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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소통의 현장을 찾아서 ⑪ 매달 전 교인 섬김 실천하는 ‘세상의빛교회’ 이인창 기자l승인2017.05.18 14:01:43l수정2017.05.18 16:03l13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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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와 함께 세움공동체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한없이 귀엽다.

주일 오후예배 대신 이웃 찾아 봉사

소그룹 모임, 세상 향해 나가는 동력

서울 관악구 난곡로 26길 34번지, 지하철 2호선 신림역에서 내려 버스로 15분쯤 올라가면 도착할 수 있는 비탈진 곳이다. 도시 재개발이 진행되면서 과거 달동네 모습도 변해가고 있지만 여전히 이차선 도로는 가파르고 후미진 골목길들은 즐비하다. 

지난 13일 토요일 오전, 약속한 시간에 맞춰 세상의빛교회(담임:이종필 목사) 이현용 집사를 신림역에서 만나 세움공동체를 방문했다. 강남 서초동에 자리해 150여명 교인들이 함께하는 세상의빛교회는 말씀으로 하나님과 소통하고, 세상으로 나가서 사람들과 소통하며, 손길이 필요한 교회를 찾아가 섬김으로 소통하는 강소교회이다. 

이 집사는 매달 둘째 주 토요일과 넷째주 주일 오후에 교인들과 함께 세움 공동체를 찾아와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세상의빛교회 교인들이 교회 밖으로 나와 섬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궁금해 직접 동행을 요청했다. 

달동네 찾아가 노인 섬기는 교회
이현용 집사를 만나 도착한 세움공동체는 옛 난곡동 달동네에 위치해 있었다. 김영해·최정희 목사 부부가 이끄는 노인복지시설이다. 매일 50~70명 노인들이 이곳을 찾아와 무료한 일상을 내려놓고 식사를 하고 매일 색다른 프로그램으로 쉼을 얻고 있다.  

비인가시설이다보니 일체 정부 지원금은 없다. 17년 전 최정희 목사가 처음 시작했고 지금은 남편 김영해 목사가 합류해 공동체를 운영하고 있지만, 매일매일 오로지 하나님의 도움만 경험하고 있다. 

김영해 목사는 “하나님께서는 어떻게 해서든 세움공동체를 굶기지 않으셨습니다. 그때 그때 채워가심을 경험하고 있지요. 그래도 봉사자들이 정기적으로 방문해 도움을 주셔서 많은 힘이 되고 있습니다”라며 돕는 손길들에 대한 감사를 전한다. 

이현용 집사는 8년 전 세상의빛교회가 처음 봉사할 때부터 교인들과 이곳을 찾고 있다. 형편이 어렵거나 독거노인들은 세움공동체에 만나는 젊은 봉사자들이 친구이고 가족이다. 찾는 노인들 중 기독교인이 아닌 분들이 더 많지만 그것은 중요한 일은 아니다. 

올해 86세 김 모 할머니는 “젊은 친구들이 손주들 같아서 기특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그래.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라며 세상의빛교회 교인들에게 마음을 전했다. 

기자와 도착해서도 이 집사는 익숙한 듯 어르신들에게 인사를 하고는 곧장 부엌으로 향했다. 노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치자마자 점심을 대접해야 하기 때문에 준비해야 해서다.  

최정희 목사는 기자에게도 알타리무와 쪽파를 다듬고 햇마늘을 까달라며 부엌칼을 내밀었다. 이내 도착한 세상의빛교회 교인들과 건물 밖 골목에 돗자리를 펴고 채소 손질을 본격 시작해야 했다. 안에서는 공간의 여의치 않아서다. 며칠 전 비가 와 미세먼지가 씻겨간 탓에 오전 공기는 상쾌하다.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동력 ‘소그룹’
마치 사랑방에 마실 온 양 길바닥에 앉아 교회 이야기와 섬김에 대해 교인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세움공동체에는 아이들하고 늘 같이 와요. 어르신들이 많이 귀여워 해주시고 우리 아이들도 할아버지 할머니들하고 거리감 없이 지낼 수 있어 좋습니다. 우리 교인들은 늘 신앙과 삶이 동떨어져 안 된다는 공감을 가지고 있어요. 시간을 정해 교회 밖으로 나가는 이유가 그것인데, 세움을 찾는 것도 그 때문이죠.”

예희 양도 옆에 교회 동생 배하율 군과 열심히 햇마늘을 깐다. 손이 매울까봐 걱정되지만 고사리손으로 잔뜩 집중하는 모습이 귀엽다. 골목을 오가는 노인들도 아이들을 보고 칭찬 한마디씩을 잊지 않는다. 철커덩 대문을 열고 나온 이웃집 할머니는 초콜릿을 들려준다. 모두의 입가에 웃음이 번진다. 

