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십자군 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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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십자군 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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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6.07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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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십자군 운동(5)

십자군은 어렵게 되찾은 성지를 지키기 위해 성채만 쌓은 것이 아니라 정치력을 발휘하여 이슬람교도 중 일부와 손을 잡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초기에는 대학살을 벌이기도 했지만, 대다수가 이슬람교도인 땅에서 뿌리를 내리려다 보니 십자군 출신의 군주가 무슬림 주민들도 ‘백성’으로 여기고 통치하는 것이 불가피했습니다. 세월이 지나며 ‘풀라니’라 불리는 프랑크인과 아랍인의 혼혈아들도 늘어났습니다.

이렇게 당분간 십자군의 점령군과 무슬림이 공존하는 상태가 계속되고 있었지만, 이슬람 측의 반격이 강화되면서 위기가 조성되고 있었습니다. 1144년에 무슬림에 의해 십자군 지역들 중 가장 취약한 북부 에뎃사가 공격했을 당했을 때 지도자인 조슬랭은 다른 왕국들에 구원을 청했습니다. 그렇지만 평소 조슬랭과 사이가 나빴던 데다 스스로의 방어가 중요하다고 여긴 사람들이 팔짱을 끼는 바람에 에뎃사가 어이없이 함락되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이슬람 세력의 반격으로 에뎃사가 함락되면서 앞으로 또 있을지도 모르는 이와 같은 위기에 대처하기 위하여 로마교황 유제니우스3세는 교서를 써서 유럽지역에 2차 십자군 운동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고 ‘날 구원하신 예수를 영원히 찬송 하겠네’ 등 많은 찬송가를 지은 사람으로서 중세시대를 대표하는 성직자이자 시인인 베르나르까지 나서서 유럽을 돌아다니며 십자군 운동의 필요성을 전했습니다. 

이렇게 제2차 십자군(1147~1148)은 당시에 가장 명성이 높던 성 베르나르가 앞장서서 모집을 하였고, 이를 힘입어 프랑스의 황제 루이 7세와 신성로마제국(독일)의 황제 콘라트 3세도 동참하여 많은 십자군들이 모집되었습니다. 그러나 성 베르나르도가 이끄는 제2차 십자군 원정은 처음부터 실패였습니다. 제1차 원정에서 돌아온 전사들은 자신들에 대한 라틴 국가들의 처우에 불만을 갖고 있어 동조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1147년에 제2차 십자군은 원정을 떠났으나 새로 모집된 십자군들은 전체적으로 정국을 회복하는데 실패하였습니다. 예루살렘까지 가려면 배편이 필요했으나 시실리 왕 로저 2세는 그것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하는 수 없이 프랑스의 황제 루이 7세와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콘라트 3세는 육로를 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들은 1차 원정 때와는 달리 비잔틴 군대의 도움 없이 스스로 예루살렘을 향하여 나가야 했습니다. 소아시아에서 터키 군에 패하고, 남은 십자군은 이듬해인 1148년에 다마스쿠스(다메섹)를 공격 하였으나 함락하지 못하고 예루살렘 주변 등 여러 지역에서 고전을 하다가 결국 이슬람 군에게 완패하고 말았습니다. 

더욱이 십자군의 지도자들 그러니까 루이 7세, 콘라드3세, 예루살렘 왕 발드윈 3세가 서로 언쟁을 하면서 공격 계획을 일치시키지 못합니다. 이것을 보고 지금까지 동행했던 베르나르도 실망하여 되돌아가고 결국 다마스쿠스 정복은 실패하고 전사들은 고국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러나 그 후 예루살렘 왕국은 약 40년 간 겨우 명맥을 유지하였습니다. 그것은 이슬람교의 군후(君侯)간의 불화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1171년에 이슬람의 장군 살라딘이 일어나서 이집트와 서부아시아 이슬람교를 통일하고 예루살렘으로 반격을 가해 왔을 때 예루살렘은 힘없이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그 때가 1187년 10월 3일이었습니다. 그 후 기독교는 예루살렘 성지를 회복하려고 7차례나 십자군 전쟁을 벌였지만 많은 사상자만 냈을 뿐 그 뜻을 끝내 이루지 못했습니다. 

십자군이 이슬람 군을 물리치지 못한 데는 숱한 정치적 군사적 사정들이 있지만, 1차 예루살렘 탈환 때 저지른 만행으로 민심을 잃은 것이 패인의 큰 요소 중 하나임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목적을 달성하는 일은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그 방법이 정당해야 합니다. 그릇된 방법은 일시적으로는 좋을지 모르지만 얼마 가지 않아 큰 불행을 가져오고야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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