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하나님이 주신 사명, 교회가 앞장서서 로드맵 제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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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하나님이 주신 사명, 교회가 앞장서서 로드맵 제시해야
  • 김성해 기자
  • 승인 2017.05.24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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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 ‘크리스천 연애와 결혼’을 말하다 ③

김성은(가명) 씨의 연인은 비기독교인이다. 그는 지금의 연인을 만나기 전까지 항상 ‘신앙심 좋은 사람을 만나야겠다’는 다짐을 품고 살았다. 그래서 처음 자신의 연인을 소개받을 때도 비기독교인이라는 사실이 마음에 걸렸지만 ‘전도해서 같이 교회 다니겠다, 나를 많이 좋아해주면 내가 다니는 교회에도 관심을 가질 것’이라는 확신으로 교제를 시작했다. 

하지만 자신의 생각과는 다르게 그의 연인은 교회 이야기만 꺼내면 거부반응을 보였다. 김 씨는 자신의 사정을 교회 및 기독교 청년들에게 털어놨지만 돌아오는 답은 가볍게 만나라, 차라리 교회 내 청년을 만나라는 등의 이야기였다.

그러나 김 씨가 다니는 교회 내에는 여자 청년에 비해 남자 청년의 수가 확연히 적으며, 결혼하지 않은 청년들 중에는 김 씨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었다. 또한 자신의 연인은 비기독교인이라는 점만 제외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사람이기에 놓치고 싶지 않다. 

김 씨는 자신의 연인과 함께 교회 생활을 하고 싶다. 그러나 헤어질 각오를 하고 전도하겠다는 마음을 먹기란 쉽지가 않았다. 결국 그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고민으로 밤잠을 설치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 결혼은 결승선이 아닌 출발선이다. 한국교회는 기독교 청년들이 하나님 안에서 아름다운 가정을 꾸려나갈 수 있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누구를, 어디서, 어떻게 만나야 할까
많은 기독교 청년들이 연애, 결혼 문제 등에 대한 고민을 갖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청년들은 누군가를 만나고 싶지만 교회 내 남녀 성비가 맞지 않아 만날 기회조차 갖지 못하거나, 혹은 교회 내에 마음에 드는 청년이 없어 점차 결혼에 대한 갈급함이 사라지는 현상을 볼 수 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교회의 태도다. 청년들의 고민을 교회가 앞장서서 해결해줘야 하는데, 대다수의 교회들은 연애, 결혼 문제를 심각하게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청년들을 교회 내 일꾼으로만 생각하고 결혼보다 봉사, 사역을 더욱 강조한다.

주사랑교회 담임 임귀복 목사는 “흔히 한국교회는 청년들이 연애와 결혼에 성공해 가정을 이루도록 적절한 교육을 진행하기보다 그들을 교회 일꾼으로, 교회 성장을 위한 도구로 바라보고 있다”며 “이런 교회들은 청년들에게 ‘맡은 직분을 열심히 하면 언젠가 주님이 좋은 청년을 눈앞에 나타나게 하실 것’이란 허무맹랑한 소리를 한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임 목사는 그동안 많은 청년들에게 연애와 결혼 등에 대한 상담을 진행해왔다. 그리고 대다수의 청년들이 로드맵이 없는 길에 우두커니 서 있다가 상처받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임 목사는 한국교회가 청년들에게 연애와 결혼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세워주기 위해, 올해 처음 자신의 교회에서 3주 과정의 결혼, 연애 코칭 세미나를 개최하고 데이트와 결혼 세미나 전문인 정철웅 목사를 강사로 초청했다. 3주간의 짧은 세미나였고 홍보도 많이 하지 못해 참석한 인원이 20여명 안팎에 머물렀지만, 세미나 기간 중 두 명의 청년이 한 쌍의 연인으로 발전하는 사례를 보여줬다. 


강사로 나선 정철웅 목사는 한국교회가 개교회주의를 벗어버리고 이웃교회, 여러 교회들과 연합해 청년들이 만남을 가질 수 있는 자리를 제공해야 함을 주장했다.

그는 “아브라함의 종은 이삭의 배우자를 찾기 위해 처녀들이 많이 모이는 우물가로 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리브가를 만날 수 있었다”며 “청년들이 연인을 만나려면, 이성이 모인 곳으로 가야 한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여러 교회와 연합해 세미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그 속에서 청년들이 서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줘야한다”고 밝혔다.  


비기독교인과 만남, 된다 vs 안된다
앞서 김성은 씨는 자신의 연인을 만날 때 ‘전도하겠다’는 다짐을 하고 교제를 시작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된 전도를 못할뿐더러 교회 근처로도 데려가지 못하고 있다. 

비기독교인과 결혼은 △믿지 않는 배우자가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함께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는 경우 △믿지 않는 배우자는 교회를 안 다니지만, 상대방의 신앙생활을 방해하지 않는 경우 △믿지 않는 배우자가 상대방도 교회를 못 다니게 하는 경우로 나뉜다.

