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처증 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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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처증 치유
  • 최귀석 목사
  • 승인 2017.06.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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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귀석 목사의 ‘성경적 내적 치유’(13)

<사례>
50대 초반인 남편 T 씨는 오후 6시를 가리키는 시계를 뚫어져라 쳐다본다. 1분 1초가 지날 때마다 아내를 의심하는 마음으로 인해 피가 마른다. 누구와 있고, 무엇을 하고 있을지, 지금 어디에 있을지, 혹은 남자와 함께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심은 불길한 생각에까지 이르게 된다. 도착 시간이 1분이라도 지나면 직장인인 아내의 휴대전화는 불이 나기 시작한다. “지금 어디 있어?” “누구와 함께 있어?” 쉴 새 없는 질문과 질책은 아내에게 숨막히는 고통을 가중시킨다.

아내는 의심을 넘어 의처증에 대한 상황을 진실이라고 확신하는 남편 때문에 인간관계의 단절은 물론, 불안과 공포에 휩싸여 살게 됐다. 조금만 지나면 나아지겠거니 하고 외도 사실을 거짓으로 인정하기도 했지만, 남편의 의처증은 더 깊어갔다.

<심리 치유 처방>
의처증은 특별한 정신과적 증상이 없는 상황에서도 배우자가 나를 속이고 있다는 불충실함으로 인해 자신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망상에서 시작된다. 또 이 망상적 성향은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오는 자극적, 충격적 트라우마 현상에서 시작되는 마음 상처의 투사이기도 하다. 이 상처의 편집증적 성향은 성격을 왜곡하며, 배우자에 대해 예민하고 과장되게 생각하는 이기적 발상이 모든 판단의 기준이 된다.

남편 T 씨는 일종의 망상증 증상을 보이기에 약물치료가 필요하지만, 이런 경우 대체로 먹는 약 또한 의심하게 된다. 그러므로 어린 시절 집을 나간 어머니에 대한 불신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아버지의 학대와 구박 속에 움튼 열등감 치유가 우선돼야 한다. 어머니의 배신과 함께 깊이 자리잡은 불신은 아내를 죽음 직전으로까지 몰고 간 의처증의 큰 원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불안 또한 함께 치료돼야 할 근본 뿌리라 할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심층분석 상담이 필요하다. ‘이해는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식의 단호한 태도로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 또한 넓고 깊은 통찰력으로 심도 있는 분석치유가 있어야 한다. 불신으로 가득한 이 부부는 치료에 들어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당시의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잘못을 말하고 있지만, 무엇이 문제인지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남편의 태도가 가장 큰 문제다.

많은 전문가들은 의처증이나 의부증은 환자 본인이 사랑을 원인으로 꼽기 때문에

병원까지 오는 것이 쉽지 않을뿐더러 치료도 쉽지 않다고 한다. 해결하려는 가족의 끊임없는 노력이 있다면 의처증 역시 치료될 수 있다. 주위 사람들의 긍정적인 사고와 의처증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왜 그런 증상을 갖게 됐는지 고통을 들어주고 수용하며 이해해주는 것 역시 의처증이나 의부증을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냉정하게 한 발 뒤로 물러선 수용과 이해로 보듬어 갈 수 있는 사랑이야말로 현재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부부간의 사랑이요 가족간의 사랑이다.

                                최귀석 목사 / (사)한국가정치유상담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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