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우선시하는 ‘생태민주주의’ 구현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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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우선시하는 ‘생태민주주의’ 구현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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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5.3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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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석 신부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생명윤리위원장

“이 강물이 흘러가는 모든 곳에서는, 온갖 생물이 번성하며 살게 될 것이다. 이 물이 사해로 흘러 들어가면, 그 물도 깨끗하게 고쳐질 것이므로, 그 곳에도 아주 많은 물고기가 살게 될 것이다. 강물이 흘러가는 곳이면 어디에서나, 모든 것이 살 것이다.” (에스겔 47: 9)

우리는 지난 겨울 광장에 나와 촛불을 들고 ‘나라다운 나라’가 세워지기를 소망하였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대선을 통해 새로운 정부를 탄생시켰습니다. 
새 정부는 과거의 잘못을 청산하고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야 합니다. 한국사회가 당면한 생태환경 문제들은 오랜 시간 개발과 발전, 경제성을 이유로 생명의 가치를 무시해온 우리들의 무지와 욕망에 의해 초래된 것입니다. 

이제는 이 땅의 모든 살아있는 생명이 존중받고 창조세계의 치유와 회복을 이루어야 합니다.
첫째 생명의 강을 다시 흐르게 해야 합니다. 4대강 공사가 끝난 이후부터 강은 생명이 살 수 없는 곳으로 점차 변해갔습니다. 

16개의 보로 인해 호수가 되어버린 강은 매년 녹조가 확대되고 심화되었으며, 큰빗이끼벌레, 붉은 깔따구와 같은 환경오염 지표종들이 지속적으로 확산되었으며,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는 죽음의 강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먼저 죽은 강을 재자연화 해야 합니다. 흐르지 못하게 막아둔 보의 수문을 열고 다시 흐르게 해야 하며, 강을 막고 있는 보의 철거하여 강이 가진 생명력을 회복하고 더 맑고 아름다운 강을 만들어야 합니다. 

둘째, 에너지정책의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합니다.
한국은 세계에서 많은 핵발전소를 보유하고 있으며 밀집도는 세계에서 첫 번째입니다. 스리마일, 체르노빌, 후쿠시마의 핵 사고를 통해서 볼 수 있듯 핵은 언제나 운영자의 실수, 설계와 시공의 결함 그리고 지진이나 해일 등의 천재지변으로 언제나 사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경주 지역은 2016년 가을 5.8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던 활성단층으로 판명되었습니다. 시민들을 괴롭히고 있는 미세먼지에 대해 그동안 환경부를 비롯한 정부의 부처들에서는 아무런 대책을 내어놓지 못했습니다. 

세계적으로는 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해 핵발전과 석탄화력발전을 점차 줄여나가고 있으나, 우리의 에너지 정책은 여전히 핵발전소와 석탄화력발전소 중심의 낡은 사고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기후변화 불량국가’라는 오명을 들어야 했었습니다. 
“잘가라! 핵발전소 100만 서명운동본부”와 공약실천 협약을 맺은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재생에너지 정책을 통해 깨끗하고 안전한 나라의 기반이 만들어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샛째, GMO없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바랍니다. GMO는 창조세계의 생명의 고유한 가치를 무시한 것입니다. 유전자조작식품은 제초제에 내성을 가진 일명 ‘슈퍼잡초’를 등장하게 했습니다. 

거대 종자기업들은 독점권을 통해 농민들의 삶을 파국으로 이끌고 있으며, GMO가 자라는 땅에서는 생태적 다양성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GMO를 식용으로 사용하는 비율을 따진다면 세계 1위의 국가입니다. 

새 정부는 원료가 GMO일 경우 표시를 하도록 하는 원료기반의 표시제로 법령을 개정하고,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먹이는 급식만큼은 GMO가 사용될 수 없도록 강력히 규제하기를 바랍니다. 

새 정부에서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할 가치는 생명입니다. 국민의 생명을 우선적으로 소중하게 여기는 생태민주주의가 구현되기를 바랍니다. 

촛불을 들어 어둠을 밝힌 시민들이 바란 세상은 정의가 불의를 이기는 세상, 상식이 통하는 세상, 누구에게나 안전한 세상, 약자가 고통 받지 않는 세상, 그리고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모든 생명들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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