따라서 비기독교인과의 만남을 꺼려하는 청년이 있는 반면, 김 씨처럼 전도 대상으로 바라보고 교제를 시작하기도 한다. 또한 교회 내 마음에 드는 청년들이 없어서 비기독교인과 교제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지구촌가정교회 이희범 원장은 “기독교인이 기독교인을 만나야 한다고 강조하면 남녀 성비 차이로 평생 독신으로 살아야 할 청년들이 있을 수 있고, 혹은 일부다처제로 비율을 맞춰야 될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이제는 비기독교인과의 만남을 마냥 금지하면 안된다”며 “믿지 않는 청년과의 만남을 전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믿는 자의 빛과 소금같은 아름다운 모습을 갖추도록 훈련시켜 믿지 않는 사람이 자연스럽게 복음에 젖어들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반면 기독교인은 비기독교인과의 만남을 조심해야 한다는 의견도 볼 수 있었다. 크리스천연애대책연구소 이화섭 소장은 “비기독교인과의 결혼이 죄는 아니다. 그러나 ‘죄’를 넓은 의미에서 보면 ‘하나님이 원하지 않는 것을 행하는 것’이다. 따라서 비기독교인과의 결혼은 하나님이 굉장히 슬퍼하실 일이기 때문에 죄라고 생각한다”며 “기독교인은 하나님이 어떤 결혼을 원하시는지를 깨달아야 한다. 하나님은 서로 은혜를 나눌 수 있는 행복한 가정을 원하신다. 그런데 비기독교인과의 결혼은 불완전하고 위험한 선택”이라고 우려했다.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과의 만남에 대해 된다, 안된다고 정의내릴 수는 없다. 하지만 비기독교인과의 교제는 어느 정도 허용하고 있는 추세지만, 결혼은 해선 안된다는 결론이다. 

정철웅 목사는 “믿지 않는 청년들을 만날 수 있지만, 결혼을 하기 전에 그리스도를 영접할 수 있도록 전도해야 한다. 비기독교인과 결혼한 뒤의 전도는 너무 늦은 것”이라며 “결혼은 결승선이 아니고 출발선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복되고 행복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권면했다. 

한국교회, 가정 이루는 청년 축복해야
남녀가 만나 결혼을 준비하면 주변에서는 “결혼할 때 남자는 집 한 채를 마련해야 한다”, “여자는 남편 가족에게 선물할 명품 물건들과 혼수살림을 장만해야 한다” 등의 말로 경제적 부담감을 가득 안겨준다. 물론 요즘은 작은 결혼식, 셀프 웨딩 등 자신들이 놓인 현실에 맞는 대안들도 나오고 있지만, 정작 부모세대에서 작은 결혼식을 반대하는 경우가 많다. 

이희범 원장은 “오랜 유교 전통에서 보여주는 우리 사회의 허례허식은 어제 오늘만의 문제가 아니다. 결혼도 마찬가지다. 기독교인의 가치관은 세상 사람들과 달라야 한다”며 “하나님은 인류의 첫 번째 부부인 아담과 하와의 결혼식에서 ‘남자가 부모를 떠나 아내와 연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지니라’라는 주례사를 말씀하셨다. 이처럼 결혼은 부모로부터 완전한 독립을 뜻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어 “두 사람의 결혼에 있어서 부모의 도움 없이 두 사람의 경제적 능력으로, 두 사람의 힘만으로 시작하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며 “기독교 청년들이 하나님의 뜻을 알고 순종한다면 자신의 부모를 설득하고 예물, 예단 등의 경제적 부담으로 갈등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한국교회는 청년들이 결혼 후 수평이동 하는 것이 두려워, 그들이 가정을 이루는 것을 방해해서는 안된다. 대다수의 교회가 결혼한 청년들이 배우자를 따라 교회를 옮기는 것을 꺼려한다. 그렇기에 일부 교회에서는 교회 내에서만 만날 것을 강조하거나,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에게 자신의 교회로 배우자를 데리고 오라고 권유한다. 

서울 A교회 청년은 B교회 청년과 교제를 이어왔다. 결혼을 앞둔 두 청년 중 한 명은 배우자를 따라 교회를 옮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두 청년의 결혼 소식을 접한 B교회 담임목사는 두 사람의 결혼을 반대하며 B 교회 내에서 다른 청년을 소개해주겠다는 제안도 했다. 

임귀복 목사는 “한국교회가 두려워하는 일 중 하나는, 오랜 시간 자신의 교회의 양으로 키운 청년이 결혼 후 배우자를 따라 교회를 옮기는 수평이동 현상”이라며 “일부 교회에서는 결혼을 중요시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는 목회자가 내려놓아야 할 부분이다. 자신이 양육하고 사랑하는 양 한 마리를 보내는 것이 아쉽겠지만, 보낼 때가 되면 보낼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 목사는 또 “현재 한국교회는 성장 중심적인 목회를 지향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에 청년들이 결혼하고 가정을 이루는 것보다 더욱 많은 교인들을 데리고 오는데 혈안이 되어있다”며 “하지만 성경은 창세기부터 ‘생육하고 번성하라’며 결혼하고 가정을 꾸려나갈 것을 명령하고 있다. 한국교회 목회자들은 성경으로 돌아가 성경말씀대로 가정을 세우는 일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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