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권력 두려워 북한 주민에 무관심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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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권력 두려워 북한 주민에 무관심 했나”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7.05.15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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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관 전 외교부장관, 지난 12일 한목협 포럼서 자성 촉구
“한반도 비핵화와 인도적 지원 분리하는 전략 필요” 주장도
▲ 윤영관 전 외교부장관은 지난 12일 한목협 열린대화마당에서 "한국교회가 정부권력을 두려워해 북한 주민에 생존권에 무관심하지 않았나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북관계가 실질적으로 개선되기 위해서는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대북 인도적 지원을 분리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김경원 목사)가 지난 12일 개최한 열린대화마당에서 외교부장관을 지낸 윤영관 명예교수(서울대)는 “교회 등 민간분야 교류까지 정부가 제한하면서 현재 남북 간 대화채널은 모두 끊겨있다”며 “지난 10년간 보수정권 아래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 결과를 볼 때 과연 그럴 필요가 있었나 생각된다”고 견해를 밝혔다.

윤 명예교수는 “통일이나 평화문제를 영적인 관점이 아니라 물질적 관점에서만 접근하는 태도가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다”고 지적하며 “나 먹고 살기도 힘든데 무슨 통일이냐고 하는 말 속에 담긴 우리의 영적상태는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면부인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특히 윤 명예교수는 “한국교회가 그동안 북한 주민의 생명권을 위해 교류협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는 데 부족했다”며 자성을 촉구하고 “북한 정권이 아니라 북한 주민들의 인간적인 삶,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인간에서 해야 할 역할에 교회가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교적 관점과 관련해서도 윤 명예교수는 “비핵화를 위해 북한을 설득하고 압박해야 하지만, 모든 문제를 비핵화에 연동시키면서 남북관계는 매우 어렵운 지경에 이르렀다”며 “군사전용 가능성이 없는 환경문제, 의료지원 등 교류는 지속해 비핵화를 목표로 한 소통채널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한국교회를 향해서는 “북한 주민들이 약이 없어 죽어가고 있을 때 한국교회는 목소리를 높였어야 했지만 이상할 정도로 언급이 없었다. 하나님 말씀보다 세상 권력을 두려워했던 것 아닌가 생각도 한다”고 자성을 재차 촉구하면서 “한국교회가 인도적 지원에 대해 한목소리를 낼 때 정치권도 귀담아 들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명예교수는 독일 통일 이후 공산주의 정권 아래 살았던 동독 주민들이 물신주의에 급격히 젖어들었던 부작용을 예로 들면서, “국내 3만명 탈북민들을 포함해 통일에 대비한 사람을 한국교회가 길러내야 통일이 도래했을 때 2,500백 만명에 달하는 북한 주민들을 품어 안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한목협 제35차 열린대화마당은 ‘한국교회 대내외적 과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주제로 열렸다. 예장통합 이성희 총회장은 ‘한국사회 개혁의 주체로서 한국교회’에 대해 발표하고 “종교개혁 정신의 회복에서 교회의 사회통합적 기능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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