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력의 보고(寶庫) 성경, 얼마든지 재미있을 수 있어요”

20년만에 어린이 성경교재 완간한 차영회 목사 이인창 기자l승인2017.05.31l수정2017.05.31 17:39l139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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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영회 목사는 성경이 자녀들의 신앙을 위한 최고의 교재라고 강조한다. 그는 성경을 꼭꼭 씹어 먹도록 돕는 책을 20년만에 완간했다.

‘꼭꼭 씹어먹는 성경 시리즈’ 12권 출간
자녀 위한 성경교재 직접 만든 것 계기

신학과 상담학, 임상이 접목된 성경교재
“아이들의 모든 답, 이해하고 보듬어야”

1998년 시작됐으니 올해로 꼬박 20년이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차영회 목사는 20년 만에 어린이 성경공부 교재를 마침내 끝마쳤다. 처음에는 실직 후 딸과 아들, 두 자녀를 위해 직접 만든 프린트물 같은 것이었다. 질문 하나를 만들기 위해 일주일을 고민하기도 했다. 마을 아이들을 가르치며 임상과정도 거쳤다. 성경암송카드 배경그림을 위해서도 고심 고심했다.

초등학생을 위한 성경학습 가이드로 만들어진 ‘꼭꼭 씹어 먹는 성경 시리즈’ 12권(바이블하우스)은 그렇게 탄생했다. 한국기독교대안교육연맹 사무총장 차영회 목사를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연맹 사무실에서 만나 그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프로그램이 아니라 성경을 가르쳐야”
“성경만으로도 얼마든지 재미있게 가르칠 수 있습니다. 많은 교회에서는 프로그램 위주로 교육하면서 성경이 갖는 재미를 대체하잖아요.  그러나 아이들도 영적인 존재입니다. 어른의 영성만큼이나 아이들의 영성에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차영회 목사는 성경이 가장 좋은 신앙교재라고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 성경을 가르치는 데는 돈이나 도구,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배울 아이와 성경, 교사만 있으면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지금 주일학교에 학생들이 없는 것도 가장 기본이 되는 말씀을 가르치지 않기 때문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번에 완간된 ‘꼭꼭 씹어먹는 성경 시리즈’는 성경을 ‘쉽고 재미있게’ 교육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쉽고 재미있게라고 주장하는 교재는 많다. 실제 그럴까? 차 목사가 말하는 교재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설명을 들으면서 이해가 됐다. 책은 화려하지도 다양한 구성도 아니다. 그러나 그 짜임새만큼은 탄탄해 보였다. 

“기자님! 성경 속 에서가 야곱에게 장자권을 빼앗기고 화가 났을 때 심정을 한번 표현해 보세요? 창세기에 나오는 선악과의 맛은 무엇일까요?”

기습질문에 머뭇거렸다. 

“성경은 상상력과 창의력의 보고라고 생각해요. 21세기가 요구하는 인재는 문제해결 능력과 사고력과 상상력이 풍부해야 합니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아이들은 자기 생각을 거리낌 없이 이야기합니다. 선악과 맛을 물으면 부모의 90%는 사과맛이라고 하지만 아이들은 사과맛이라고만 하지 않아요.”

아이들은 ‘에서’의 심정을 소리도 지르고 강한 몸짓으로 표현한다. 그렇게 성경 속에 빠져들고 자기의 관점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차 목사가 성경을 상상력의 보고라고 하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애굽 군대가 쫓아오고 홍해바다 앞에 놓인 이스라엘 백성을 위해 하나님께서는 바다를 가르셨다. 사막에서 물이 없을 때 바위에서 물을 솟아나도록 하셨다.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명을 먹이시는 기적도, 생각하면 할 수록 독창적인 문제해결 방식이다. 

차 목사는 ‘꼭꼭 씹어먹는 성경 시리즈’에서 성경 본문을 ‘스토리텔링’ 방식의 이야기로 쉽게 풀어낸다. 4학년 이상이면 직접 읽을 수 있고, 할 수 있다면 부모나 교사가 직접 읽어주면 더 좋다.  

특히 ‘열린 질문’들은 아이들이 생각의 나래를 열어주는 것이다. ‘성경 속으로’에서 다시 성경을 배우고, 후반부에서는 본문의 내용을 그림 등의 방식으로 표현하고 발표하도록 한다. 아이들의 그림, 발표를 듣다 보면 깜짝깜짝 놀랄 수밖에 없다는 차 목사. 가르치는 어른은 신학적 핵심, 성경 팩트에 대해서만 ‘빅 한마디’에서 알려주고, 책 뒤 요절카드를 활용해 성경을 암송할 수 있도록 돕는다. 

책 발간, 20년이나 걸린 이유는?
차 목사는 뒤늦은 나이에 예수님을 영접했다. 1997년 IMF 광풍이 몰아닥칠 때 그 역시 다니던 출판사 편집부장 자리를 잃었다. 그러면서 알게 된 소중한 신앙을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직접 가르쳐주고 싶다는 생각해 자신만의 쪽지 형태로 책을 만들기 시작했다. 

