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교회 목회자의 소리

조성돈 교수 /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조성돈 교수l승인2017.05.24 16:17:55l139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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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학교에서 정해 준 프로젝트가 있어서 작은 교회 목회자 34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적이 있다. 예상을 할 수 있었던 바와 같이 그들은 여러 가지 면에서 어려움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시작을 해 볼 수 있는 인적, 물적 자원이 부족한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거기에 더해서 더 큰 문제점으로 나타나는 것은 목회자나, 함께 한 회중이 가지고 있는 좌절감이다. 문제가 어디에 있는지는 알고 있는데 그것을 해결해 나갈 방법이 안보이다 보니 갖게 되는 좌절감이다. 

이러한 좌절감은 대개 두 가지 패턴을 가지고 있다. 첫째는 교회를 개척하는 경우이다. 교회를 개척하게 되면 대부분 땅값이 싼 곳을 찾다보니 도시 변두리거나 새롭게 형성되는 신도시로 찾아가게 된다. 그런데 그러한 지역의 특성은 사람들이 지역성을 떠나 있다는 것이다. 즉 그곳에 살고는 있지만 소속감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축복(?) 받아서 더 좋은 지역으로, 또는 더 큰 집으로 이사 가야겠다는 생각들을 가지고 있다. 즉 그 지역은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기 위한 임시의 주거지이다.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으니 성도들이 지역에 애착을 가지고 있지 않다.
이것은 곧 교회로도 이어진다. 또 이러한 생각들은 현실로 나타나서 잘 양육했던 성도들이 갑자기 떠나가게 되는 경우가 나타난다.

더 좋은 삶의 터전을 찾아서 떠난다는데 목사가 잡을 수도 없고, 축복 가운데 보내야하는데 몇 명 성도를 겨우 모아 회중을 형성해 놓은 개척교회 목사의 입장에서는 큰 절망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그냥 목회자만의 절망감이 아니라 그 과정을 함께 겪어야하는 모든 회중의 자괴감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둘째는 기존 교회에 목사가 부임하는 경우이다. 요즘과 같이 개척이 어렵다고 하는 때에는 이렇게 기존 교회에 부임해 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렇게 부임해 가면 부닥치는 문제가 기존 교인들과의 관계이다. 교인들은 이미 신앙의 연수가 높고, 더군다나 그 교회에서 성장하고 연로해진 분들이다. 이러한 분들은 쉽게 움직여주지 않고 변화보다는 평안함을 요구하신다.

그러다 보면 새롭게 부임하여 그 비전을 펼쳐보고자 하는 목회자와 갈등을 겪게 된다. 이렇게 되면 목회자는 비전을 잃어가게 되고 그러한 모습을 본 젊은 성도들은 또 실망하여 교회를 떠나가게 된다. 그러면 곧 교회는 고연령층의 모임이 되고 회중은 자괴감과 실망감에 휩싸이게 된다. 

이러한 패턴으로 진행되면 대개의 경우 목회자나 교회는 생존만 생각하게 된다. 당장 교회의 살림이 꾸려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만 고민하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렇게 생존에만 교회의 존재목적을 거는 경우는 점점 더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작은 교회들이 성장하는 경우들도 있었다. 대개 그런 교회는 목회자와 회중이 함께 비전을 나누고 목적을 가지고 나아가고 있었다. 특히 지역사회에 대해 책임의식을 가지고 목회자가 앞장 서는 경우에는 회중이 교회에 대해서 자부심을 가지게 되고 그런 자부심이 교회로 사람들을 초청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예를 들어 농촌지역에서 목회를 하는 목회자들 중에는 지역사회의 활성화에 힘을 쓰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지역에 사람들이 살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었다. 지역 영농법인을 만드는 일이나, 아동·청소년 교육이 가능하도록 일 등을 하는 것이다. 여기에 수익사업, 문화사업 등을 진행하면서 지역에 사람들이 모이도록 하는 것이다. 한 목회자는 ‘교회와 마음이 한 운명공동체’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지역민이 없이는 교회 역시 고사되고 만다는 것이다. 

작은 교회 목회자들을 만나본 소감은 그들이 절박함이 아니라 이제 좌절감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전을 만들고 성도들을 일으켜 세워 교회의 울타리를 뛰어넘는 지역공동체에 대한 목회적 비전을 가진 교회들이 생명력을 가지고 일어서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한국교회의 새로운 희망을 써갈 것이고 한국교회의 부흥의 역사를 만들어 갈 날을 기대해 본다. 

조성돈 교수  igoodnews@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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