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통일 과정 아닌 이후를 바라보며 준비해야
상태바
한국교회, 통일 과정 아닌 이후를 바라보며 준비해야
  • 김성해 기자
  • 승인 2017.06.05 21: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독교통일학회·기독교학술원, 통일을 준비하다

최근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군사적 도발 등으로 인해 남북 간의 갈등이 점점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북한은 세 차례나 미사일 실험을 실행해 남한을 도발했다. 이전 정부와 달리 문재인 정부도 북한의 도발에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는 상황.

이러한 갈등은 한반도 내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안겨준다. 또한 남북 간의 평화통일은 점차 머나먼 숙제처럼 느껴진다. 이에 대해 기독교 학술 단체들은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남북한의 평화 통일을 위해 기독교가 어떤 역할을 담당해야 할지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 기독교통일학회는 지난 3일 서울 방배 백석대학교대학원에서 ‘종교개혁 500주년과 통일’을 주제로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하나님께 얻은 자유, 북한도 누리도록
지난 3일 기독교통일학회(회장:안인섭 교수)는 ‘종교개혁 500주년과 통일’을 주제로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박종화 목사(경동교회 원로)는 종교개혁과 한반도 통일에 대해 ‘분단 구조’와 ‘통일 비전’, 이 두 가지 관점으로 살폈다. 

박 목사는 “종교개혁은 당시 하나님의 구원의 뜻을 벗어나 일탈의 종교가 된 ‘기독교의 삶의 틀’에 대한 것”이었다며 “오늘날 한반도가 이뤄야 하는 개혁은 하나님의 평화의 은혜를 망각한 ‘분단 구조’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박종화 목사는 “한반도에 살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은 130여 년 전부터 종교개혁의 사건을 자신의 유산으로 수용하기 시작했고, 그 매체는 기독교 신앙이었다”며 “오늘날 종교개혁 500주년을 자신의 유산으로 기념하며 앞으로도 그 정신을 이어나가고자 한다. 한반도의 구원의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은 분단 극복과 통일의 여정도 주관하실 것임을 믿는다”고 밝혔다. 즉 500년 전 종교개혁을 통해 루터가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듯이, 한반도의 통일로 평화를 이루는 것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일이라는 것이다. 

박 목사는 또 “종교개혁을 이끈 ‘정신’은 통일을 이끌어 갈 ‘비전’과 상통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500년 전 종교개혁의 중심인 복음의 핵심은 하나님이 주시는 ‘자유’임을 강조했다. 

그는 “믿는 자들의 공동체는 ‘자유인들의 공동체’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출애굽’이라는 자유를 주셨고, 중세기 권력과 교권의 합종연행에 의한 억압구도에서 ‘종교개혁’이라는 자유를 주셨다”며 “한반도의 민족통일은 분단구조를 혁파하는 해방과 자유의 사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북한은 세계가 공인하는 자유부재의 국가이다. 이는 분단체제가 잘못 만들어낸 결과물이며, 자유 억압의 희생자는 북한 주민들이다. 박 목사는 “남북은 같은 민족임에도 불구하고 엄연한 두 독립 국가가 됐다. 그렇기에 우리가 북한의 자유를 위한 노력과 시도는 타국에 대한 내정간섭이라는 이유로 거부당한다”며 “하지만 갈라디아서 5장 1절 말씀처럼 그리스도께서 자유를 주셨기 때문에, 하나님의 세계에서는 예외 없이 자유로움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박 목사는 “한국교회는 남북의 상황과 동북아의 상황을 왜곡하지도 말아야 하지만, 앵무새처럼 상황을 대변하는 현상고착의 태도에서도 벗어나야 한다”며 “남북과 동북아의 상황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분석하며, 필요한 경우에는 소금과 같은 헌신의 역할로, 혹은 도전도 하며 변화를 선도하는 빛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샬롬이 출발점이자 목표라는 확신을 품고 행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길 바란다”며 분단시대를 끝내고 통일시대를 이루자는 소망을 나누며 마무리 지었다. 

▲ 앞선 2일, 기독교학술원은 온누리교회와 함께 서울 양재 온누리교회에서 ‘기독교 입장에서의 통일 정책 방향’에 대한 세미나를 열었다.

교회, 통일위해 영적 준비 힘써야
한편 기독교학술원과 온누리교회 역시 통일정책의 방향을 살피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2일 서울 양재 온누리교회 화평홀에서 열린 세미나는 ‘기독교 입장에서의 통일 정책 방향’을 주제로 진행됐다. 

이날 ‘통일한국을 향한 교회의 길’을 주제로 발제한 주도홍 교수(백석대학교)는 “물질중심이 아닌 말씀과 믿음, 사랑이 중심된 오병이어의 사건은 통일을 위해 교회가 추구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하며 한국교회가 통일을 위해 어떻게 힘써야 하는 지 안내했다. 

주 교수는 “지난 2014년도 뉴스코리아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절반 이상(57.7%)이 통일을 원하고 있으며, 연령이 높을수록 통일을 원하는 반면, 젊은 층일수록 통일을 원하지 않았다”며 “이는 여러가지 이유 중 경제적인 부담이 가장 컸으며, 이미 통일 문제에 대해 경제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주 교수는 이를 물신주의에 젖어 있는 결과라고 판단했으며, 한국교회가 이러한 현상에 휩쓸려 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회가 통일을 위해 사회처럼 물질적 준비를 강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는 세상이 내세우는 가치관과 짝하는 것이며 동시에 경제적 부담으로 통일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교회도 정부와 같은 이미지를 주고 있는 것”이라며 “국가가 할 일은 국가가 해야하고, 교회가 할 일은 교회가 해야 한다. 교회는 섬김의 길이며 국가는 권력의 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주 교수는 통일을 위해 한국교회는 사랑의 복음에 입각해 서로를 받아들이며 오순도순 함께 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을 설명했다. 그는 “북한의 교회 재건 내지 회복을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하는 일은 한국교회가 바른 교회로 거듭나는 일”이라며 “이는 원수 사랑을 통한 ‘너와 내가’ 하나 됨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주도홍 교수는 교회의 길은 예수님의 길이자 고난이 있는 십자가의 길임을 강조하며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비전에 붙잡힌 바 되어야 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통일 이후, 사람을 바라보는 통일을 준비해야 한다. 국가는 정치적, 경제적 영역에서 준비하면 된다”며 “마찬가지로 교회는 영적이며 정신적인 일에 전문적인 준비가 행해져야 할 것이다. 새 시대를 위한 새 부대를 준비하는 한국교회가 되길 바란다”고 권유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