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민다나오 IS·정부군 총격전…기독교인 특히 주의 요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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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민다나오 IS·정부군 총격전…기독교인 특히 주의 요망
  • 한현구 기자
  • 승인 2017.05.25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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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계엄령 선포, 외교부는 특별여행경보 발령

필리핀 민다나오 섬 마라위시에서 지난 23일(현지시간) IS 추종 반군단체 마우테 그룹과 정부군 사이 총격전이 벌어져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이 섬 전체에 60일 간의 계엄령을 선포했다.

이번 교전으로 3명의 군경이 사망하고 12명이 부상당하는 한편, 수천 명의 시민들이 피난길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지에서는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무장 세력에게 총살당하고 인질로 잡히는 등 종교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필리핀에선 1970년대부터 모로민족해방전선, 모로이슬람해방전선 등 이슬람 반군단체들이 무슬림의 독립을 요구하며 40년 넘게 무장 투쟁을 벌여왔다. 약 400만 명의 무슬림이 살고 있는 민다나오는 IS를 추종하는 반군의 본거지다.

민다나오는 원래 이슬람교도들이 살던 곳이었지만 1898년 필리핀이 미국 식민지가 되면서 기독교인들이 유입됐고, 기존에 거주하던 이슬람교도가 오지로 밀려나면서 종교갈등이 시작됐다.

이번 사태에서도 기독교인들은, 무장 세력의 주요 타깃으로 위험에 처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필리핀 현지 GMA방송은 양손이 묶인 9명의 민간인이 사살된 모습을 공개했다. 목격자는 이들이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총살됐다고 진술했다.

무장단체는 또 가톨릭 신부와 신도 등 인질 12~15명을 붙잡고 계엄령을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국대학생선교회(CCC) 선교 담당 김장생 간사는 “필리핀 사태를 민감하게 지켜보고 있다. 민다나오 섬 다바오시로 예정돼있던 단기선교 팀도 현재 일정을 취소한 상태”라면서 “이번 일로 일시적으로는 선교가 조심스러워지겠지만 장기적으로 선교 사역이 위축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다만 “이번 사태를 단순히 기독교 대 이슬람의 싸움이라고 단정하기는 힘들다. 먹고 사는 생존의 문제, 역사적인 문제 등 복합적인 이유가 존재할 것”이라며 기독교인들이 이번 일을 종교 갈등 프레임으로 이해하기보다는 폭넓은 시선으로 봤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외교부는 지난 24일 민다나오 섬의 카가얀데오로시, 다바오시에 적색경보(철수권고)에 준하는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으며 그 밖의 민다나오 섬 전역에는 흑색경보(즉시대피·여행금지)에 준하는 특별여행경보를 발령한 상태다.

‘특별여행경보’는 단기적인 위험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 발령되며 발령 기간은 기본 1주로,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자동 연장된다.

▲ 외교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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