가는 시대는 영적으로 헐벗고 굶주린 광야, 독사와 전갈 같은 유혹자들이 여기저기 도사리고 있다. 바울사도께서 받으신 말세의 징조는 경악스러운데, 더 경악스러운 것이 지금 여기에 그 현상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사람들이 자기를 사랑하며 돈을 사랑하며 자랑하며 교만하며 비방하며 부모를 거역하며 감사하지 아니하며 거룩하지 아니하며/ 무정하며 원통함을 풀지 아니하며 모함하며 절제하지 못하며 사나우며 선한 것을 좋아하지 아니하며/배신하며 조급하며 자만하며 쾌락을 사랑하기를 하나님 사랑하는 것보다 더하며/ 경건의 모양은 있으나 경건의 능력은 부인하니 이같은 자들에게서 네가 돌아서라.”(딤후 1:1-5)

이 시대를 혼탁하게 하는 영적 그림자가 사람들을 흔들고 있다. 적절히 흔들리면 면역체계 보강이라도 될테지만 때로 그 흔들림은 때로는 강도가 세다. 유탄에 넘어지고 쓰러질 정도로 참혹하다. 그래서 믿는 자들은 모여야 한다. 선한 군대로 영적 전투에서 승리하려면 전략을 강화하고 전선을 정비해야 한다.

그런데 때로 교회도 흔들린다. 교회는 예수님을 중심하여 말씀공동체, 예배공동체, 신앙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교회는 마지막 시대에 발버둥치는 부정의 흔들림에서 사람들을 치유하고 회복케 할 수 있는 피난처이자 성채이다. 교회는 “땅에서는 외국인과 나그네”(히 11:13) 같은 우리들이 주님 품에 안기기까지 거해야할 약속의 땅이다. 진정한 승리는 교회에서 샘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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