더 좋은 교재를 만들기 위해 예장 합동 서울신학교에서 2년을 공부하고, 아이들의 심리를 공부하기 위해 백석대 대학원에서 기독교교육을 전공했다. 2007년에는 백석대 신학대학원에서 공부했다. 신학과 상담학, 임상이 접목된 교재이다. 

애초 그는 책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한 것은 아니었다. 집에서, 교회에서 직접 만든 교재로 아이들을 교육했다. 동네 주민들까지 요청해서 일주일에 한 번씩 가르치는 자리도 갖게 됐다. 일주일에 한번은 학원 대신 성경을 가르치자며 ‘성경공부방’ 운동을 시작했다. 

재밌는 것은 동네에서 성경공부를 할 수 있게 된 이유가 차 목사의 일터에 있었다. IMF 때 실직 후 차 목사는 자녀들의 육아를 도맡았다. 부인이 직장생활을 하면서, 그는 소위 말해 전업주부가 됐다. 지금은 남성들의 육아휴직을 간혹 볼 수 있지만 당시에는 세간의 복잡한 시선을 마주해야 했다. 

2003년에는전업주부 스토리를 책 ‘부엌으로 출근하는 남자’로 출간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아마 우리나라 최초의 남성 육아일기 쯤 될 법하다. 전업주부 이야기를 듣다보니 그가 왜 동네 아이들에게 성경을 가르칠 수 있었는지 이해가 됐다. 
그 때 아이들에게 성경을 가르치면서 교재를 수없이 수정하며 완성도를 높여갔다. 동시에 EBS를 비롯해 지상파 방송에 전문강사로 출연하고 각종 외부강연도 하게 됐다. 

“그 때는 수입이 쏠쏠했어요. 매달 6백만원 이상 강사비를 받을 때였는데, 그 돈을 가지고 성경교재를 만들어 시골에 있는 교회에 무료로 보내주었어요. 많을 때는 300군데 정도 보냈을 거예요. 성경을 어떻게 가르칠지 교회마다 열정적으로 다니기도 했었죠.”

책이 나오는 데 20년이 걸린 이유는 그 만큼 챕터마다 쏟은 열정이 컸기 때문이다. 창세기를 만들면서 질문 하나를 두고 일주일 동안 기도하며 생각했다. 그리고 좌절도 있었다.

“교재 만들기를 그만 둔 적이 있습니다. 정성껏 만들어 무료로 교회들에게 보내주었는데, 어느 교회에서 수북하게 먼지만 쌓여있는 교재를 보고는 충격을 받았어요. 그 때는 울컥해 모아놓은 자료들을 다 버렸어요. 지금 생각하면 너무 아까워요. 그런데 시간이 좀 지나자 교재를 만들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되더라고요.”

▲ ‘꼭꼭 씹어 먹는 성경 시리즈’ 12권(바이블하우스)

성경을 꼭꼭 씹어먹는 방법
차영회 목사는 ‘꼭꼭 십어먹는 성경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을 가르치기 쉽다는 것으로 꼽았다. 같이 읽고 쓰면 되는 방식이다. 당연하다. 가르치기 어렵다면 자녀들이 배우기 어려울 일이다. 

성경의 본문을 이야기 형식으로 들려주고 본문을 상징하는 그림으로 성경을 기억한다. 독창성 있는 질문으로 자신만의 특별한 아이디어를 발표하고, 성경을 보고 듣고 냄새 맡고 하는  오감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끌어간다. 

아이들이 본문내용을 다시 만화로 익히고, 자신의 생각으로 성경을 적용할 수 있도록 큐티로 활용한다. 성경을 말 그대로 꼭꼭 씹어 먹는 것이다. 차 목사가 강조하는 또 한 가지는 말씀 암송이다. 책에는 부록으로 ‘말씀카드’가 있다. 

“우리 아이들이 공부하면서 일주일에 성경말씀 한 구절은 외울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렇게 외운 성경말씀은 평생을 살아가면서 위기 때마다 엄청난 도움이 될 겁니다. 이 때 외워야 합니다”라고 성경암송을 강조했다. 

그는 성경을 가르치는 부모나 교사가 주의해야 할 점을 언급했다. 차 목사는 “아이들이 하는 답에 틀린 것이 없도록 구성했어요. 황당할 말을 해도 ‘그럴 수 있구나’하고 이해해줘야 하죠. 아이들과 관계를 잘 만들어가야 합니다. 그것이 안 되면 하나님과 관계가 잘 만들어지지 않을 수 있어요.”

‘꼭꼭 씹어먹는 성경 시리즈’가 책으로 처음 출간된 것은 2011년부터였다. 마침내 지난 5월 15일자로 마지막 12번째 책이 나왔다. 차 목사는 책을 만드는 데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다고 감사해 했다.

“특히 백석대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같이 공부한 한우리교회 정기영 목사님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다음세대를 걱정하며 함께 기도한 동역자들이 없었다면 이 책은 나오지 못했을 겁니다. 교재를 활용해 많은 아이들이 성경의 재미에 푹 빠졌으면 더 바랄 나위가 없습니다.” 

이인창 기자  tackle21@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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