자녀들은 부모와 함께 봉사활동을 하면서 세상의 따스함, 신앙인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배우는 것 같다. 

하율 군의 아버지 배윤 집사는 세상의빛교회에 와서 소통하는 법을 배웠다고 했다. 교회에서 주일예배 후 오후에는 소그룹 모임을 하는데 그곳에서 성경말씀의 은혜와 일상의 경험을 공유하며 실천하는 신앙을 배웠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주일만 교회에 나가는 교인이었지요. 결혼 후 이 교회에 와서 소그룹 활동을 하면서 좋은 신앙공동체가 무엇인지 알게 됐습니다. 내가 가진 고민들을 잘 들어주고 함께 기도해주는 사람들입니다. 세상에서는 과거를 이야기하지만, 교회에서는 미래를 이야기하잖아요. 저는 그것이 참 좋습니다.”

배 집사가 말한 교회 소그룹모임이 세상 밖으로 나가 소통할 수 있는 동력이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실제 세상의빛교회 교인들은 넷째주 주일 오후에는 교회 안에 머물지 않고 흩어진다. 이 때에는 세움공동체뿐 아니라 여러 도움이 필요한 곳으로 교인들은 떠난다. 

알 수 없는 이유로 거리에 버려지는 아이들을 위해 ‘베이비박스’를 설치해 잘 알려진 ‘주사랑공동체’, 여러 이유로 가정생활이 어려운 아이들이 머무는 그룹홈 ‘샘물샬롬의 집’, 성인 지체장애인들이 머물고 있는 ‘벧엘의 집’ 등 교인들은 뿔뿔이 흩어져 목욕봉사, 청소 등 굳은 일을 도맡아 한다.

방송에 자주 소개되면서 지금은 주사랑공동체는 잘 알려졌지만, 세상의빛교회는 초창기부터 섬겨오고 있다. 

복지시설에 가지 않은 교인들은 교회 인근의 지하철역이나 거리를 다니며 교회에서 정성껏 준비한 전도지를 나누며 또다른 소통을 이어간다. 

이현용 집사는 “예수님을 믿는 사람으로서 세상과 교회, 소외된 주변 이웃을 위해 작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죠. 봉사 현장에 빠지지 않고 꾸준히 나올 수 있는 것도 감사이고, 봉사자들을 기다려주는 공동체가 있는 것도 감사한 일”이라고 전했다. 

“세상 속 신앙인, 예수님이 그러셨잖아요”
세상의빛교회와 교인들이 적극적인 소통 사역을 펼치는 데는 이종필 담임목사의 목회철학이 중요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종필 목사는 현장 실천가보다는 성경 전문가이다. 하나성경관통선교회 대표로 꾸준히 성경을 연구하고 책을 집필하면서 전국 방방곡곡, 해외에까지 찾아다니며 기독교 세계관에 대한 강연을 펼친다.  
그런 이 목사는 성경을 근거삼아 제자교육을 시키고, 교인들에게 세상 속으로 들어가라고 계속해서 강조하는 것이다.  

“예수님이 그러셨잖아요. 예수님은 회당 안에만 계시지 않고 세상으로 나가서 말씀을 가르치셨고 병자를 고치셨습니다. 교회는 교인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쳐서 세상으로 보내야 합니다. 그래야 복음을 제대로 증언할 수 있습니다.”  

이 목사는 “세상이 바뀌어도 성경의 본질이 변하지는 않습니다. 성경에 바탕을 둔 기독교 세계관을 만들고 세상을 바라봐야 합니다”라고 강조한다. 세상의빛교회의 봉사활동은 세상과 소통을 위한 신앙교육인 셈이다. 그래서 해외 일정이 없는 한 이종필 목사도 교인들과 봉사활동에 함께한다. 개척초기부터 지속해온 전통이다. 
교인들이 소그룹 모임에 대한 자부심이 큰 것도 하나님과 소통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발견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세상의빛교회는 흥미로운 점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새벽예배를 없애고 매일 저녁 기도회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농촌 중심시대와 달리 도시 교인들에게 출근을 앞둔 새벽은 힘든 시간이다. 교회는 교인들의 생활패턴을 생각해 저녁시간 기도회를 갖는다. 만족도가 매우 높고 참여율도 높은 편이다. 특히 밤문화에 노출되는 기회가 줄면서 기도하는 시간은 더 많아진다. 

또 교회는 해외 선교지에서 사역도 꾸준히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필리핀 오지 농촌마을에 선교 10년만에 새 예배당을 헌당했다. 몽골, 동아시아 C국 등에서도 사역을 전개하고 있다. 

이종필 목사는 SNS도 활발하게 하며 본인의 행적을 알리고 기도를 부탁한다. 교회와 세상과 소통하려는 이 목사의 노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인창 기자  tackle21@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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