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살리는 땅, 코트디부아르를 밟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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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살리는 땅, 코트디부아르를 밟다”
  • 한현구 기자
  • 승인 2017.05.17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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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대 장훈태 교수, 10번째 선교여행기 출간

‘대학교수’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보통 말끔하게 넘긴 헤어스타일에 안경을 쓰고 책 더미에 둘러싸인 학구적인 모습이 연상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여행가방을 둘러메고 아시아로, 아프리카로 향하며 발로 뛰는 교수가 있다. 백석대학교 기독교학부 선교학 장훈태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장훈태 교수는 강의 활동을 쉬는 여름과 겨울 방학마다 선교지 탐사에 나선다. 탐사를 시작한지 10여년이 지난 지금 그가 방문한 국가는 수십개국에 이른다. 장 교수는 선교지를 방문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탐사한 선교지를 기록으로 남기기 시작했고 이번에 열 번째 선교여행기 ‘생명을 살리는 땅, 코트디부아르’를 출간했다.

선교탐사라는 분야는 평신도들에게는 낯선 영역이다. 선교사들과 단기선교에 대해서는 익숙하게 들어왔지만 선교탐사에 대해 처음 접하면 고개를 갸우뚱하기 쉽다. 장훈태 교수는 선교탐사를 “선교 현장을 직접 방문해 현지 상황을 파악하고, 선교 방향과 전략을 지혜롭게 세울 수 있도록 돕는 일”이라고 소개했다.

현지 상황을 가장 잘 이해해야 할 선교사들이지만 의외로 현장 조사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현지인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문화·전통·관습에 대한 연구가 선행돼야 하지만 바쁜 일정에 치이는 선교사들이 이를 모두 감당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장 교수는 선교 현장에서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선교 현장 리서치에 나섰다면서 “이제 학자들이 문헌을 놓고 이야기하는 담론에서 벗어나서 직접 눈으로 현장을 둘러보고 상황에 맞춘 선교전략을 말해야 한다. 이론에 치우친다면 선교전략도 과거에 머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걷고, 만나고, 기록하며
장훈태 교수가 탐사한 선교지를 기록하기 시작한 것은 2003년부터다. 12월 중순경 새벽기도를 드리던 그는 탐사한 선교여행기 10권을 남겨야겠다는 비전을 품게 됐다. 그 이후 북서아프리카, 중국, 파키스탄, 중앙아시아 등을 탐사하며 책을 펴냈고 이번에 출간된 코트디부아르 탐사기로 선교여행기 10권 대장정의 마지막 방점을 찍었다.

장 교수는 “코트디부아르에서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개척하고 하나님 나라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것을 보고 감동받았다”며 코트디부아르를 마지막 선교여행기의 소재로 삼은 이유를 밝혔다.

보통 그가 선교지에 머무는 시간은 15일 안팎. 현지에 도착하면 하루정도는 이후 일정을 계획하고 점검하며 보낸다. 한 마을에 들어가면 3박 4일 정도를 머물며 현지 상황을 조사하는데 그렇게 전체 일정을 마치고 나면 장 교수가 이동한 거리는 2,000km에 이른다.

위험한 지역을 마다 않고 탐사하다 보니 돌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한번은 시골 교회를 가기 위해 검문소를 통과하는데 ‘중국 사람이 아니냐, 마약 장사하러 온 것이 아니냐’며 제지를 당하기도 했다. 이를 대비해 통역이 가능한 현지인과 동행하는 것이 필수다.

부족에 들어갈 경우 부족의 추장과 제일 먼저 접촉해 정보를 얻는다. 또 그 마을의 행정가를 만나 하루 정도 인터뷰를 진행하고 현지에서 숙식을 해결하면서 여러 사람들을 두루 만나 객관성을 점검한다. 장 교수는 “아프리카 부족들은 부족의 전통과 역사를 잘 유지하고 있어 현지 상황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가능성의 땅, 서부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는 한 때 서부 아프리카에서 가장 번영한 나라였지만 10년간의 내전으로 빈곤이 악화돼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다. 하지만 어려움을 겪은 만큼 복음에 대한 열망도 강하다. 교회가 세워지기만 하면 복음을 받아들이는 수용능력과 부흥할 수 있는 여력이 다른 지역보다 우수하다. 씨를 뿌리면 바로 싹을 틔울 수 있는 땅. 책의 제목이 ‘생명을 살리는 땅, 코트디부아르’라고 붙여진 이유다.

하지만 서부 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한국교회의 선교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우리에게 낯선 프랑스어를 사용하는데다 한국과의 거리도 상당해 지원하는 선교사들이 많지 않다. 선교를 위해 필요한 재정 부담과 전염병을 비롯한 안전의 위험도 서부 아프리카 선교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장훈태 교수는 이런 현실을 안타까워하면서 서부 아프리카 선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혼란스러운 시기를 거친 서부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예수님의 위로가 필요하다. 교회가 부흥하기 좋은 때와 환경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현재 서부 아프리카에서 교육열이 뜨겁다. 한국교회가 교육선교와 교회개척에 중점을 두고 사역에 나선다면 풍성한 열매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서부 아프리카에 대한 관심과 헌신을 당부했다.

당초 계획했던 10권의 책은 완성했지만 장 교수의 선교탐사는 계속될 예정이다. 올해 여름에는 역시 아프리카 국가인 니제르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 그는 “니제르 탐사 데이터도 논문과 책을 통해 기록으로 남길 예정이다. 선교탐사기는 계속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장 교수는 또 “이 일은 하나님이 저에게 주신 명령이라 생각하고 순종하고 있다”면서 “학교에 있는 동안 이 일을 마치지 못하면 책무를 다하지 못하는 것이란 부담감을 갖고 힘닿는 데까지 선교탐사를 이어 나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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