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실 칼럼] 당신은 5살 때, 하나님을 무서워하지는 않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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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실 칼럼] 당신은 5살 때, 하나님을 무서워하지는 않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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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6.05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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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실 작가의 영성 노트 “하나님, 오늘은 이겼습니다!” ⑫

* 마태복음 6장 24~34 >한 사람이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할 것이니, 혹 이를 미워하고 저를 사랑하거나, 혹 이를 중히 여기고 저를 경히 여김이라. (중략)믿음이 작은 자들아. 그러므로 염려하여 이르기를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하지 말라. 이는 다 이방인들이 구하는 것이라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줄을 아시느니라. 그런즉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그러므로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내일 일은 내일이 염려할 것이요 한 날의 괴로움은 그 날로 족하니라

“채원아, 교회 가자.” “싫어!(5살 조카 채원이의 앙칼진 소리)” “왜 싫어?(인내심을 갖고 벌써 100번 넘게 달래 보는 나.)” “엄마가 안 가서 나도 안 가!(두 눈을 흘기며 나를 노려보는 조카)”

불신자와 결혼한 남동생의 외동딸 채원이. 몇 달 째 나는 조카에게 전도(?)를 하지만, 5살 아이는 지나칠 정도로 차갑게 굴었다. 오죽하면 ‘채원이는 애초에 하나님의 자녀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할 정도였다. 보통 5, 6살 아이들은 주일학교 프로그램에 대한 거부 반응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나는 작전을 바꿨다. 즉, 기도의 내용을 바꾼 것이다. 이제껏 ‘하나님, 우리 채원이가 교회 다니게, 하나님의 자녀가 되게, 채원이 엄마가 교회 다니게...’하며 울며불며 기도했다. 그러나 다른 방법을 사용했다.

“하나님, 우리 채원이가 자기 엄마가 교회 안 나가서 자기도 안 다닐 거라고 소리 소리칩니다. 그러하오니, 거꾸로 채원이가 먼저 교회 다녀서 오히려 채원이 때문에 채원이 엄마와 외가 식구 모두 하나님의 자녀가 되게 해주세요! 그러니 먼저 채원이의 영혼을 만져주세요!” 이렇게 기도하니, 슬픈 눈물 대신 이상하리만치 당당하고 굳센 목소리로 기도하게 되었다. 

그리고 3주 정도 지났을까.(긴 이야기를 다 쓸 수는 없고) 채원이가 주일학교에 다니기 시작했다.(이 때 내 기쁨은 말로 할 수 없다.) 그리고 출석한 지 두 달 정도 되가는데, 제 엄마에게 ‘엄마도 나랑 같이 교회가요.’ 하고 말한다니! (이 때 역시 나는 너무 좋아 ‘하나님 감사합니다’ 라는 말을 열 백번도 더 한 듯하다.) 어느 오후 예배 때에는 또래 아이들과 함께 ‘예수 사랑하심은’등 찬송가를 부르며 율동까지 했다고 하니! 

생각해보면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5살 아이가 교회에 가서 예배드리지만 그 아이가 예배를 위해 하는 일은 아침에 일어나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 씻고, 옷 입고 아침밥을 먹는 것 등 모든 것을 부모와 외할머니가 해준다. 헌금도 부모가 주는 돈으로 하고, 핑크 빛 원피스, 핑크 빛 구두, 손에 낀 엘사 반지, 머리에 쓴 공주 왕관 등 어느 것 하나 자기 돈으로 산 것은 없다.

그리고 어른들이 자동차에 고이 모셔서 교회까지 데려다 준다. 교회에 가서도 주일학교 선생님들이 공주처럼 모신다. 간식거리도 풍성하게 준다. 5살 아이가 하는 거라고는 즐겁게 찬송 부르고, 설교 듣고, 부모가 준 돈으로 헌금하는 것뿐이다. 아이는 그저 교회가며 주일학교 예배에 참석하는 것을 즐거워하며, 찬송가를 부르고 성경 구절을 외우는 것을 어른들이 좋아한다는 것을 눈치 채고 더 열심히 부르고 외우는 것 뿐이다.  


그런데도 어른들은 그 모습을 보면 첫째, 기뻐 어쩔 줄 모른다. 둘째, 그 아이를 위해 더 예쁘고 더 좋고 더 귀한 것을 사주려고 애쓴다. 나는 다시 한 번 절실히 깨달았다.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우리는 5살 아이처럼 그저 하나님 앞에서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것, 그 말씀과 찬송을 사랑하고 다른 사람의 귀와 심장에 들려주는 것. 이것이 하나님 나라의 의를 구하는 것의 첫 단계라 생각한다. 

그럴 때에 하나님이 보시고 기뻐 어쩔 줄 모르고 우리에게 핑크 드레스와 핑크 구두를 주실 것이다. 즉, 그 사람에게 맞는 것을 공급해주실 것이다. 그런 다음 더 많은 열매를 맺게 하기 위해 가지를 깨끗하게 하신다는 요한복음 15장의 말씀처럼 우리의 신앙을 성숙시켜 주실 게 당연하지 않은가!

‘하나님 나라와 의’를 구한다는 것은 심오한 철학이나 신학 사상의 단계를 밞아가는 게 아니다. 무시무시할 정도로 강도 높은 신앙수련의 동굴로 들어가는 게 아니다. 우리가 먹고 자고 일하는 그 자리에서 그저 하나님을 즐거워하는 것이다. 5살 아이처럼, 헌금조차 제 돈으로 못 할지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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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나의 아버지’가 아닌 ‘하나님 비정한 사장님’으로 생각하며 그저 눈치 보고, 굽신거리고, 벌벌 떨며 때로는 서럽게 울며 기도하는 것이 겸손이 아니라 무지였음을 회개합니다. 제가 아이처럼 하나님 앞에서 뛰놀 수 있도록 저를 만져주세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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