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구통합 물건너 갔나?" 한교총 본격 창립 움직임

내달 17일 연동교회서 창립 유력...통합-합동 이례적 적극 행보
각 교단 9월 정기총회 결의 관건, 제4 기구 비판은 여전
이인창 기자l승인2017.06.20 15:08:27l수정2017.06.20 22:45l13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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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교단장회의가 주도해 지난 1월 출범했던 가칭 한국교회총연합회가 다음달 17일 서울 연동교회에서 창립행사를 갖고 연합기구로서 실체화에 나선다. 최근 한교총 참여교단 관계자들은 비공개 모임을 갖고 실체화를 위한 큰 틀의 계획을 확정했으며 법인 설립은 하지 않은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한교총 대변인을 맡고 있는 기독교한국침례회 유관재 목사는 본지와 통화에서 계획이 사실임을 확인하면서 “한교연과 한기총 간 연합기구 통합이 어렵게 된 실정이 되면서 불가피하게 창립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밝혔다.

7월 17일 행사는 창립식으로 알려져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발기인 대회’로 진행하고 9월 공식 창립을 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7월 1일 예정된 준비모임에서 창립식이 될지 발기인 대회가 될지 여부가 결정된다.

7월로 창립 일정을 잡은 것은 각 교단들이 9월 열릴 정기총회에 한교총 공식참여 헌의안을 상정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닦기 위한 작업이라 할 수 있다.

또 다른 이유는 한국교회연합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간 기구통합이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최근 한기총은 이영훈 대표회장의 직무가 법원에 의해 중지돼 직무대행 체제로 가동되고 있다.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이단 관련 논란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한교연의 경우 최근 임원회에서 한기총과 통합추진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지만, 논의 당사자였던 이영훈 대표회장이 한기총을 떠난 상황에서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한 것이 현실이다. 한교연 가입 교단 중 예장 통합과 대신, 기성, 합신 등 주요교단의 참여가 미온적인 것도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교연은 한교총을 출범의 모태가 된 교단장회의에 대해서는 대화 파트너로 인정하고 있지만, 한교총에 대해서는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한교연 실무자들은 “한교총이 실체화된다고 해도 한교연과 기구 대 기구로 통합논의는 없을 것”이라고 강경하게 선을 그었다.

일단 한교총은 기존의 연합기구와는 다른 방향으로 출발을 모색하고 있다.

예장 합동총회 한 관계자는 “한교총을 만든 교단장회의 참여교단의 교세는 한국교회 전체의 90% 이상이다. 이를 토대로 한교총은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상징적 역할을 하며, 산하에 불필요한 기구를 가능한 두지 않고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원조직은 지난 1월 출범식에서 발표된 공동대표회장 체제가 유력하다. 한교총 관계자는 “그동안 연합기관들마다 금권선거로 많은 문제들이 발생했다. 한교총은 선거 대신 공동대표와 상임회장단 체제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공동대표회장은 예장합동과 통합, 감리회 세 교단의 현직 총회장이 맡게 되며, 교세가 큰 주요 7개 교단이 상임회장단으로 참여하게 된다는 것이다. 현직 총회장 재임과 함께 전체 활동기간도 3~4년으로 제한해 정치세력화 하는 것을 차단할 것으로 보인다.

상임회장단에는 한기총 대표회장 직무가 정지된 이영훈 목사가 총회장으로 있는 기독교대한하나님의 성회도 포함된다. 당초 한교총 설립을 주도한 장본인이 이영훈 목사였기 때문에 당연히 함께 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기하성은 공식 참여여부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한교총의 과제는 또 있다. 교단의 공식 참여 여부다. 통합이나 합동, 감리교 등 한교총 공동대표회장을 맡게 될 세 교단이 현재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9월 총회에서 총대들의 지지를 얼마나 받게 될지는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다.

한기총과 한교연, 여기에 더하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까지 세 곳의 연합기관이 존재하고 있는데, 제4의 연합기관이 또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부담스럽다. 지나치게 대형교단 중심으로 운영된다면 작은 교회를 존중하는 연합의 정신을 훼손할 수 있다는 비난도 계속되고 있다.

한교총 관계자는 “한기총과 한교연 통합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면서까지 기다려 주었지만,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인 것은 모두 아는 일 아니냐”면서 불가피성을 역설했다. 또 이 관계자는 “군소교단 만년 임원들이 금권선거에 영향을 주었던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라며 “군소교단들이 최소 1000개 교회를 기준으로 뜻을 모으면 대표를 상임회장단에 포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한교총 출범소식에 한교연 정서영 대표회장은 각 회원교단에서 헌의안이 통과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대표회장은 “이미 연합기관이 있는데 또 다른 단체들을 만들겠다고 하면 분명 총대들로부터 지탄을 받을 것”이라면서 “현재 일을 추진하고 있는 교단장들이 헌의안을 가결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정보를 파악하고 있다”며 부결을 예상했다.

또 기하성이 한교총 창립에 관여하고 있는 데 대해서는 “본인과 최근 만난 자리에서 이영훈 목사가 새로운 인물을 내세워 한기총을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며 한기총 정상화와 함께 양 기구 통합논의는 계속될 것이라는 입장도 내비쳤다.

한기총 배진구 사무총장은 “한교총 창립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들은 바 없어 입장 표명을 하기 어렵다”면서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한기총은 곽종훈 변호사 직무대행 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사의를 표명한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가 아직까지 사표를 제출하지 않아 재선거는 당장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인창 기자  tackle21@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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