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쏟아 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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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쏟아 놓자
  • 강경원 목사
  • 승인 2017.05.25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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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원 목사·예일교회

현대인의 질병 중에 마음에 쌓인 것을 털지 못해서 발생하는 정신적 질환이 사회를 병적으로 만들고 있다. 철학자 제노는 “하나님이 사람에게 귀는 두개를 주셨는데 입은 한개를 주신 이유가 말하는 것보다 남의 말을 갑절이나 들으라고 하신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사람은 남의 얘기는 잘 안듣고 자기의 말만 쏟아 놓는다. 인간의 대화는 불완전하고 한계가 있다. 그 속에는 약간의 속임수도 있고 체면이 작용한다. 가면을 쓰고 위장하고 대화한다.  정말 해야 할 얘기는 접어두고 편리한 얘기만 하고 체면을 세운다. 그래서 사람의 대화는 그 자체가 피곤하다.

하나님과의 대화는 위장이 필요없다. 가면을 쓸 필요도 없고 체면을 차리거나 숨길 것도 없다. 예수님은 이 대화를 하실 때 무리를 피하여 한적한 곳으로 가셨다. 아버지와 대화하시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사람들을 피하신 것이다. 이런 시간을 경건의 시간이라고 한다.

타종교의 명상이나 묵상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다. 성경은 사람이 마음을 비워 놓으면 귀신이 제집 드나들듯 한다고 경계하신다. “복 있는 사람은 악인의 꾀를 따르지 아니하며 죄인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들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고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 하여 그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도다”(시1:1~2). 히브리 말의 이 묵상은 침묵이 아니라 소리 지르는 묵상이다. 마치 굶주린 사자가 먹이를 놓고 표호하는 소리침, 그것이 묵상이다. 그리스도인의 묵상은 자기 은폐나 은거가 아니라 하나님 앞에 자기를 쏟아 놓는 것이다. 내 속에 있는 분노, 슬픔, 한, 눈물, 탄식을 모두 쏟아놓고 그자리를 하나님의 은혜로 채우는 것이 하나님과의 대화요 기도인 것이다. “하나님! 나는 원통합니다. 속았습니다. 실패했습니다.” 이렇게 쏟아놓아야 치료가 되고 회복이 되고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는 것이다.

세계에서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이 개발한 독특한 습관이 있다. 통성기도이다. 있는 힘을 다해 “주여!” 소리지르며 부르짖는 통성기도를 외국인은 도저히 이해를 못한다.

묵상, 하나님께 부르짖는 기도, 모두 쏟아놓는 기도의 효과는 참으로 놀라운 것이다. 응답이 없는 통성기도였다면 벌써 사라졌을 것이다. 지금까지 이 나라와 민족을 지키고 보호하였으며 미래를 열어가는 유일한 기도의 가치에 올인할 때가 도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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